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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여배우 진경에 눈을 뜨다
기사입력 2015.01.31 09:40:34 | 최종수정 2015.01.31 23:40:40
진경은 최근 서울 종로구 동숭동 한 카페에서 MBN스타와 만난 자리에서 오랫동안 묵묵히 걸어왔던 배우의 길에 대한 소회를 털어놨다. 배고픈 ‘연극쟁이’에서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종횡무진하는 연기파 배우로 성장하기까지 꼬박 18년이 걸렸다.
사진=이현지 기자, 디자인=이주영
◇ “이제야 행운의 여신이 제게 온 것 같아요”
‘연극쟁이’로서 살아온 시간은 값졌지만 그만큼 고된 값을 치러야 했다. 몇 번이고 그만두고 싶은 위기도 찾아왔다. 그럴 때마다 운명처럼 작품이 들어왔고 무대에 설 수 있었다. 아니, 서야만 했다는 게 진경의 생각이다.
“포기하고 싶었던 적 많죠. 아예 연기 지도로 진로를 바꿀까 생각도 하고, 성우 시험도 봤는걸요? 하지만 운명처럼 뭔가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 무대에서 연기력을 차곡차곡 쌓았기 때문에 지금 내 안에서 화수분처럼 계속 나오는 거겠죠? ‘그 세월이 헛된 건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진=이현지 기자
지난해는 진경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스크린, 브라운관 가릴 것 없이 종횡무진하며 각종 상을 싹쓸이했다. 진경이란 낯선 두 글자가 시청자 뇌리에 박힌 것도 이 시점이었다. 하는 작품마다 화제가 되고 인기를 얻기도 했다.
“한번도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 적 없었는데, 지난해엔 정말 감사하게도 좋은 일들이 많았어요. 행운의 여신이 이제야 ‘이리 와~’라고 하는 것 같았어요.”
진경이 나오는 작품은 늘 재미가 보장됐다. 어느새 ‘믿고 보는 배우’ 자리에 올라선 셈이었다. 작품을 고르는 자신만의 안목이 있었던 걸까.
“예전엔 작품을 고를 처지가 아니었죠. 불러만 준다면 언제든지 ‘오케이’를 외칠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다가 KBS2 ‘넝쿨째 굴러온 당신’ 이후 작품들이 많이 들어왔고 본의 아니게 거절해야 하는 상황도 오더라고요. 그때부터 작품 제안을 받았을 때 메시지가 뭔가, 전작에서 했던 역과 다른 캐릭터인가 등을 보게 되더라고요. 또 나와 전에 합을 맞춘 제작진이라면 의리때문이라도 하는 편이고요. 그게 기준이 되는 것 같아요”
◇ 아직 끝나지 않은 ‘피노키오’, 진경이 말하다
진경에게 ‘피노키오’는 아직 끝나지 않은 얘기였다. 특히 냉철한 사회부 기자 송차옥은 그에게 배우로서 일종의 터닝포인트를 안긴 중요한 캐릭터였다.
“이렇게까지 극의 중심에서 영향을 끼칠 줄 몰랐어요. 다만 박혜련 작가가 처음 제게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속 민준국(정웅인 분) 같은 비중이라고 했죠. 근데 지금 보니까 송차옥 존재감이 더 크지 않나요? 하하. 무엇보다도 결말이 정말 매력적이었어요. 주제와 맞닿은 부분도 좋았고요.”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대단했다. 앞서 전작 ‘참 좋은 시절(차혜주)’ ‘괜찮아 사랑이야(영진)’ 등을 살펴보면 송차옥은 180도 다른 캐릭터임엔 분명했다. 실제 성격은 누구와 제일 비슷하냐고 물으니 새침한 얼굴로 의외의 대답을 내놓는다.
사진=이현지 기자
“생긴 건 송차옥과 비슷할 거로 보지만 사실 그렇게 똑부러지지 않아요. 정상을 향해 나아가는 추진력도 없고요. 절 잘 아는 사람들은 오히려 저보고 차혜주에 가깝다고 하시더라고요. 빈틈이 많거든요. 연기 외엔 할 줄 아는게 별로 없어요. 건망증도 심하고요. 하하. 영진이나 차옥은 사회적으로 똑똑하고 잘난 사람이지만 전 아니거든요. 오히려 혜주처럼 철부지 같기도 하고 푼수에요.”
연속으로 세 작품을 달리기에 피곤하지 않을까. ‘피노키오’로 잃은 게 뭐냐고 물으니 빙긋 웃으며 “위장 건강과 대인관계”라고 답했다. 원래 비위가 약했지만 빡빡한 스케줄로 체력이 급격하게 저하됐고, 사람들도 잘 못 만나서 신임을 잃은 것 같다며 농을 쳤다.
“사실 ‘피노키오’ 전에 몸과 마음이 살짝 지쳐있었어요. 작품을 계속 하다보니까 쉬고 싶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런데 ‘피노키오’ 대본을 보자마자 ‘아, 그래. 이건 꼭 해야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촬영하면서 체력적으로 굉장히 힘들었지만 정말 의미 있는 드라마를 했기 때문에 행복했어요. 배우로서 자긍심을 갖게 한 작품이랄까.”
마지막으로 꼭 말하고 싶은 얘기가 있냐고 물었다. 곰곰이 생각하며 눈을 굴리던 그는 다소 귀여운 대답을 내놓았다.
“제가 지난해 상을 몇 번 탔는데 저희 엄마, 아빠 얘기를 한 번도 못했어요. 정신이 없어서 그런가, 고맙다고 제대로 말 못했더니 딸로서 신뢰를 잃었나봐요. 하하. 그래서 엄마, 아빠와 조카 도영이에게 꼭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엄마, 아빠, 도영아, 사랑해~!”
그의 말처럼 ‘차도녀’ 이미지 뒤에 드리워진 혜주의 매력이 ‘반짝’ 빛났다. 진경의 감춰진 매력에 눈뜬 순간이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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