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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연출가가 풀어낸 과거사…연극 ‘태풍기담’ 24일 개막

기사입력 2015-10-07 10:4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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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스타 금빛나 기자] 한일 양국의 연출가가 만나 세익스피어의 마지막 작품 ‘템페스트’를 재해석한 연극 ‘태풍기담’이 늦가을 관객들과 만난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극작가 겸 연출가 성기웅과 동아연극상 최초 외국인 수상자로 선정돼 화제를 모은 일본 연출가 타다 준노스케가 협업한 신작 ‘태풍기담’을 오는 24일부터 11월8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무대에 올린다.

2008년 아시아연출가워크숍을 계기로 ‘로미오와 줄리엣’과 ‘가모메’(かもめ) 등 다수의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 온 두 연출가가 문학사상 가장 위대한 극작가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작품 ‘템페스트’에 도전한다. ‘템페스트’는 전쟁 관계에 있던 밀라노와 나폴리 두 지역을 배경으로, 복수를 통한 화해와 용서의 과정을 그려낸 셰익스피어의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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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고전을 각색해 아시아 근대화의 개막을 그린 희비극 ‘태풍기담’은 원작의 배경을 1920년대 동아시아 지역으로 옮겨,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불행한 역사를 갈등 밖에서 자란 젊은 세대의 시선으로 새로 바라봤다.

연출가 성기웅은 전문 영역인 이중 언어 상황, 즉 조선어(한국어)와 내지어(일본어)가 함께 쓰이던 식민지 시기의 현실을 극의 재료로 활용해 제국의 언어가 갖는 힘과 권력에 대해 탐구하고자 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원주민의 언어, 바람의 말(소리와 몸짓)까지 활용해 눈길을 끈다. 연출가 타다 준노스케는 다양한 언어가 무대 위에서 얽히는 상황을 위트 있게 풀어내며, 그의 강점인 음향 활용 능력을 십분 발휘한다.

‘태풍기담’은 그 줄거리를 그대로 가져오되 인물의 역할과 관계를 새로 구성했다. 이태황(정동환 분)은 원작의 주인공 프로스페로처럼 목숨을 건지기 위해 도망치지 않고 빼앗긴 나라를 되찾고자 딸 소은(전수지 분)과 피난해 힘을 기른다. 칼리반이 프로스페로의 학대와 그의 딸 미란다의 경멸 속에서 우스꽝스러운 이방인으로 그려졌다면, 이번 작품에서 얀 꿀리(마두영 분)는 이태황의 학대 속에서도 소은의 격려를 받으며 외딴 섬의 한 축을 묵묵히 담당한다. 형을 배신하고 음모를 꾸미던 원작 속 안토니오와는 달리, 이명(박상종 분)은 조선을 위해 옳은 일을 한다는 신념으로 치욕의 세월을 견뎌나간다.

한일 양국 배우들이 노련한 연기로 원작의 묵직한 힘을 살려낸다. 원작에서의 주인공 프로스페로와 안토니오 역은 정동환, 박상종이 맡았다. 이번 작품의 주연을 고심하던 타다 준노스케는 산울림 소극장 개관 30주년 기념 공연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두 배우를 보고 캐스팅을 결심했다. 이 외에도 일본 영화와 TV 드라마 유명 배우 오다 유타카, 나가이 히데키 등이 함께 출연한다.

‘태풍기담’은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해 한국의 남산예술센터,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그리고 일본의 후지미시민문화회관이 공동 제작했다. 남산예술센터가 시도하는 국제교류 프로젝트의 첫 사례로, 양국을 대표하는 공공극장이 함께 참여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번 공연은 한국의 안산문화예술의전당과 남산예술센터에서 초연 후 일본의 페스티벌/도쿄, 후지미시민문화회관에서 차례로 선보인다.

한일 양국의 아물지 않은 상처를 돌아보고 다시금 새로운 꿈을 품게 만드는 ‘태풍기담’은 남산예술센터, 인터파크, 대학로티켓닷컴 예매사이트를 통해 예매 가능하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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