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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 임지연 “정성일과의 호흡, 오히려 송혜교보다 더 어려워”[M+인터뷰]
기사입력 2023.03.22 07:00:02 | 최종수정 2023.03.31 17:20:43
임지연 인터뷰 사진=넷플릭스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박연진 역을 맡은 임지연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이다.
이번 ‘더 글로리’를 통해 임지연은 악역에 도전했다. 극 중 박연진은 죄책감을 볼 수 없는 ‘악의’ 가득한 학폭 가해자이다. 문동은(송혜교 분)의 복수 대상이 되면서, 이에 맞서 반격을 하지만 결국 권선징악의 결말을 맞게 된다.
그동안 선하면서도 정의로움을 지닌 캐릭터들로 대중들을 만나왔던 임지연은 분노를 유발하는 악역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내며, ‘임지연의 재발견’이라는 평도 듣고 있다. 어색함 없이 섬세한 표정과 말투, 행동까지 ‘박연진’ 그 자체를 만들어낸 것은 물론, 폭발하는 감정 연기로 작품에 더욱 몰입하게 만드는 활약도 펼쳤다.
‘더 글로리’ 임지연 사진=넷플릭스
▶ 이하 임지연과의 일문일답.
Q. 이번 박연진을 하면서 임지연의 악역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스스로는 만족스러운가.
A. 항상 악역을 하고 싶었다. 오랜 기대 속에서 ‘왜 나한테 한 번도 제대로 된 악역이 찾아오지 않을까?’ 했다. 나이를 먹고 나서 내공있는 선배님들처럼 많이 쌓였을 때 기회가 주어지면 해봐야지 생각을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빨리 매력있는 악역이 주어져서 도전을 하게 됐다. 악역 체질이라는 자신감보다는 그냥 내 안의 악역의 에너지를 많이 끌어내보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막상 보니까 잘 맞아 떨어진 부분, 표정이나 얼굴이 잘 어울리는 것이 보여서 악역으로 만족한다. Q. 시나리오를 받고 박연진이라는 캐릭터를 처음 마주했을 때, 첫인상은 어땠을까.
A. ‘이런 여자가 있나. 어떻게 이렇게 죄책감이 없는 여자가 있을 수가 있지?’라는 게 대본상 크게 와닿았다. 그래서 좀 어려웠다. 선택하는 거는 대본 자체가 너무 재밌었기 때문에 다른 캐릭터로라도 이 작품에 참여했을 것 같다. 막상 연진이를 받고 나서 어디서부터 출발을 해야할까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디어를 내려고 노력했다. ‘연진이가 왜 그랬을까?’부터 이런 이유때문일 거라는 다양한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생각했다가 나중에는 결국 나만 할 수 있는 빌런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분명히 내 얼굴, 내 표정, 내 목소리에 연진이스러운것들이 묻어나는게 있을 거라는 확신이 생기면서 좀 더 수월해지지 않았나 싶다. Q. 그렇다면 제작진 측에서는 연진으로 임지연을 캐스팅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작가님, 감독님 두 분 다 연진이는 착하게 생겼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런데 그 안에서 악마같은 웃음이 나왔으면 좋겠고, 악마 같은 것들이 나오는 천사 같은 얼굴이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나한테 악마같은 무언가를 보셨나보다. 내가 자신감을 많이 내비쳤던 것 같다. 끝까지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연진이가 됐으면 좋겠고, 잘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신감을 많이 내비쳤던 것 같다. Q. 박연진이 아니어도 다른 역으로라도 참여했을 것 같다고 했는데, 해보고 싶던 역할이 있다면?
A. 다 욕심이 난다.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많아서. ‘더 글로리’ 끝나고 ‘마당이 있는 집’을 했는데 그 안에서는 현남 캐릭터와 비슷하다. 남편한테 매맞는 캐릭터를 해서, 이사라(김히어라 분)가 좀 탐난다. 그 언니의 맛이 간 눈이 너무 매력적이지 않았나. (웃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라, 히어라언니의 연기가 좋았기 때문에 그런 역할도 너무 매력적이어서 해보고 싶다. Q. 박연진을 소화한 후 마주한 뒤 ‘나한테도 이런 모습이 있었나?’ 하고 새롭게 발견한 부분은?
A. 그렇게 표정 근육을 활용하는지 몰랐다. ‘내가 진짜 눈썹이 짙은데 저걸 많이 쓰는구나. 미간의 주름이 생각보다 많구나’ 했다. 그런 것들이 좀 많이 보여져서 좋았던 것 같다. 한쪽으로 웃는 버릇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연진이한테 어울렸다. 남편한테 하는 행동들, 예솔이한테 하는 행동들, 엄마같으려고 노력하고, 애교도 많이 떠는 와이프가 되려고도 하고 새롭게 발견한 것들이 많았다. Q. 미혼인 임지연은 이번 작품에서 엄마로 등장했다. 어려움은 없었나.
A. 당연히 쉽지 않았고, 솔직히 엄마로서 역할이 주어진다면 쉽지 않을 것 같다. 연진이라 가능한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어긋난 모성애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예솔이를 낳고 남편이랑 결혼한 것도 연진이의 계획하에 주어진 삶이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다가가니까 쉽지 않았나 싶다. Q. 박연진의 아역으로 등장한 신예은을 본 소감도 궁금하다.
A. 리딩날 처음 만났다. 그 이후에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런데 고민이 많이 많았다. 성인 배우로서 아역이랑 연결되지 않으면 그건 좀 힘들다. ‘이 배우가 하는 톤이나 그런 것들을 많이 잡아야겠다’ 생각했다. 성인과 아역 대사에서 겹치는 게 많아서, 예은 씨가 하는 톤을 잡아보자는 마음으로 리딩날 주의 깊게 들었는데 너무 나랑 비슷하더라. 말하는 말투나 느낌이 너무 비슷해서 ‘그냥 하면 되겠구나’ 생각과 함께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그냥 드라마를 보는 사람으로서 아역배우들이 잘해줘서 고마웠다. Q. 무엇보다 이번 작품을 통해 ‘박연진은 임지연의 인생 캐릭터’라는 말이 많이 나왔다. ‘연진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불려지고 있는데 강렬한 캐릭터로 각인되는 것에 대해 부담은 없나.
A. 항상 하던대로 나한테 주어진 역할에 몰입하다 보면 잊혀지지 않거나 잊혀지더라도 내 방향성대로 배우로서 가는 길을 가고 있고, 연진이는 나온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또 계속해서 이렇게 나만의 색깔, 다양한 색깔을 찾는 배우가 되고 싶다. Q. 기상캐스터로 변신했는데, 이를 준비할 때 힘들지는 않았나.
A. 기상캐스터 장면은 몰아서 찍었다. 다 붙여 놓으면 정말 (대본이) 몇 장은 될 정도로 어렵긴 어려웠다. 현장에 막상 가니까 감독님이 ‘프롬포터를 틀어줄까?’라고 하더라. 입에 버튼 누르면 나올 정도로 외웠는데 프롬포터를 보기에 아깝더라. 실제 기상캐스터가 아니다 보니까 보고 하는 연기가 더 어렵더라. 배우로서 외워서 하는 게 쉬워서 안보고 하려 했다. ‘노력했으니까 NG 나더라도 해볼게요’ 하고 했던 것 같다. 몰아서 찍었지만, 나름 노력한 만큼 좀 잘 나온 것 같다. 기상캐스터 밀리지 않고 딕션, 표정에서 완벽하고 싶었다. Q. 문동은 송혜교와의 호흡도 빼놓을 수 없다. 호흡을 맞추며 어땠을까. 배운 점도 있었을 것 같다.
A. 확실히 선배님의 묵직함과 흔들리지 않는 현장에서의 노하우들이 사실 후배로서 정말 많이 배운 것 같다. 언제나 한결같이 성실하셨고, 굉장히 노력하고 그러는 게 나한테 절실하게 와닿았다. 후배들이나 나라던가 계산되지 않은 감정이 격해져서 따귀를 맞고 멱살을 잡는 그런 순간들이 되게 많았다. 그런 것들도 너무 너그럽게 다 받아주시고, 응원도 많이 해주셨다. 중간중간 칭찬도 많이 해주시고 해주셨다. 혜교언니와 하는 신은 친구들보다 더 빨리 수월하게 진행됐다.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사랑하는 선배님이다. Q. 또한 ‘나이스한 개새끼’로 불리는 박연진의 남편 하도영, 정성일과의 호흡도 궁금하다.
A. 도영이랑 하는 신에서 연진이는 변화폭이 정말 컸다. 처음에는 한없이 와이프로서 애교와 할 수 있는 그런 사랑스럽고 섹시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다가, 의도치않게 도영이에 대한 사랑을 깨닫고 어떻게 보면 자존심이 무너지는 변화가 나타나는 인물이다. 그러면서 좀 되게 다양하게 노력했던 것 같다. 도영이랑 하는 신들은 정말 어려워서 동은이랑 하는 신보다 어려웠다. 어떻게 보면 도영이가 하는 대사에 하나하나 비수가 꽂힌다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들을 대본 분석을 하면서 해맸던 것 같다. Q. 연진은 결국 감옥에 간다. 이후 뒤에는 그가 바뀌었을지, 어땠을지 상상을 해봤나.
A. 연진이는 끝까지 잘못을 몰랐을 것 같다. 연진이가 받는 벌은 연진스럽게 최고의 벌이라고 생각했다. 평생 잘못이 뭔지 모르는 것도 벌이라 생각하고, 자기의 악행을 돌려 받으면서 억울하게 평생 살아갈 것 같다. 벌로 돌아올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에 그 신은 많이 울고 그랬다. Q. ‘더 글로리’ 박연진을 보고 임지연의 학창 시절에 대한 관심도 등장했다. 실제 학창 시절은 어땠나.
A. 학창시절은 귀여웠다. (웃음) 나대는 것 좋아하고 앞장서서 장기자랑이나 이런 걸 좋아했다. 그때도 연기에 대한 꿈이 어렸을 때부터 있었기 때문에 ‘나는 끼 많은 사람이야’라고 표출했던 것 같다. Q. 김은숙 작가는 다수의 ‘파리의 연인’ ‘신사의 품격’ ‘도깨비’ ‘태양의 후예’ ‘미스터 션샤인’ 등 다수의 작품을 히트 친 스타 작가이다. 특히 이번엔 장르물에 도전했다. 그런 작품에 캐스팅 되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김은숙 작가는 ‘잘 안되면 내 탓하면 된다’라는 멋진 말까지 남겼는데 함께 해본 소감은 어떤가. 또 김은숙 작가의 작품 속 다소 오그라드는 대사들이 포인트인데, 이번 작품에서 ‘이거는 하기 힘들다’ 했던 대사들도 있었을까.
A. 나의 글로리시다. 김은숙 작가님과 함께 할 수 있었어서 영광이었다. 그냥 그래서 잘해내고 싶었다. 대본 봤을 때 ‘김은숙 작가님이 쓴 것 맞아?’ 할 정도로 기존에 해오던 작품과 다른 결의 장르물이어서 그것마저도 너무 신선했다. 그래서 끌렸던 것도 있다. 작가님, 감독님이 나를 많이 믿어주시더라. ‘넌 잘 해낼거야’라는 게 시작부터 있어서 열심히 노력했던 것 같다. (못하겠다 싶은 대사는) 크게 없었다. 내 대사는 다 연진스러웠다. ‘이 말은 좀 심했다’ 싶은 건 있었다. 못되먹었다 싶은 건 있었다. 입에 붙기 힘들어서 어려운 건 없었다. 오히려 잘 살리고 싶은 게 많았다. 동은이한테 하는 대사들. ‘난 잘못한 게 없어 동은아’ 하는 대사들. Q. 임지연에게 ‘더 글로리’란?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기억됐으면 하나.
A. 연진이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큰 용기가 필요했고 도전이었다. 영광스러운 순간을 맞게 해준 작품이었다. 연진이를 떠나서 나한테 주어진 작품, 캐릭터들 거침없이 도전할 줄 아는, 항상 열정적인 배우가 되고 싶다. 정말 절실한 마음으로 했던 작품이 사랑받아서 너무 감사하고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배우가 되도록 하겠다.
[이남경 MBN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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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항상 악역을 하고 싶었다. 오랜 기대 속에서 ‘왜 나한테 한 번도 제대로 된 악역이 찾아오지 않을까?’ 했다. 나이를 먹고 나서 내공있는 선배님들처럼 많이 쌓였을 때 기회가 주어지면 해봐야지 생각을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빨리 매력있는 악역이 주어져서 도전을 하게 됐다. 악역 체질이라는 자신감보다는 그냥 내 안의 악역의 에너지를 많이 끌어내보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막상 보니까 잘 맞아 떨어진 부분, 표정이나 얼굴이 잘 어울리는 것이 보여서 악역으로 만족한다. Q. 시나리오를 받고 박연진이라는 캐릭터를 처음 마주했을 때, 첫인상은 어땠을까.
A. ‘이런 여자가 있나. 어떻게 이렇게 죄책감이 없는 여자가 있을 수가 있지?’라는 게 대본상 크게 와닿았다. 그래서 좀 어려웠다. 선택하는 거는 대본 자체가 너무 재밌었기 때문에 다른 캐릭터로라도 이 작품에 참여했을 것 같다. 막상 연진이를 받고 나서 어디서부터 출발을 해야할까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디어를 내려고 노력했다. ‘연진이가 왜 그랬을까?’부터 이런 이유때문일 거라는 다양한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생각했다가 나중에는 결국 나만 할 수 있는 빌런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분명히 내 얼굴, 내 표정, 내 목소리에 연진이스러운것들이 묻어나는게 있을 거라는 확신이 생기면서 좀 더 수월해지지 않았나 싶다. Q. 그렇다면 제작진 측에서는 연진으로 임지연을 캐스팅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작가님, 감독님 두 분 다 연진이는 착하게 생겼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런데 그 안에서 악마같은 웃음이 나왔으면 좋겠고, 악마 같은 것들이 나오는 천사 같은 얼굴이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나한테 악마같은 무언가를 보셨나보다. 내가 자신감을 많이 내비쳤던 것 같다. 끝까지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연진이가 됐으면 좋겠고, 잘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신감을 많이 내비쳤던 것 같다. Q. 박연진이 아니어도 다른 역으로라도 참여했을 것 같다고 했는데, 해보고 싶던 역할이 있다면?
A. 다 욕심이 난다.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많아서. ‘더 글로리’ 끝나고 ‘마당이 있는 집’을 했는데 그 안에서는 현남 캐릭터와 비슷하다. 남편한테 매맞는 캐릭터를 해서, 이사라(김히어라 분)가 좀 탐난다. 그 언니의 맛이 간 눈이 너무 매력적이지 않았나. (웃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라, 히어라언니의 연기가 좋았기 때문에 그런 역할도 너무 매력적이어서 해보고 싶다. Q. 박연진을 소화한 후 마주한 뒤 ‘나한테도 이런 모습이 있었나?’ 하고 새롭게 발견한 부분은?
A. 그렇게 표정 근육을 활용하는지 몰랐다. ‘내가 진짜 눈썹이 짙은데 저걸 많이 쓰는구나. 미간의 주름이 생각보다 많구나’ 했다. 그런 것들이 좀 많이 보여져서 좋았던 것 같다. 한쪽으로 웃는 버릇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연진이한테 어울렸다. 남편한테 하는 행동들, 예솔이한테 하는 행동들, 엄마같으려고 노력하고, 애교도 많이 떠는 와이프가 되려고도 하고 새롭게 발견한 것들이 많았다. Q. 미혼인 임지연은 이번 작품에서 엄마로 등장했다. 어려움은 없었나.
A. 당연히 쉽지 않았고, 솔직히 엄마로서 역할이 주어진다면 쉽지 않을 것 같다. 연진이라 가능한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어긋난 모성애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예솔이를 낳고 남편이랑 결혼한 것도 연진이의 계획하에 주어진 삶이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다가가니까 쉽지 않았나 싶다. Q. 박연진의 아역으로 등장한 신예은을 본 소감도 궁금하다.
A. 리딩날 처음 만났다. 그 이후에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런데 고민이 많이 많았다. 성인 배우로서 아역이랑 연결되지 않으면 그건 좀 힘들다. ‘이 배우가 하는 톤이나 그런 것들을 많이 잡아야겠다’ 생각했다. 성인과 아역 대사에서 겹치는 게 많아서, 예은 씨가 하는 톤을 잡아보자는 마음으로 리딩날 주의 깊게 들었는데 너무 나랑 비슷하더라. 말하는 말투나 느낌이 너무 비슷해서 ‘그냥 하면 되겠구나’ 생각과 함께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그냥 드라마를 보는 사람으로서 아역배우들이 잘해줘서 고마웠다. Q. 무엇보다 이번 작품을 통해 ‘박연진은 임지연의 인생 캐릭터’라는 말이 많이 나왔다. ‘연진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불려지고 있는데 강렬한 캐릭터로 각인되는 것에 대해 부담은 없나.
A. 항상 하던대로 나한테 주어진 역할에 몰입하다 보면 잊혀지지 않거나 잊혀지더라도 내 방향성대로 배우로서 가는 길을 가고 있고, 연진이는 나온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또 계속해서 이렇게 나만의 색깔, 다양한 색깔을 찾는 배우가 되고 싶다. Q. 기상캐스터로 변신했는데, 이를 준비할 때 힘들지는 않았나.
A. 기상캐스터 장면은 몰아서 찍었다. 다 붙여 놓으면 정말 (대본이) 몇 장은 될 정도로 어렵긴 어려웠다. 현장에 막상 가니까 감독님이 ‘프롬포터를 틀어줄까?’라고 하더라. 입에 버튼 누르면 나올 정도로 외웠는데 프롬포터를 보기에 아깝더라. 실제 기상캐스터가 아니다 보니까 보고 하는 연기가 더 어렵더라. 배우로서 외워서 하는 게 쉬워서 안보고 하려 했다. ‘노력했으니까 NG 나더라도 해볼게요’ 하고 했던 것 같다. 몰아서 찍었지만, 나름 노력한 만큼 좀 잘 나온 것 같다. 기상캐스터 밀리지 않고 딕션, 표정에서 완벽하고 싶었다. Q. 문동은 송혜교와의 호흡도 빼놓을 수 없다. 호흡을 맞추며 어땠을까. 배운 점도 있었을 것 같다.
A. 확실히 선배님의 묵직함과 흔들리지 않는 현장에서의 노하우들이 사실 후배로서 정말 많이 배운 것 같다. 언제나 한결같이 성실하셨고, 굉장히 노력하고 그러는 게 나한테 절실하게 와닿았다. 후배들이나 나라던가 계산되지 않은 감정이 격해져서 따귀를 맞고 멱살을 잡는 그런 순간들이 되게 많았다. 그런 것들도 너무 너그럽게 다 받아주시고, 응원도 많이 해주셨다. 중간중간 칭찬도 많이 해주시고 해주셨다. 혜교언니와 하는 신은 친구들보다 더 빨리 수월하게 진행됐다.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사랑하는 선배님이다. Q. 또한 ‘나이스한 개새끼’로 불리는 박연진의 남편 하도영, 정성일과의 호흡도 궁금하다.
A. 도영이랑 하는 신에서 연진이는 변화폭이 정말 컸다. 처음에는 한없이 와이프로서 애교와 할 수 있는 그런 사랑스럽고 섹시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다가, 의도치않게 도영이에 대한 사랑을 깨닫고 어떻게 보면 자존심이 무너지는 변화가 나타나는 인물이다. 그러면서 좀 되게 다양하게 노력했던 것 같다. 도영이랑 하는 신들은 정말 어려워서 동은이랑 하는 신보다 어려웠다. 어떻게 보면 도영이가 하는 대사에 하나하나 비수가 꽂힌다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들을 대본 분석을 하면서 해맸던 것 같다. Q. 연진은 결국 감옥에 간다. 이후 뒤에는 그가 바뀌었을지, 어땠을지 상상을 해봤나.
A. 연진이는 끝까지 잘못을 몰랐을 것 같다. 연진이가 받는 벌은 연진스럽게 최고의 벌이라고 생각했다. 평생 잘못이 뭔지 모르는 것도 벌이라 생각하고, 자기의 악행을 돌려 받으면서 억울하게 평생 살아갈 것 같다. 벌로 돌아올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에 그 신은 많이 울고 그랬다. Q. ‘더 글로리’ 박연진을 보고 임지연의 학창 시절에 대한 관심도 등장했다. 실제 학창 시절은 어땠나.
A. 학창시절은 귀여웠다. (웃음) 나대는 것 좋아하고 앞장서서 장기자랑이나 이런 걸 좋아했다. 그때도 연기에 대한 꿈이 어렸을 때부터 있었기 때문에 ‘나는 끼 많은 사람이야’라고 표출했던 것 같다. Q. 김은숙 작가는 다수의 ‘파리의 연인’ ‘신사의 품격’ ‘도깨비’ ‘태양의 후예’ ‘미스터 션샤인’ 등 다수의 작품을 히트 친 스타 작가이다. 특히 이번엔 장르물에 도전했다. 그런 작품에 캐스팅 되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김은숙 작가는 ‘잘 안되면 내 탓하면 된다’라는 멋진 말까지 남겼는데 함께 해본 소감은 어떤가. 또 김은숙 작가의 작품 속 다소 오그라드는 대사들이 포인트인데, 이번 작품에서 ‘이거는 하기 힘들다’ 했던 대사들도 있었을까.
A. 나의 글로리시다. 김은숙 작가님과 함께 할 수 있었어서 영광이었다. 그냥 그래서 잘해내고 싶었다. 대본 봤을 때 ‘김은숙 작가님이 쓴 것 맞아?’ 할 정도로 기존에 해오던 작품과 다른 결의 장르물이어서 그것마저도 너무 신선했다. 그래서 끌렸던 것도 있다. 작가님, 감독님이 나를 많이 믿어주시더라. ‘넌 잘 해낼거야’라는 게 시작부터 있어서 열심히 노력했던 것 같다. (못하겠다 싶은 대사는) 크게 없었다. 내 대사는 다 연진스러웠다. ‘이 말은 좀 심했다’ 싶은 건 있었다. 못되먹었다 싶은 건 있었다. 입에 붙기 힘들어서 어려운 건 없었다. 오히려 잘 살리고 싶은 게 많았다. 동은이한테 하는 대사들. ‘난 잘못한 게 없어 동은아’ 하는 대사들. Q. 임지연에게 ‘더 글로리’란?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기억됐으면 하나.
A. 연진이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큰 용기가 필요했고 도전이었다. 영광스러운 순간을 맞게 해준 작품이었다. 연진이를 떠나서 나한테 주어진 작품, 캐릭터들 거침없이 도전할 줄 아는, 항상 열정적인 배우가 되고 싶다. 정말 절실한 마음으로 했던 작품이 사랑받아서 너무 감사하고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배우가 되도록 하겠다.
[이남경 MBN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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