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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기사 [M+인터뷰] 조성하 “‘구해줘’, 내겐 새로운 희망…중년층 배우에 가능성 열어줘”

기사입력 2017.10.07 09:06:28 | 최종수정 2017.10.09 16:4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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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성하 사진=HB엔터테인먼트

[MBN스타 김솔지 기자]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흰 칠을 한 배우 조성하가 소름 끼치는 연기력으로 보는 이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구해줘’는 사이비 종교 집단에 맞서 첫사랑을 구하기 위한 뜨거운 촌놈들의 좌충우돌 고군분투를 그린 본격 사이비 스릴러다. 연재 당시 작품성과 화제성을 모두 인정받은 조금산 작가의 웹툰 ‘세상 밖으로’를 원작으로 한다.

‘구해줘’는 원작 웹툰 ‘세상 밖으로’ 보다 더 넓은 세계를 그렸다. 스케일이 커진 만큼 극중 인물들도 차별을 보였다. 특히 백정기는 원작 속 인물보다 더 막강해진 모습으로 등장했다. 그는 세련된 마스크와 화려한 언변으로 무지군을 꽉 잡고 절대적인 권력을 자랑하는 인물이다.

“작품을 할 때 원작을 보지 않는 편이다. 감독님이나 작가님이 굳이 원작을 봐달라고 하면 보겠지만, 그런 게 상관없다면 틀에서 벗어나고 싶다. 원작에 있는 인물을 읽게 되면 그 인물을 옮기려 노력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아마 보시는 분들은 예측 가능하지 않을까. 어떻게 움직일지 답이 나올 거라고 예상되니 식상하다고 생각한다. ‘원작을 피하고 드라마 대본에 충실하자’ 그게 제가 가지고 있는 작업방식이다. 원작과 상관없이 떠오른 이미지, 어떻게 하면 이인물이 극적인 효과를 배가할 것인지 염두하고, 모든 자료를 수집하고, 구상하고 표현하고 숙달하는 훈련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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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성하 사진=OCN



조성하는 극중 사이비 종교 교주 백정기로 분했다. 백정기는 사이비 종교 구선원을 만들어 스스로를 영부(영의 아버지)라 칭하며 신자들을 유혹했다. 그는 16번의 탈색으로 백발을 만들고, 얼굴과 눈썹에 흰 칠, 흰 양복과 흰 구두까지 맞춰 기괴한 모습의 백정기를 탄생시켰다.

“대본을 보자마자 세월호 때 유벙언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 이미지를 쓰고 싶었다. 무조건 흰머리, 흰 양복을 입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거기에 걸 맞는 액세서리와 구두까지 맞춰서 풀세팅했다. 감독님하고 작가님이 ‘죄송한데 그렇게 준비해주면 너무 감사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바로 탈색을 시작하고 촬영에 들어갔다. 보시는 분들이 아마 깜짝 놀라시기도 했지만, 흰색으로 포장된 기괴한 모습이 신의한수라고 말씀해주셔서 저 역시 보람을 느끼고, 극에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 탈색을 많이 해서 두피에 염증도 나고 가렵고 불편했다. 아내에게 ‘피부암 보험을 들어났냐’고 물어보기도 했다(웃음). 그러나 작품을 위해서라면 머리에 상처정도야 이겨낼 수 있다.”

조성하는 연이은 탈색으로 인한 고통을 감내하고 역할에 몰입한 만큼 더 없이 완벽한 사이비 교주를 완성시켰다. 특히 그의 첫 등장은 충격 그 자체였다. 비주얼뿐만 아니라 말투와 행동을 통해 섬뜩함을 자아냈으며, 신도들 앞에서 암 말기 환자의 암 덩어리를 꺼내는 등 첫 등장부터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것을 예고했다.

“백정기의 첫 장면은 특히 공을 많이 들였다. 그 장면은 대사가 A4 용지 5장을 꽉 채울 정도였다. 문제는 대사가 입에 안 붙었다. 그래서 최대한 시간을 달라고 해서 스케줄을 뒤로 미뤘다. 그리고 강원도 산속에 들어가서 한 달 정도 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그 장면에 대해서 고민했다. 대사를 어떻게 입으로 뱉어내고, 동선을 어떻게 만들지, 또 그 모든 신자와 어떻게 교감하는지에 대한 연구와 이것을 어떻게 하면 진짜처럼 보이는가에 대한 부분에 시간을 할애했던 것 같다. 또 장례식장 장면도 대사가 정말 길었다. 가짜가 진짜처럼 그들의 마음을 감동시켜야 하는 장면이라 온 집중력을 투자해서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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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해줘’는 극중 구선원 신도들의 끔찍한 악행을 통해 보는 이들에게 사이비 종교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그 중 백정기는 겉으로 악행을 드러내지 않지만, 모든 악행이 그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듯 악 중의 악의 면모를 보이며 어마어마한 위협감을 드러냈다.

“보통 조완태(조재윤 분)나 조완덕(손상경 분)은 눈앞에 있는 걸 직접 차단하니까 악이 선명하게 나타난다. 강은실(박지영 분)도 주사를 놓는다던지 자기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구선원 안에 몰아넣는다. 반면 백정기는 한 번도 남에게 인상을 쓴다던지 악행을 해서 해코지를 한다든지 위협적인 장면들이 거의 없다. 그런데도 이 사람이 어떻게 교주로서의 위엄을 지키고 있느냐. 결국 알게 모르게 구선원을 최초 계획할 때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모든 것이 백정기의 시스템 안에 들어 있다고 봐야한다. 행동 대장들이 악행을 저지르고, 나중에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그 위에 높은 사람은 모르는 척 완벽히 빠져나갈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갖춰졌다고 봐야한다. ‘구해줘’에서는 백정기의 권력은 드러나지 않으면서 고급스럽고, 지능적으로 행사한다.”

‘구해줘’는 구선원에 갇힌 소녀 임상미(서예지 분)를 구하기 위한 촌놈 4인방의 고군분투를 그렸다. 그러나 이들은 여러 차례 생긴 구출의 기회에도 구선원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시원하게 구선원을 물리치는 사이다 전개를 내심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매번 실패하는 구선원과의 싸움에서 답답함을 느끼며 고구마를 연상시켰다. 그만큼 구선원으로 빗대어 진 사이비 종교에 무시무시한 기세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여기 구선원은 시작부터 마지막까지가 정말 눈뜨고 봐줄 수 없는, 그런 행태와 자태로 용납할 수 없는 이야기, 인간들로 가득 차 있다. 그것을 보는 시청자들은 그래서 아마 고구마가 많이 생각나지 않았을까. ‘왜 저러고 있어’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 현실적으로 생각하나 차이로 그 안에 들어가 있는 분들이 분명히 있다는 거다. 더 실제 같아서 답답해하시는 분들도 많았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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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이 답답함을 느끼면서도 이를 감수하고 톡 쏘는 사이다를 끝까지 기다린 이유는 사이비 종교에 관한 사례가 더 이상 드라마나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닌 실제 주위에 일어나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조성하 역시 ‘구해줘’를 통해 사이비 종교에 대한 실체가 조금이라도 전해져 보는 이들에게 경계심이 심어지길 바랐다.

“실제 사이비 대부분은 다른 종교를 기반으로 할 수도 있지만, 아마 대부분 기독교를 기반으로 해서 변형 시킨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안에 있는 목사라는 사람들이 다른 타 진짜 진실성 있는 목회 집단을 벤치마킹을 한다. 그들하고 똑같이 포장해서 내놓기 시작하니까 일반인들이 선별하기 어렵다. 사이비나 제대로 된 종교집단이나 똑같은 모양, 똑같은 말을 한다. 일반 분들은 어떤 게 정상인지 알 수 없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더 정확하게 객관적으로 상식선에서 많은 것들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을 차용하고, 더 편안함을 제공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보는 사람들도 오히려 사이비를 아는데 저들이 정말 진정한 목자인 것처럼 행동하니까 더 가증스러워 보인다고 생각할 것이다. 진행 되다보면 진정한 종교집단과 사이비 집단은 목표하는 게 다르다. 그런 분들에게 ‘구해줘’를 보면서 이제는 조금 더 경계심, 경각심, 주의해야할 점이 인식됐으면 좋겠다.”

‘구해줘’를 통해 조성하의 새로운 인생캐릭터가 경신됐다. 조성하는 대중들의 반응으로 인해 배우로서 큰 행복을 누렸다고 털어놨다. 특히 그의 작품을 위해 거쳤던 고충과 노력들이 이로 인해 해소됐다고 말했다.

“댓글도 가끔 본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댓글은 ‘진짜 교주같다’ 라는 말이다. 배우에게 가장 큰 칭찬인 것 같다. 백정기를 위해 노력했던 부분을 가장 정확하게 평가받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그분들도 진짜 교주는 못 보지 않았을까(웃음).”

“‘구해줘’는 새로운 희망이다. 요즘 중년층의 배우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평면적, 아버지 아니면 형사, 그런 것들, 일상이 아닌 일상이 돼버렸는데, 그런 배우들에게 아마 조금 가능성을 열어주는 캐릭터, 작품이 아닌가. 조금 더 많은, 능력 있는 제작자 분들께서 다양성 있는 역할들을 준비해주시면, 좋은 배우들이 더 멋진 연기를 보여줄 시간이 있지 않을까 조성하는 백정기를 통해서 희망을 본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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