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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리뷰] ‘햄릿’이 現시대와 닿았다...연극 ‘함익’
기사입력 2016.10.10 11:11:41 | 최종수정 2016.10.10 11:16:14
연극 ‘함익’은 ‘햄릿’을 현시대에 비추어, 재해석한 작품으로 서울시극단 단장 김광보 연출과 김은성 작가의 힘이 느껴지느 작품이다. ‘햄릿으로 태어나 줄리엣을 꿈꾸는 여자’라는 부제에서 느껴지듯, 처절한 복수심과, 섬세한 감성을 지닌 함익의 고독과 괴로움이 무대 위에 물든다.
‘햄릿’은 올해 유난히 많이 무대에 올랐다.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이기도 할 뿐 아니라, 이해랑 탄생 100주년으로 다양한 주제와 관점에 많은 배우들이 각기 다른 색을 냈다. ‘함익’은 특히 과거보다 현시대에 더 맞닿아 있다. 여느 작품에서도 볼 수 없었던 공감으로 인한 탄식이 흐를 수밖에 없지만, 현실적이고 또 날카롭다.
극을 이끌어 가는 함익(최나라 분)은 재벌 2세에 교수.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사는 듯 하지만 그의 삶은 그야말로 암흑 그 자체. 자살한 어머니가, 아버지와 새엄마 때문에 살해됐다고 생각하며 복수를 꿈꾼다. 하지만 생각일 뿐 그는 고민은 많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못한다.
오히려,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이 아닌, 사업 상 맺어지는 결혼만 함익을 기다릴 뿐이다. 그런 그가, 연극부에서 올리는 ‘햄릿’ 연습과정을 보게 되고, 교수와 학생의 관계로 연우(윤나무 분)를 만나게 된다.
연우는 학비 때문에 휴학 중이며, 잠도 못자고 컵라면을 먹으며 아르바이트를 줄기차게 하지만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인물. 주인공 햄릿이 아니라, 버나드를 맡으면서도 즐거워하고 연습시간에도 자신의 의견을 내뱉는다. 특히 군 생활 때 감명 깊게 읽은 ‘햄릿’에 대해, 여느 학생보다 냉철하고 정확하게 바라봐 함익의 눈에 담긴다.
함익은 자신의 분신과 끊임없는 이야기를 주고받고, 과거를 떠올리고, 괴로워할 뿐 아니라, 고독에 사로잡혀 심연에 쌓여있다. 연우는 그런 그의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만드는 것.
‘함익’은 그야말로 현시대와 맞닿은 ‘햄릿’이다. 세상을 떠난 선왕을 죽이고, 왕의 자리에 앉아, 자신의 어머니와 혼인을 한 삼촌을 향한 복수심을 품은 햄릿의 광기는 함익에게 고스란히 흘렀다. 왕권은 자산가로, 선왕의 모습 대신, 분신으로, 각각 ‘햄릿’에서 ‘함익’은 큰 맥락을 잇는다. 하지만 원숭이로 등장하는 햄릿은 조금 다르다.
원숭이 햄릿은 함익을 날카롭게 자극한다. 이는 자신이 결정하는 삶이 아닌, ‘운명’이라는 틀 안에서 자유롭지 못한 억압된 함익의 자아의 원초적인 감정을 건드릴 뿐 아니라, 이상향에 대한 갈망에 불씨를 지핀다. 때문에 함익이 겨누는 칼날의 방향도 달라진다.
뿐만 아니라 ‘햄릿’은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소재를, 공감대로 무게를 옮겼다. 이는 서울시극단 배우들 최나라, 이지연 등과, 객원단원 윤나무의 힘이 크다. 마치 옆에 있는 지인의 모습을 보듯 생생하게 표현하는가 하면, 내면의 심리를 섬세하게 나타냈기 때문이다.
더불어 운명이라는 굴레 안에서 햄릿이 내릴 수밖에 없는 결정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든다. 뿐만 아니라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대사가, 막연히 목숨을 부지한 것이 아닌, ‘어떻게 살고 어떤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연우의 말처럼, 의미 없는 죽은 삶은 사는 이들의 마음을 내리친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
< Copyright ⓒMBN(www.mbn.co.kr)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뿐만 아니라 ‘햄릿’은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소재를, 공감대로 무게를 옮겼다. 이는 서울시극단 배우들 최나라, 이지연 등과, 객원단원 윤나무의 힘이 크다. 마치 옆에 있는 지인의 모습을 보듯 생생하게 표현하는가 하면, 내면의 심리를 섬세하게 나타냈기 때문이다.
더불어 운명이라는 굴레 안에서 햄릿이 내릴 수밖에 없는 결정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든다. 뿐만 아니라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대사가, 막연히 목숨을 부지한 것이 아닌, ‘어떻게 살고 어떤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연우의 말처럼, 의미 없는 죽은 삶은 사는 이들의 마음을 내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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