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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기사 ‘보건교사 안은영’ 이경미 감독의 美친 연출 #고래젤리 #강선은영 [M+인터뷰]

기사입력 2020.10.14 08:01:01 | 최종수정 2020.10.14 12:2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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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교사 안은영’ 이경미 감독 사진=넷플릭스

‘보건교사 안은영’이 이상하고 아름다운 마력을 자랑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이경미 감독이 작품이 주는 그 묘한 매력을 즐기는 법을 짚어줬다.

지난달 24일 오픈된 넷플릭스 오리지널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을 연출한 이경미 감독, 그는 화상인터뷰를 통해 젤리에 대한 정의부터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작품 속 이야기들에 대해 해석하고,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했다.

극을 더욱 풍성하게 살려준 배우 정유미, 남주혁, 문소리, 유태오와 학생 역으로 출연한 색다른 페이스를 가진 배우들의 장점도 소개했다. 아울러 시즌2에 대한 여지까지 심어주며 ‘보건교사 안은영’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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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교사 안은영’ 고래젤리 사진=넷플릭스


▶ 이하 이경미 감독 일문일답

Q. 넷플릭스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는?
A. ‘비밀은 없다’ 개봉 이후 다른 넷플릭스 플랫폼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일찍부터 있었다. 이유는 공개되기 전에 여러 단계 검열 과정을 거치지 않고, 창작의 자유를 준다는 게 궁금해서 경험하고 싶었다. 내가 만든 작품이 현실적으로 보여줬다 사라지는 게 아니라 언제든 볼 수 있고, 아카이빙돼 보여진다는 게 좋았다. 여러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미국에서는 넷플릭스가 이미 열풍이었다. 언젠가는 우리에게도 다른 변화가 생길 텐데 그럼 경험해볼 기회가 있을 때 경험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Q. ‘보건교사 안은영’에서는 신선한 페이스들이 많이 드장했다. 캐스팅할 때 어떤 점을 신경썼는가.
A. 주요 배역들인 은영(정유미 분), 인표(남주혁 분), 화수(문소리 분), 매켄지(유태오 분)는 기성 배우와 만났지만, 학원물이다 보니까 신선한 새로운 얼굴들을 캐스팅하고 싶었다. 오디션을 굉장히 많이 봤다. 이 배우에 이 캐릭터에 붙었을 때 더 흥미롭게 만들어줄 수 있는 배우를 찾기 위해 오디션을 많이 본 거다. 송혜준과 심달기는 미쟝셴 단편 영화에서 인상 깊게 본 배우라 기억해뒀다가 이번 작품 결정을 하며 친구들의 리스트를 조감독에게 전달해서 오디션 리스트에 넣으라 해서 만나게 됐다.

Q. 정유미, 남주혁, 문소리, 유태오와 작업을 하면서 인상 깊은, 혹은 상상 이상으로 잘해준 부분이 있었을까.
A. 문소리는 은영과 독대하는 부분, 그 시퀀스가 원래 촬영날까지도 액션 시퀀스로 짜여져 있었다. 도저히 하루 만에 소화할 수 없는 부분이라 콘티를 바꿔서 둘이 서서 대화를 나누는 신으로 바꿨다. 문소리의 역량이 대단했다. 화려한 액션이나 카메라 무빙이 있는 게 아니라 배우에게 기대야 하는 시퀀스인데 너무 무섭게 잘해줬다. 정유미는 늘 즐거웠다. 그 만화적인 표정과 미워할 수 없는 어떤 표정이나 연기, 이런 것들이 심지어는 욕을 해도 귀여워 보이는 이런 모습들이 안은영을 사랑스럽게 만들어 줬다. 또 많은 분이 남주혁 덕분에 웃더라. 그게 남주혁이 만든 거다. 준비를 많이 해오는 배우다. 인표 역이 심심한 것 같은데 어떡하지 했는데 남주혁이 정말 많은 애드리브를 만들어와 코믹한 요소를 새로 만들었다. 너무 고맙다. 남주혁 덕분에 인표가 되게 웃기면서도 사랑스러운 그런 사람이 됐다. 유태오는 참 좋았던 게 악인인데 감미롭다. 거부할 수 없는 감미로움이 있다. 그래서 나쁜 짓을 해도 심지어 분장이랑 의상을 멋지지 않게 만들어도 입을 열고 연기를 하면 매료되는 부분이 있다. 그걸 참 좋아했다.

Q. 여학생 캐릭터들이 화장기 없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이런 부분도 의도한건가.
A. 한국드라마에서 화장이 짙은 점이 조금 답답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그리고 다행히도 이 시리즈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으니까 내가 아이들의 나이답게 보이고, 과장되고 미화되지 않게 자연스럽게 보여지기를 원했다. 최대한 현실과 가깝게 묘사하려고 했다.

Q. 럭키(심달기 분)와 정현(이해온 분)이 캐릭터는 원래 여성인데 남성으로 바꾼 이유는?
A. 은영이 인생에 많은 영향을 주는 존재들이 다 남자더라. 인표도 남자고, 강선이도 남자고, 정현이도 남자고. 한 사람 정도는 여자여도 되지 않을까 해서 정현이는 여자 아이로 바꿔도 크게 해가 되는 게 없어서 그렇게 바꿨다. 럭키는 내가 심달기를 좋아했다. 심달기가 좋은데 딱히 맞는 역할이 없더라. 내가 고통스러워하니까 조감독이 럭키를 여자로 바꿔서 심달기를 잡으면 어떻겠냐고 아이디어를 줬는데 좋더라. 완수-민우가 남남으로 있는 거 보다 영혼의 단짝같고 남매 같은게 좋아서 그렇게 했다.

Q. 래디(박세진 분)와 혜민(송희준 분)이가 사귀는 신이 인상 깊다. 소수자에 대한 편견이나 혐오를 광인처럼 드러나게 한 것은 무슨 의도일까.
A. 그 장면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드라마 속에서는 젤리에 미친 사람들이 하는 말로 소개가 된다. 현실에서는 미치지 않은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그런 말들이 미친 상황이야라고 말하고 싶었다. 소수자를 그렇게 표현하는 건 맞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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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교사 안은영’ 해석 사진=넷플릭스


Q. 안은영의 사물함과 집에서의 모습 등 동양적인 퇴마요소들이 많이 등장한다.
A. 각종 영적 도구를 모으는 건 작가님에게서 나온 부분이다. 봉숭아물을 들이는 것은 내가 이 시리즈에 한국적인 요소들을 곳곳에 넣으면 좋겠다고 느꼈다. 봉숭아물이 악귀를 물리치는 기능이 있다고 오래 전에 믿었던 것 같아 은영이도 젤리를 물리치는 사람이니까 어렸을 때 우리가 늘 봉숭아물을 떠올리듯, 늘 어렸을 때 추억을 소환시켜 들이면 어떨까 해서 새로 넣어봤다. 학교괴담 같은건 기본적인 발상을 사람들이 그동안 살면서 익숙하게 접했던 것들을 이 안에 녹이려고 했다. 학교괴담 같은 거도 찾아 봤다. 그런 괴담이 많더라. 초상화 눈이 움직였다. 동상이 움직였다. 그런 것들을 어렸을 때 좋아했던 괴담을 넣으면 만화적인 이야기가 더 와닿을 것 같더라. 아무래도 이게 해외에도 소개되는 시리즈리니까 외국인들이 볼 때 흥미로운 요소가 뭘까, 조금 한국적인 것들을 지루하지 않게 넣어봐서 외국인들이 볼 때 재밌게 느끼고 저것이 뭐냐는 질문을 했음 좋겠더라. 우리나라 사람에게 친근하게 느껴지길 원했다.

Q. 학교를 홀로 휘젓는 고래젤리의 모습이 인상깊었다. 따뜻하면서도 슬픈 느낌이 들었는데 고래젤리를 넣은 이유는 무엇일까.
A. 고래젤리는 크리처들을 만들고 프리프로덕션 후반에 갑자기 넣었다. 고래젤리를 넣겠다고 하니 PD님이 당황했다. ‘고래는 왜요?’이러시더라. 학교 수호신 같은 느낌이었으면 했다. 낮에는 복작복작하지만 수호신을 지키는 느낌으로 떠 다니면 했다. 빈 학교에 고래가 떠 지나가는 그림이 신비로우면서 아름다우면서 슬픈 느낌이었다. 이 시리즈가 갖고 있는 슬픈 것과 비슷하다 느꼈다. 일단은 직관적으로 고래를 봤을 때 느껴지는 느낌이 전달되면 된다고 느꼈다. ‘고래가 무슨 역할이고, 왜 저기 있지?’보다 ‘이 드라마는 애초부터 잘 모르겠는데 저게 너무 좋아’의 느낌, 직관적인 느낌을 받고 즐겨야하는 시리즈로 느껴서 그 맥락으로 고래를 넣었다. 오리 같은 거도 마찬가지다.

Q. 젤리의 형태가 은영의 학창시절에는 어두웠는데 크면서 밝아졌다. 그것이 강선(최준영 분)의 말 한마디 때문인가?
A. 그 해석을 나도 봤다. 굉장히 괜찮은 해석인 것 같아 그럴 려고 한다. 우리 그런 걸로 하자. 원래는 CG 컷수를 약속한 대로 해결하려면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없어 줄여야 하니까, 은영이 어렸을 때 보는 젤리는 삭제했다. 그런데 거기 젤리가 있어야할 것 같아서 아주 초창기 때 다른 신에서 디밸롭했던 젤리를 넣었다. 나 혼자만의 생각인데 젤리의 모양이나 느낌이 은영의 기분과 상태에 영향을 미쳤다고 느꼈다. 은영이 기분 좋을 때는 귀여운 젤리가 나오고, 힘들 때는 무서운 젤리가 나온다. 감당하기 힘들다 던지, 내가 혼자 생각한 로직은 은영이가 보는 젤리는 은영의 상태와 연관이 있다고 느꼈다. 어렸을 때 보는 젤리는 어떻게 싸워야하는지 모르고 당하고 살 때, 아무도 모르고 외롭게 지낼 때 젤리는 어둡고 징그럽다 생각했다. 보건교사가 되면서부터는 여러 사람을 만나면 기분 좋게 문어 젤리를 봤다가 지하실을 봤을 때 다채로운 젤리가 나왔다가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해석해주신 분이 있더라. 강선이, 은영이의 본 젤리의 색을 바꿔줬다는게 재밌다.

Q. 중독적인 OST로도 화제다. 신경을 쓴 부분이 있을까.
A. 음악감독님이 이날치밴드의 프로듀싱을 한 게 맞지만, 시청자분들이 좋아하는 노래들은 이날치 밴드가 부른 게 아니다. 다시 확인을 해야할 텐데 정확한 가수 이름을 잊었다. 음악감독님이 음원을 출시할 예정이니 한꺼번에 보여드릴 거다. 다만 이날치 밴드가 노래한 거는 아니다. 음악감독님께 요청을 했던 거는 우리 시리즈가 해외에도 소개가 동시에 되니까 한국말을 많이 쓰자고 했다. 한국인들이 볼 때 가사가 있는 노래가 깔리면 방해가 되겠지만, 한국인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으면서 효과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사람 목소리가 들어간 가사 있는 노래를 해보자, 합창을 쓰자고 했다. 은영의 결정적 순간에 세상 모든 사람이 은영을 위로하는 것처럼 합창단의 목소리가 나길 위해서 이야기했다. 중독적인 건 음악 감독님이 만드셨다. 나는 중독적인 시리즈가 됐으면 해서 비주얼적 고민을 했고, 음악감독님은 그걸 중독성 OST로 만들어주셨다.

Q. 공개 전부터 박찬욱 감독에게 든든한 응원을 받았다. 공개 직후 어떤 반응을 보인게 있나.
A. 전화도 주고 문자도 주셨다. 아주 좋아하고 재밌어하셨다. 6부작으로 끝나니까 정말 이렇게 끝내려고 이러냐고 뒤의 이야기들을 궁금해하셨다. 김지운 감독님도 좋아하고 재밌어하셨다. ‘미친 이경미의 월드가 자랑스럽다’라고 문자를 주셨다. 다른 감독님들도, 이필상 감독님도 에피소드1만 보고 광적으로 좋아하셨다. 전화를 안끊으면서 좋아하셨다. 그동안의 작품들 보다 주변 사람들에게 축하 전화를 많이 받은 것 같다. 해외에서 작업물과 대단히 다른 작업물을 만든건 아니라 그동안 계속 해왔던 길을 한건데 사랑을 받은 점에서 기뻐해준 것 같다.

Q. 열린 결말의 느낌으로 시즌1이 끝났다. 시즌2 계획은?
A. 그건 내가 결정하는 부분은 아니다. 앞으로 어떤 계획이 세워질지 아는 바가 없다. 어떻게 될까. 나도 궁금하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이남경 기자 mkculture@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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