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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이태란의 ‘두 번째 스물’, 결혼 그리고 연기
기사입력 2016.10.18 09:31:48 | 최종수정 2016.10.18 16:46:54
마흔 살의 다른 말은 두 번째 스물. 그 말을 웃어 넘겼던 민하 앞에 거짓말처럼 옛사랑 민구가 나타났다. 첫눈에 반했던 만남, 미치도록 뜨거웠던 연애, 엇갈림 속 맞이했던 이별…두 번째 스물에 찾아온 운명 같은 재회. 일주일동안 이탈리아 여행을 함께하게 된 두 사람. “우리 아직 사랑일까?”/‘두 번째 스물’
[MBN스타 최윤나 기자] 우리에게 스크린보단 브라운관에서의 모습이 더 익숙한 배우 이태란이 영화 ‘두 번째 스물’로 다시 관객들을 찾았다. 이번 영화에서는 스무 살 당시의 사랑을 마흔의 나이에 다시 한 번 곱씹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승우와 진한 멜로를 선보인 이번 영화는 그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게 될까.
“그동안 (영화를) 안 하게 된 특별한 이유는 없었어요. 그냥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다 아시겠지만 워낙 티브이 드라마를 많이 했던 배우니까요. 저는 드라마나 영화든 중요하지 않아요. 어떻게 보면 드라마를 오래 해서 그런지 몰라도, 고향 같고 편하고 그런 것도 있죠. 드라마는 찍으면 바로 방송에 나오는데, 영화는 ‘두 번째 스물’처럼 이렇게 찍고 일 년 반이 넘었는데 이제야 선보이게 됐네요. 그런 게 낯설고 재밌기도 하고 새로운 것 같아요.”
이번 영화에서는 이태란이 김승우와 농도 짙은 멜로를 선보인다. 신혼생활을 한창 즐기던 때에 이탈리아 로케이션 촬영을 가서 영화를 찍다 보니 더욱 남편과 애틋한 감정도 생겼을 터. 이날 인터뷰에서 이태란은 남편에 대한 애정을 여실 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이제는 제가 남편의 생각도 고려해서 (작품 선택을) 해야 해요. 과거에는 그냥 저는 배우라고 생각을 했는데, 결혼 후 살다보니 상대방의 입장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이것뿐만 아니라 사소한 것까지도 신경을 써야겠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남편이 이 영화를 안 봤으면 좋겠어요. 물론 쿨 한 사람이지만, 그래도 사람 마음이라는 게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니까요.”
그렇게 혹여나 남편의 속이 상할까 걱정하는 이태란의 말에서 애정이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그간 그가 맡았던 대부분의 역할들이 강인한 모습을 나타내다보니, 이태란은 강한 여성이라고 생각됐었다. 그러나 인터뷰에서 그는 남편을 언급할 때마다 결혼이 그를 얼마나 바꿔 놓았는 지를 느끼게 만들었다.
“(결혼 후) 사람을 이해하는 폭이 더 넓어졌어요. 그러다보니 감정의 폭도 넓어졌죠. 그런 부분이 배우에겐 중요한 것 같아요. 무엇보다 뻔 한 이야기지만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요. 마음 편하게 연기에 집중할 수 있게 됐어요. 피해갈 수 없는 베드신 같은 경우 때문에 앞으로 고민이 많이 될 것 같아요. 이번 영화에서도 그 신을 찍을 때 굉장히 예민했었어요. 근데 저만 그러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시나리오를 보면 덤덤하게 읽어졌던 부분이었는데, 현장에선 제가 예민해졌죠.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잘 마무리를 하게 됐고, 승우 오빠도 묵묵히 저를 기다려주셨어요. 그런 부분을 고민 할 때 찍고 나서 제 자신을 들여다보게 됐어요. 정말 저는 배우로서 자질이 있는지요. 그 신을 가지고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하게 했죠. 여배우가 결혼을 하면 이런 부분을 편하게 넘길 수 있는 게 아니구나 싶었어요. 선배님들을 보면서 멋진 배우들이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많은 생각을 하게 됐던 것 같아요.”
‘두 번째 스물’은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영화를 오랜만에 촬영 한 것도 있지만, 해외 로케이션 촬영이 힘들었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태란이 ‘두 번째 스물’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탈리아에서 한 달 동안 촬영했지만, 풍경을 제대로 볼 새도 없었어요. 더군다나 미술관 투어를 했는데 정해진 시간 내에 촬영을 끝냈어야만 했거든요. 그런 부분도 아쉬웠죠. 여유 있게 했으면 좀 더 좋은 연기를 하지 않았을까 싶고요. 늘 아쉬움이라는 건 남으니까요(웃음). 녹록치 않은 환경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꿈같은 시간이었어요. 저희 영화에는 유명한 도시도 나오고, 잘 알지 못하는 시골마을들이 많이 나오는데, 차량에서 이동할 때 피곤해서 눈을 좀 붙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도 그 풍경을 보느라 바빴죠(웃음). 기회가 된다면 신랑이랑 꼭 한 번 다시 가고 싶어요.”
영화는 이미 결혼해 아이가 있는 남자와, 사별했지만 딸이 있는 여자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그만큼 불륜이라는 키워드와 동떨어졌다고 볼 수가 없고, 그런 의미에서 조금은 보는 이들의 생각에 따라 좋지 않은 시선이 생길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이태란은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언급했다.
“말씀드리기 애매하지만 나이가 들다보니 상대방을 이해하는 관점이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게 아니라, 이해하려고 노력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그 사람과 어떤 상황에서 사랑을 했든, 그냥 각자의 사랑이라는 느낌과 가정에 충실해서 촬영을 했어요. 특히 마지막 민하의 감정이 가장 공감이 됐고요. 그래서 이들의 사랑이 아름답게 마무리 됐고요. 최근에 ‘공항 가는 길’이라는 드라마도 그렇고, 영화에 불륜 소재를 놓고 말이 많잖아요. 왜곡된 사랑이라고. 그런 이야기가 많은데, 우리 영화는 그런 걸 떠나서 각자의 느낌 또 사랑에만 중점을 두고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두 번째 스물’이라는 영화 제목처럼, 20대에 연기인생을 시작했던 그가 어느 덧 20년 차 배우가 됐다. 어느 덧 후배배우들의 인사를 받기 시작했고, 또 결혼을 하면서 자신의 가치관에 많은 변화가 생기기도 했다. 그런 변화들이 만든 이태란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그는 자신의 목표는 어떻게 세우고 있을까.
“배우로서 지금처럼 꾸준히 하는 거예요. 꾸준히 하는 게 가장 어렵기도 하고, 가장 중요하기도 하잖아요. 꾸준히 했기 때문에 계속 꾸준히 작품이 들어왔던 것 같고, 운이 좋았죠. 선배님들도 연기하시는 모습을 보면 너무 대단하신 것 같아요. 건강하게 하셨으면 좋겠고, 저도 그렇게 나이가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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