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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이하늬 “박소담, 정말 문화재로 지정하고 싶을 정도”[M+인터뷰②]
기사입력 2023.01.28 07:12:01 | 최종수정 2023.01.31 11:00:09
이하늬 인터뷰 사진=CJ ENM
‘유령’ 이하늬가 해냈다. 설경구, 박소담 등과의 케미를 확실하게 보여주며 극의 무게를 꽉 잡는 중심축이 됐다.
지난 18일 개봉한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 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리는 영화이다.
누가 유령일지 궁금증을 자극한 가운데 이하늬가 ‘유령’의 처음을 열고 끝까지 완벽하게 장식했다. 호평과 함께 박소담, 이솜, 설경구, 박해수 등과의 여러 케미를 제대로 보여줬을뿐만 아니라 성별에도 이질감 없이 동등함을 보여주는 시원하고 타격감 있는 액션 등으로 ‘유령’의 히로인으로 떠올랐다.
그런 가운데 지난 언론배급시사회 당시 박소담은 이하늬와의 케미에 대한 칭찬을 들은 뒤 눈물을 보였고, 이하늬 역시 이를 들은 뒤 함께 울컥하는 모습을 보여 화제였다.
“동지애인 것 같다. 난영(이솜 분)하고 차경(이하늬 분)과 유리코(박소담 분)의 관계에 있어서 1차원적으로 사랑이라고 하는 게 맞을까. 사랑에도 여러 갈래가 있지만 뭐로 표현할까 할 때 에로스, 플라토닉, 동지애, 자매애 등이 있는데 얄팍한 것 같더라. 그 신에서 현장에서 느끼니까 레이어가 더 센 것 같다. 그때 또 소담 배우 개인적으로 아픈 시기였었다. 본인도 몰랐고 동료들도 아무도 몰랐다. 미안함과 자책감도 있는 것 같다. 그걸 채 알지 못했던 것도 그렇고. 그게 살면서 더 그래졌던 것 같은데 슬퍼서보다 복합적인 것 같다. 소담이가 그렇게 말해주는 게 감동스럽기도 하고, 수술하고 난 지 1년 만에 제작보고회를 했더라. 돌아와준 소담이를 보는 마음이 ‘반갑다. 기쁘다’가 아니고 대견하기도 하고 뭉클뭉클하기도 해서 더 그런 것 같다.”
‘유령’ 이하늬 사진=CJ ENM
박소담과 이하늬의 케미는 ‘유령’ 이후 모두의 주목을 받았다. 현장에서의 호흡은 어땠을까.
“잘 맞았다. 어떤 부분에서는 후배가 선배가 만만해야 한다. 너무나 예의가 바르고 하는 것보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편안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주거니 받거니 한 것 같다. 그렇게 당차게 유리코를 할 수 있는 배우가 얼마나 있겠나. 몸이 아픈 상황에서도 단단하게 하는 소담 배우를 보면서 너무 많이 느끼고 배우기도 했다. 그런 소담 배우랑 같이 연기를 하면서 그런 케미가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이뤄지는게, 그게 참 되게 흥미로운 것 같다. 배우가 독단적으로 연기를 하는 것도 그 배우를 좋아하면 모놀로그 같은 거도 매력적이겠지만, 배우들의 케미도 반드시 존재하는 것 같다. 현장에서도, 카메라 밖에서도, 안에서도 그렇고 너무 좋았다. 그게 다른 배우도 있는데 박소담과는 좋았다.”
이하늬의 액션 역시 많은 화제였다. 설경구와 육탄전은 다른 성별이라는 이질감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동등했고, 장총 액션은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기까지 했다.
“‘음악을 저렇게 깔았네?’ 했다. 정말 갈증을 해소시키려고 작정한 느낌이었다. 그 뒤에는 어떻게 보면 감독의 시선이 정말 많이 들어가 있다고 생각했다. 뒤에 후반이 그렇게 나올지 몰랐다. ‘저렇다고?’ 할 정도로 어떤 부분에서는 텍스트로 읽고 연기했을 때까지도 ‘아, 이정도겠다’ 했던 부분이 되게 확장돼서 나온 부분이 있다. 뒤에는 정말 판타지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항일 영화의 비통함이나 깊은 슬픔 이런 것보다 ‘누가 도와주세요’ 하는데 히어로가 나타나서 ‘우다다다’ 하는 느낌이었다. 낯설지만 새롭고 새롭지만 통쾌하고 이래도 되나 싶은데 짜릿한 느낌이었다.”
이하늬의 액션뿐만 아니라 박소담의 총격액션도 쾌감도 대단했다. 이 액션 장면을 혹시 직접 봤을지, 비하인드도 궁금하다.
“같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했다. 정말 대단했다. 박소담은 정말 문화재로 지정하고 싶은 정도이다. 어제도 박소담에게 그랬다. ‘이런 배우는 문화재로 지정해서 특별히 관리해야 하는 거 아닌가’ 본인을 위해서도 건강해야 하지만, 대한민국 영화를 위해서도 건강해야 하지 않나. 독보적이다. 작은 체구에서 어떻게 저런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체구가 보이지 않는다. 얼마나 강단있게 해냈는지…. 뒤늦게 보면 ‘그런 몸 상태였는데 그렇게 한거야?’ 하니까 더 경이로운 거다. 같이 지켜보는 내내도 ‘정말 안지치냐?’ 하고 싶을 정도였다. ‘이렇게 할까요? 저렇게 할까요? 이렇게 할게요’ ‘으다다다 더 빨리 가볼게요’를 주도적으로 했다. 싫은 내색없이 본인 몸을 이렇게 바쳐서 연기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 나중에 맨발로 액션을 한다. 몸을 사리는 게 없다. 정말 멋지다. 내가 나이 많고, 선후배 상관없이 대단하고 문화재로 지정하고 싶었다.”
후반 부 무대 뒤에서 펼쳐지는 설경구와의 액션도 단연코 인상적이었다. 멋있는 장면이 탄생했던 만큼 두 배우의 고충도 존재했을 것 같다.
“어려웠다. 계속해서 차경은 달려드는 자이다. 마지막에 쥰지(설경구 분)도 달려들어야 하다 보니까 ‘안되면 다시’였는데 진이 빠지더라. 3일 정도 찍었는데 하루종일 엎어치기를 하고 그러다 보면 정신이 혼미해질 때도 있더라. 정신은 잡으면 되는데 체력적으로 몸이 ‘나는 분명 이걸 했는데’ 하면서 다르게 나갈 때가 있더라. 체력 준비가 다다. 그런데 그 생각은 초반 때부터 하기는 했다. 맨 마지막에 이 촬영들이 잡혀 있었다. ‘그때를 위해서 체력을 준비해야돼, 절대 체력이 떨어지면 안돼!’ 하고 근육 운동도 개인적으로 트레이닝을 엄청 했다. 날씬하고 건강한 몸이 아니라 ‘나는 전사야, 스파이야. 남자랑 붙어도 해낼 수 있는 사람이야’라고 세뇌했다. 크라부마가라고 격투 무술인데 그런 것도 배웠다. 사람과 사람을 딱 맞닥뜨렸을 때 남자든 여자든 내 체력을 넘어선 존재로, 실제 싸움에서 이기는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트레이닝 됐었고, 총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단련이 된 사람이라 생각했다. 준비가 안된 상태로 대역으로 전혀 할 수가 없다. 단단함이 몸 안에서 뿜어져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걸음걸이도, 일상 생활을 사는 차경이 호텔에 들어가서 두 발을 딛고 카이토를 똑바로 응시했을 때의 단단함은 정말 온 몸에서 나오는 아우라, 짱짱한 기운들, 기세 등이 보여져야 하는 거여야 했다. 오히려 전사없이 존재만으로 보여줘야 해서 준비가 더 필요했다.”
‘유령’ 이하늬 액션 사진=CJ ENM
그렇다면, 트레이닝을 준비하는 기간을 얼마나 걸렸을까.
“촬영이 들어가기 전부터 끝까지 훈련을 받았다. 8개월 전부터 총, 무술 훈련 등을 배웠다. 근력 운동은 일주일에 2-3번 꼭 하려고 한다. 그때는 고강도로 했다. 그때 중량을 치는 건 벌키해질까봐 안했는데 그때는 벌키해지는 건 상관이 없었다. 그때는 여자배우의 가느다란 선보다 차경으로 살아야 하니까 전사의 몸, 스파이의 몸을 키운다. 적진에 나가서도 생존할 수 있는 몸의 생각으로 임했다.”
이런 부분에서 설경구와 이하늬의 액션신에 대해 이해영 감독님은 “설경구는 역도선, 이하늬는 마동석이었다”라고 표현했다.
“너무하시지 않나. (웃음) 이제 여자 마동석으로 불릴 거 아니냐. 정말 동석 선배에 비할 거는 절대 아니지만, 그 기세가 차경에게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촬영에 들어가는 자세가 그래야 했고, 일본 순사 말 중에 그런 말이 있었다. ‘너 참 안지친다. 그런데 그게 장점인지 단점인지 모르겠다’라는 말이 있다. 대한민국 사람에게는 장점이고, 일본 사람에게는 단점이었을 거다. 쥰지에게 바득바득 안되도 될 때까지, 내가 죽어도 귀를 물어 뜯든, 어디를 잡아 뜯든 간에 사생결단하고 내 삶과 죽음을 앞에 두고 계급장 다 떼고 붙는다는 느낌이었다. 안된다 해도 될 때까지. 액션도 가만히 보면 차경은 계속 공격을 하고 쥰지는 계속 방어를 하는 공격을 한다. 그런 액션의 디테일도 있었다. 아마 마동석 선배님을 거론한 거는 죽지 않으려고 기세를 호랑이가 포효하는 기세라 생각하고 그 신을 들어가서 그렇게 표현해주신 것 같다. 나도 차경을 생각하면서 호랑이를 많이 생각했다. 그래서 눈썹 앞코를 살렸으면 좋겠다. 눈썹 코를 아예 세워서 강인하고 여성스러운 눈썹보다 단단하고 강인한 느낌이었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드렸다.”
박소담, 설경구뿐만 아니라 우정출연을 한 이솜과의 장면도 모두가 감탄했다.
“이솜은 정말 되게 포텐이 많은 배우인 것 같다. 여러 얼굴이 있다. 정말 나중에 플래시백으로 ‘잠깐 갔다 올게’ 할 때 우산 밑에서 난영이가 진짜 있던 일을 볼 때 개구쟁이 같은 얼굴도 있고, 아주 농염한 여인의 얼굴도 있고. 실제로도 연기할 때 배려가 많고 같이 할 때 좋았다.”
[이남경 MBN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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