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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블루칩인터뷰] ‘운빨로맨스’ 차세영에 연기란 “단 하나의 운명”
기사입력 2016.08.11 14:42:03 | 최종수정 2016.08.11 17:12:39
드라마를 보다 보면 얼굴은 낯선데 자꾸만 시선을 끄는 이들이 있다. 누군지 궁금하게 만드는 배우계의 ‘떡잎’들을 소개하는 코너. 드라마 3 작품 이하 혹은 공백기가 3년 이상인 신인 배우들과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나눠본다. ‘당신, 왜 이제야 나타났죠?’ <편집자 주>
[MBN스타 유지혜 기자]
안녕하세요! 신인배우 차세영입니다.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운빨로맨스’에서 가승현 역을 맡아 여러분께 인사를 드렸어요. 끝난 게 아직도 안 믿길 만큼 아쉬운 ‘1인’이고요.(웃음) 이렇게 길게 드라마에 나온 것도, 지상파 작품도 처음이었기 때문에 정말 의미 깊어요. 촬영장에 안마기도 있고, 게임기도 있고, 그야말로 정말 ‘놀이터’ 같았는데 그 곳이 한순간에 사라지니까 너무 아쉬워요.(웃음)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 걸크러쉬 끝판왕 ‘가승현’, 정말 멋있는 캐릭터였어요
‘운빨로맨스’에서 제가 맡은 가승현이란 캐릭터는 정말 멋있었어요. 하고 싶은 말 다 하면서 엄청 세보이는데, 사실은 티 나지 않게 주변을 챙겨주는 정많고 따뜻한 친구였죠. 저와 승현이는 정말 공통점이 많았어요. 싱크로율이 80% 이상이었죠. 승현이는 먹을 것도 좋아하고, 배 나온 남자도 좋아하거든요. 저도 똑같아요. 가방에 늘 먹을 것이 있을 만큼 먹을 것 좋아하고요, 이상형이 ‘곰돌이’ 같은 남자거든요.(웃음)
‘운빨로맨스’ 현장은 정말 웃음 그 자체였어요. 제제팩토리 사람들이 다 같이 대기실을 썼는데, 좀 쉴 법도 하건만 한시도 멈추지 않고 수다를 떨었죠. 혁수 오빠와 제가 먹을 걸 좋아해서 항상 젤리나 초콜릿을 산더미처럼 싸가지고 오면, 그거 나눠먹으면서 연기 연습도 같이 했어요. ‘밥 먹는 신에서 사다리 타볼까?’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애드리브 장면도 참 많이 탄생했죠.(웃음)
정말 제가 배울 수밖에 없고, 무언가를 ‘얻어갈 수밖에’ 없는 현장이었어요. 안 그래도 지상파 첫 출연이라 잔뜩 긴장한 제게 다들 너무나 잘해주셨죠. 제가 물건을 잘 놓고 다니는데, 그럴 때마다 ‘네 물건 챙겨놨다’고 연락 줬던 정영기 오빠나 생각지 못할 때 ‘쓱’하고 챙겨주는 윤봉길 오빠, 늘 함께 장난치고 웃었던 권혁수 오빠 등 선배님들을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어요.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 ‘운빨로맨스’, 제겐 감사함을 알려준 작품이죠
‘운빨로맨스’를 만난 것, 말 그대로 ‘운빨’이었죠.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건 참 큰 복이잖아요. 처음에는 ‘이걸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 하면 잘 할까’ 이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차츰 현장의 배우들이나 스태프 모두 저를 ‘가승현’으로 봐주고, 그렇게 불러주는 걸 보면서 어찌나 행복하던지요. ‘더 열심히 해야지’ ‘더 승현인 것처럼 해봐야지’ 이런 생각이 저절로 들더라니까요.
지상파 첫 작품에, 이렇게 길고 출연한 드라마는 처음이에요. 다들 ‘해봐라’ 용기를 주셨는데, 막상 끝내고 나니까 더 하고 싶어요.(웃음) 끝나는 게 싫을 정도로 계속 하고 싶더라고요. ‘운빨로맨스’를 통해 많은 용기를 얻었으니, 이제 여러 가지 다 도전을 해보고 싶어요. 더 잘해보고 싶은 욕심도 생기고, 무엇보다 재밌으니까요. 실수를 해도 ‘배웠다’는 생각이 커서 신났거든요.
‘운빨로맨스’가 제게는 감사함을 알려준 작품이 됐어요. 그 전에는 ‘혼자 한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제가 작품에 항상 짧게 등장하거나, 길이가 짧은 작품을 해서 사람들과 마주칠 시간이 많지 않았거든요. ‘같이 한다’는 말을 느낄 새가 없었던 거죠. 하지만 여기서는 다 같이 계속 부딪히고 하다보니 사람에 대한 감사함을 배웠어요. ‘아, 나 혼자 하는 게 아니구나’ ‘다른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었던 거구나’ 이런 걸 정말 많이 배웠어요.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 넘어지고, 다쳐도, 또 다시 붙잡게 된 게 ‘연기’
저는 어렸을 때부터 배우가 꿈이었어요. 단 한 번도 배우가 아닌 꿈을 꿔본 적이 없었죠. 시작은 좀 늦었어요. 부모님께서 연기하는 걸 반대하셔서 고등학교 3학년 때 용돈을 모아서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거든요. 카페 아르바이트도 하고, 어머니께서 작은 고깃집을 했었는데 거기에서 서빙 알바하고 일당을 받곤 했어요. 돈을 모으고 모아서 학원에서 연기를 배웠죠.(웃음)
부모님께서 반대한 이유는 저도 잘 알아요. 집안이 보수적이기도 했고, 제가 힘들까봐 걱정을 많이 하셨거든요. 제가 오빠와 12살 차이 나는 늦둥이라 어머니께서 걱정이 더 하셨어요. 다른 편한 직업도 많은데 왜 이렇게 힘든 걸 하려고 하느냐고 말씀을 하시기도 했죠. 하지만 지금은 부모님께서 제가 연기하는 걸 그 누구보다 좋아해주세요. ‘이렇게 좋아하는 걸 진작 시킬 걸’ 이런 말씀도 가끔 하시고요.(웃음)
결국엔 그렇게 해서 연극영화과에 진학을 했어요. 하지만 대학 시절 승마를 배우다가 낙마를 해서 허리를 크게 다쳤어요. 거의 6개월을 누워만 있었는데 그만큼 다친 게 운이 좋았을 정도였어요. 살이 많이 쪘죠. 오디션을 보러 다녀도 살이 붙은 몸 때문에 많은 영역의 역할을 할 수가 없더라고요. 더 넓은 스펙트럼의 배우가 되려면 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정말 열심히 살을 뺐어요.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아무래도 누워있을 때 정말 고통스러웠던 마음 때문이었을 거라 생각해요. 연기를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누워만 있는 게 정말 힘들었거든요. 제가 다쳤던 당시 오디션도, 소속사 문제도 이야기가 잘 되고 있었는데 부상 때문에 모든 게 무산이 됐어요. 힘들었지만, 지나고 보니 그런 아픔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하나하나에 행복과 감사함, 소중함을 느낄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그래서 뒤늦게나마 연기에 다시 뛰어들었을 때에는 ‘늦었다’ ‘막막하다’는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어요. 움직이는 것도, 운동도 다 제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됐을 때에는 그저 홀가분해서 ‘나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생각만 들었거든요. 몸이 나은 후로는 오디션에 매진하며 열심히 준비했답니다.
그렇게 해서 데뷔했을 때에는 ‘내가 지금 진짜로 한 게 맞나’ 이런 얼떨떨함이 있었어요. 그렇게 온갖 고생을 하다가 데뷔를 하고 나니, 막상 ‘스타트를 했다’는 실감이 안 나더라고요. 정신없이 연기 경험을 쌓으면서 왔고, 본격적인 데뷔를 ‘운빨로맨스’로 하게 되면서 실감을 제대로 하게 됐어요. 그래서 ‘운빨로맨스’가 더욱 소중하고 애착이 가요.
◇ 연기, 제게 단 하나의 ‘운명’인 걸요
그렇게 우여곡절이 있음에도 연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건 이걸 할 때가 가장 행복하기 때문이에요. 이거 말고는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거든요. 전 연기뿐이에요. 물론 제가 늦게 데뷔를 했기 때문에 그만큼의 경험 차이는 있다고 생각해요. ‘경험’만큼 좋은 배움은 없고, ‘경험치’의 차이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제가 더 많이 부딪혀봐야죠. 연기할 때만큼은 행복하니까 ‘그만둬야지’라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 없어요.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가 언젠가 해보고 싶은 연기는 ‘모성애’를 다룬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어머니께서 제게 가끔 ‘엄마가 못 해준 게 많아서 미안해’라는 말씀을 하세요. 그럴 때 마다 ‘도대체 엄마가 못해준 게 뭘까. 난 이렇게 행복한데’ 이런 생각 하거든요. 그런 애틋함이 있어서 그런지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롤모델은 김혜수 선배님이세요. ‘엄마 하면 엄마 같고, 딸 하면 딸 같은’ 배우잖아요. 그래서 작품을 다 찾아보고 톤도 따라해 보고 그래요. 함께 나올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악착 같이 이 꽉 물고 놓치지 않을 거예요.(웃음) 전 망가진 연기도 자신 있어요. 차가워 보인단 첫 인상을 깰 수 있는 ‘제대로 망가지는 역’ 한 번 대차게 해보고 싶습니다.(웃음)
제 목표는 딱 하나에요. 오늘보다 내일 더 성장한 배우요. 차세영이 아닌 제 캐릭터로 보여지는 배우로 남고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운빨로맨스’ 속 ‘가승현’을 보면서 제게 ‘딱 가승현이네’라고 말씀해주신다면, 제겐 그것보다 더 최고의 칭찬을 없을 것 같아요.
◇ 차세영은 누구?
차세영은 1991년 12월12일 생으로, 경기도 수원 신이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소속 배우로, 2015년 웹드라마 ‘0시의 그녀’로 데뷔, 2016년 MBC ‘운빨로맨스’에서 가승현 역을 맡아 활약 했다.
차세영은 1991년 12월12일 생으로, 경기도 수원 신이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소속 배우로, 2015년 웹드라마 ‘0시의 그녀’로 데뷔, 2016년 MBC ‘운빨로맨스’에서 가승현 역을 맡아 활약 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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