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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기사 김정은, ‘나의 위험한 아내’ 선택한 이유와 남은 것 [M+인터뷰①]

기사입력 2020.12.22 07:00:01 | 최종수정 2020.12.22 16:4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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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뿌리깊은나무들/매니지먼트 레드우즈

2016년 4월 재미교포 남편과 3년의 열애를 끝내고 결혼한 배우 김정은이 오랜만에 대중 곁으로 돌아왔다.

그는 무려 3년 만에 MBN 새 드라마 ‘나의 위험한 아내’에 출연했고, 역시 녹슬지 않는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김정은은 ‘나의 위험한 아내’에서 완벽한 아내 심재경 역을 맡았다. 재경은 빼어난 지성과 미모, 재력까지 갖췄음에도 행복한 가정만을 꿈꾸는 인물. 완벽할 것만 같은 외연에 어딘가 모를 편집증적인 모습도 엿보이는 복합적인 캐릭터다.

김정은은 미스터리한 재경의 내밀한 감정을 섬세한 연기력으로 소화하며 단 1회 만에 인생 캐릭터 경신을 예고했다. 차가운 외면에 숨겨진 뜨거운 내면을 가진 재경의 복합 다단한 면모를 과하지 않은 감성 연기로 그려내며 역시 김정은이라는 찬사를 끌어냈다.

오랜만에 복귀작이라 종영이 남다르게 느껴질 것 같은데 종영 소감은?

지난 3월 24일에 홍콩에서 서울로 도착하여 2주 자가 격리 후 제작진을 만났다. 그 후부터 열심히 준비해서 5월 중순부터 촬영을 시작하고, 여름을 지나 초겨울까지 7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심재경이라는 인물로 살아왔다. 솔직히 말하면 작품이 끝난 후에 찾아오는 허무감? 혼자만 느끼는 외로움? 배우로서 느끼는 우울감은 좀 있다. 물론 안 그런 척하며 잘 지내고 있다.

사실 오랜만에 복귀작이라 처음에 걱정도 많았고 긴장도 했었다. 다행히 감독님, 작가님, 같이 했던 배우들, 편집실까지 내게 다양한 도움으로 빨리 캐릭터에 적응할 수 있었고, 나중엔 내가 언제 쉬었었나 할 정도로 신나서 연기했던 것 같다. 비록 여러 가지 악조건(코로나19와 긴 장마)을 견디며 마음 졸여가며 촬영을 해서 그런지, 앞만 보고 달렸던 것 같다. 잘 견뎌준 모든 스태프, 배우들께도 고마운 마음뿐이다.

복귀작으로 ‘나의 위험한 아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부분은 심재경이 결국 모든 사건을 주도면밀한 방식으로 해결한다는 점이었다. 이런 여성 캐릭터를 정말 만나기 쉽지 않다. 또한, 겉으로는 매우 평범하고 약해 보이는 현모양처의 캐릭터였기 때문에 그 반전과 희열이 큰 쾌감을 주었다. 처음엔 납치 자작극으로 나중엔 50억을 놓고 서로 싸우는 과정에서 현실을 약간 비껴간 판타지로서의 반전과 복수들이 같은 여자 입장에서 통쾌하게 느껴졌었다. 현실에서의 우리 주부들이 얼마나 가정에서 남편과 아이를 위해 희생하며 사는가 하지만. 그 희생을 그만큼 높이 평가받고 있는지는 글쎄 잘 모르겠다. 물론 현실에 심재경 같은 인물이 존재할 수는 없겠지만, 만약 그런 인물이 존재한다면 어떨까...‘남편들, 평범한 주부를 얕보지 마라’ 이런 부분들이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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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진=뿌리깊은나무들/매니지먼트 레드우즈

캐릭터를 준비하는 동안 또 연기하는 동안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심재경은 가장 판타지적인 인물이었다. 재력에 남편 내조까지 완벽하게 해내면서도, 남편 외도에 대한 복수를 완벽하게 계획하고, 그 이후에도 모든 사건을 혼자 다 꾸미고 다니면서 사람들을 50억으로 현혹했다. 이런 아내가 현실에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현실적인 인물로 안착시키는 게 가장 많이 신경이 쓰였다. 그래야 보시는 여성 시청자들이 감정이입을 할 수 있을 테니까.

처음 외도를 목격하는 되는 과정에서도 평범했던 주부가, 가만히 놔뒀으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을 흑화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을 디테일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재경이는 워낙 감정을 숨기고 계속 연기하고 거짓말하고 아닌 척하는 그런 씬들이 많아서 가끔 윤철에게 자기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소리 지르고, 울고, 그렇게 감정적으로 대립하는 씬들이 매우 소중하게 느껴졌었다. 또한, 최고의 멋진 빌런이지만 여자로서 아내로서 사랑받고 싶어 하는 느낌도 표현하고 싶었다.

현장 분위기와 다른 배우분들과의 호흡은 어땠는지?

윤철 역에 최원영과 같은 상대 배우를 만난 것이 최고의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정말 유연하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이다. 큰 눈으로 진정성을 주는 연기도 잘하고, 코미디도 그 누구보다 강하다. 아이디어도 참 좋아 오래 휴식했던 내게 정말 많은 도움과 조언을 해주었다. 서로 조언을 해주면 그걸 또 서로 흡수하고 더하고 더해서 더 좋은 시너지가 있었던 것 같다. 후반에 웃긴 장면을 찍을 때마다 서로 뭐라고 말로 장황하게 설명 안 해도, 척하면 척척 찰떡같이 알아들어서, 코미디 호흡도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미소)

심혜진 선배님은 꼭 만나보고 싶었던 분이다. 마지막에 심혜진 선배님과 감정적으로 타이트하게 연기한 씬들이 정말 너무너무 좋았다. 워낙 가지고 있는 이미지처럼 쿨하게 힘 빼고 툭툭 연기하시는데, 나중에 방송을 보니 그게 훨씬 힘과 큰 존재감이 느껴지는 걸 보고, ‘역시’ 라는 생각이 새삼 느껴졌었다. 씬 중간중간 식사시간 때 시간이 없어서 간단하게 햄버거를 먹으며, 인생 선배님으로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신 것도 마음에 깊이 남는다. 다른 작품에서 꼭 다시 만나고 싶다.

정수영은 현장에서 만나면 서로 너무 팬이라고 외쳐대기 바빴다. 사실 나와의 씬들이 더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크다. 스케줄 때문에 우리 두 사람이 불가피하게 없어진 씬들이 너무 아쉽다. 정수영은 한 장면을 나와도 존재감을 주는 그런 배우라고 생각한다.

선미역의 최유화는 나와 세게 대립하는 컷들을 찍을 때마다 중간중간에 뒤돌아서 주먹 쥐고 벽을 치거나 잠깐 밖에 가서 욕을 하며 소리를 지르다 왔다. 그러면서도 나와 너무 친해지고 싶은데 늘 죄송하다며.... (물론 지금은 친하다) 그 모습이 너무너무 귀여웠다.(나보다 더 길고 크지만). 이렇게 현장에서 몸을 부딪쳐가며 열심히 하는 후배들이 너무 예뻐 보인다.

유민 역에 백수장도 매우 열심히 하는 배우여서 감동하였고, 윤희 역의 윤예희 선배님도 늘 자연스럽고 유쾌한 연기로 분위기 메이커셨다. 이준혁 선배님도 늘 밝고 재미있게 현장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서 항상 함께하는 씬들이 기대가 되었었고, 안내상 선배님과의 씬들은 늘 긴장하고 무장하고 들어갔던 것 같다. 워낙 연기를 잘하시니까 그 기에 눌리지 않으려고. 이렇듯 막강한 배우들이 존재감을 빛내며 자리를 지켜줘서 정말 든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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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진=뿌리깊은나무들/매니지먼트 레드우즈

본인이 생각하는 명장면 혹은 시청자분들의 반응이 좋았던 명장면을 꼽자면?

초반에 4부 엔딩에 독이 든 와인을 두고 윤철과 계단에서 싸우다가 굴러 이마에 피 흘리며 협박하는 씬, 8부에 채림이 납치 연극 씬들이 좀 통쾌함을 주었었다. 후반에 최원영과 같이 신나게 했던 코믹한 씬들이 정말 재미있었다. 서로 요리를 하면서 독을 몰래 넣으며 서로를 견제했던 마지막 만찬 씬, 그리고 선미를 죽인 후(죽인 척 한 후) 주차장에서 삽을 톱으로 자르던 씬들이 기억에 남는다.

심재경이란 인물은 처음엔 코믹할 구석이 없었고 그럴 여유도 욕심도 없었다. 그러나 아직 내 몸에 코미디의 피가 아직은 조금 흐르고 있는지, 최원영이 윤철을 매우 코믹하게 연기하고 애드립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때마다, 정말 부러워 죽는 줄 알았다. 중반 이후에 재경이도 살짝 코믹해도 되는 부분을 만날 때마다 그동안 코미디를 못 한 부분을 보상이라도 받듯, 미친 듯이 웃기려고 노력했다.

이번 작품을 연기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없었는지?

늘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데, 다들 아마 캐릭터를 연기할 때? 어려운 씬을 찍을 때? 잠을 못 잘 때? 그런 부분이 아닐까 예측할 것이다. 그러덴 솔직히 그런 부분은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진다. 솔직히 말해 내가 느끼고 감당해야 할 가장 힘든 부분 늘 연기 외의 것들이다. 촬영 현장도 여러분들처럼 작은 사회, 회사 직장이나 마찬가지이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수많은 상황과 인간관계가 있고, 난 그걸 지켜내고 이끌어가는 입장 중의 사람으로서 아직도 그 관계들이 가장 힘들고 어렵다. 인내해야 하고 이해해야 하고 배려해야 하는 상황들이 끊임없이 존재하고, 난 그 드라마의 대표 얼굴로서 그것을 견뎌내야 한다. 그래서 때로는 그런 게 ‘꼴보기 싫어서 차라리 놀러나 다니지’라는 생각도 한 적도 있는데, 물론 좋은 대본을 읽게 되면 또 내 안에 무언가가 꿈틀거리며 그런 생각들은 눈 녹듯이 사라진다. 또한 내게 힘을 주는 사람들, 나를 위로해주는 사람들,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될 때 힘들었던 시간은 다 커버되고 결과물이 더 값지게 느껴지고, 감동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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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진=뿌리깊은나무들/매니지먼트 레드우즈

반대로 재미있거나, 기억에 남았던 것이 있다면
봄부터 여름을 거쳐 초겨울까지, 처음에 두꺼운 패딩을 입고 시작했다가, 올여름 무더위에 선풍기를 두서너 개씩 안고 다니다가, 결국 난로를 끌어안고 작품을 마무리했다. 여름에는 세트장에 정말 파리 천지였다. 스태프들이 잡아도 잡아도 정말 파리들이 끊임없이 계속 나와서 자꾸 연기하는데 내 이마에 앉아 NG가 날 때마다, 윤철 역의 최원영씨가 진정한 ‘파리의 연인’이라며 늘 놀렸다. 또 재경이 늘 화려한 옷을 많이 입었는데, 풍성한 시쓰루 소매 블라우스 탓에 파리가 블라우스 안에 들어간 적도 있었다. 당시 남자 스태프가 발견하고 차마 내게 말을 못 해줘서 옷 속에 파리와 한참 함께 있었다. 하하.

그동안 ‘나의 위험한 아내’를 시청해준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월,화 밤 11시는 나에게는 사실 한밤중이다. 신랑이 아침 일찍 출근하는 터라 결혼 후에 나도 아침형 인간으로 바뀌어서, 11시쯤이면 이미 자는 시간이었고, 시청자의 관점에서 재미있는 11시대 드라마가 있을 때는 아주 가끔 졸면서 시청했었다. 보통 10시 50분 시작인데, 우리 드라마는 심지어 11시 정각이었다. 그런데도 본방송만 시청을 해주신 분들에게 특별하게 감사드린다.

또한, 시청률보다 몸으로 느끼는 피드백이 더 큰 드라마였다. 다음날이나 다다음날 재방 후에 받는 문자가 더 많았으니까. 드라마를 시청해주신 여러분들께는 말로 표현 못 할 만큼 감사한 마음뿐이다. 봐주신 여러분들이 없었다면 힘든 시간을 견딜 이유도 존재하지 않는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안하나 기자 mkculture@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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