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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H!나운서] 따뜻한 인간미, 아나운서 이병희의 화두

기사입력 2015-11-11 13:5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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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말 잘하는 사람, 혹은 아나테이너죠! 그러나 이들의 ‘진짜’ 사는 얘기는 얼마나 알고 있나요? 똑 부러진 이미지의 아나운서가 아닌 인간적인 면모를 ‘키워드’로 보여드립니다. 이들의 얘기에 ‘아(AH)!’하고 무릎 탁 칠 준비됐나요?<편집자 주>


[MBN스타 이다원 기자] “방송으로 따뜻함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 요즘 고민이에요.”

18년차인 SBS 이병희 아나운서의 입에선 깊은 속내가 흘러나왔다. 정보 교양 프로그램 혹은 뉴스 등을 집중적으로 맡아오면서 지적인 이미지로 부각된 그였지만, 의외로 인간미를 고민하고 있었다.

“아나운서가 기본적인 마음가짐을 어떻게 갖는지 시청자는 다 아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욱 따뜻함을 기본으로 두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인간적인 마음을 전달하는 법을 고민하는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 키워드 총평 : 인간미 철철 넘치는 이병희, 당신은 이미 충분히 따뜻해요

키워드1. 아나운서 18년차, 아쉬운 점 하나

“아버지가 엄하셔서 틀에서 벗어나는 걸 좋아하지 않는 분위기에서 자랐어요. 그래서 방송할 때에도 제가 팍 퍼질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죠. 가끔은 자신을 풀어놔야 방송이 잘 되기도 하는데 늘 뉴스나 교양 프로그램 속에서 정돈된 모습을 보여야 했다고나 할까요? 너무 그쪽으로만 집중해서 다른 경험이 없는 것 같아요. 주어진 현실에 성실하게 임했지만, 간혹 ‘다양한 방송에 경험했다면 어땠을까’란 생각을 하긴 하죠. 그렇다고 지금 큰 욕심이 나는 건 아니예요.”

키워드2. 따뜻함, 그의 화두

“‘아나운서’라면 지적인 이미지가 있잖아요? 하지만 전 시청자에게 평범한 엄마, 아줌마로서 따뜻한 사람으로 각인되고 싶어요. 예를 들면 뜨개질처럼 따뜻한 사람이요. 물론 뜨개질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직접 뜨는 옷보다 파는 상품이 더 낫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한 사람을 위한 정성으로 본다면 뜨개질을 그 어떤 것도 따라올 수 없잖아요? 제 방송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대표작은 없더라도 제 방송을 보고 시청자가 조금이라도 위안을 받는다면 제 할일을 한 것 아닐까요? 그래서 이걸 뉴스 안에서 어떻게 접목할지 현재 고민이에요. ‘힘내라’ ‘잘될거다’라는 뻔한 말보다 기본적으로 따뜻한 마음을 깔고 방송을 한다면 어떻게든 표현이 될 것 같다는 생각만 하고 있어요.”

키워드3. 1년의 미국 생활

“재작년에 1년 정도 육아휴직하고 미국에 갔다왔어요. 입사 15년 만에 처음으로 일을 손에서 놓은 거죠. 그 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쉬면서 제 주위 사람들과 환경에 대한 고마움이 생기더라고요. 친구 하나 없는 타지에서 1년을 가정주부로 오롯이 사는 게 조금 힘들기도 했어요. 그렇게 지내보니 일할 곳이 있고 능력을 발휘하고 인정받는다는 게 얼마나 큰 건지 뼈저리게 느꼈죠. 돌아올 회사가 있다는 것도 감사했고요. 잠시라도 애들을 봐준 가족들도 고맙고, 심심하면 불러낼 수 있는 친구들이 고맙고! 기회만 된다면 10년 이상 일한 사람들은 저처럼 안식년을 갖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돌아와서 더 열심히 일할 것 같거든요. 하하.”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사진=SBS



키워드4. 꽃을 사랑하는 여자

“시집가기 전에 2년 동안 플로리스트로 활동했어요. 그땐 전문적이진 않더라도 매거진에서 일도 하면서 나름 정말 재밌게 생활했죠. 아나운서와 병행하는 게 쉽진 않았지만 다음날 새벽 방송을 해도 깜깜한 밤에 유리 천장 위로 빗소리 들으면서 꽃을 만드는 게 진짜 행복하더라고요. 어떻게 그렇게 살았는지 몰라요. 하하. 결혼한 뒤엔 적극적으로 못 하고 있지만, 나중에 나이가 들면 좋은 사람들과 꽃을 함께 배우면서 다시 즐기고 싶어요.”

키워드5. 두 아이 육아법

이병희는 두 아이의 엄마다. 슈퍼맘으로서 일과 가정, 육아를 양립하기가 쉽지 않다고.

“엄마라는 게 참 어려운 것 같아요. 많이 사랑해주기만 하면 되나? 그건 아니거든요. 저도 사람인지라 애들한테도 가끔은 그저 푸근한 엄마가 되진 못하더라고요. 잔소리도 하게 되고요. 특히 제가 자랄 땐 우리 엄마는 늘 집에서 날 기다려줬는데, 전 직장에 나와 있으니 한 켠으로 애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어요. 사랑 많이 받는 아이들은 비뚤어지지 않잖아요? 그래서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어요. 한없이 사랑을 주려하고 아이를 믿어주고, 그 자체로 사랑해주려고요.”

키워드6. 수확의 작은 기쁨

그는 요즘 아이들과 또 하나의 소일거리가 생겼다. 주말마다 교외로 나가 농장을 가꾸며 흙을 맡고 느끼고 있는 것. 소탈한 일상도 잘 어울리는 그다.

“올해 처음 해봤어요. 그동안 마당 없는 집에 산다는 것 때문에 애들에게 미안했거든요. 한번은 아이들에게 ‘나중엔 마당 있는 집에 가자’라고 했더니 ‘마당이 뭐야’라고 되묻더라고요. 굉장한 충격이었죠. 그래서 바로 문화센터에 텃밭 가꾸기 과정을 신청했어요. 그걸로 대리만족이라도 하게요. 애들이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하하. 이젠 곧 배추도 곧 수확하고, 메주도 만들어요. 사실 메주를 담그면 봄에 간장, 된장을 다 만들어야 하는 엄청난 상황이 오지만 한 번 해보려고요. 올해 이 난관을 잘 헤쳐가는 게 작은 소망입니다.”

[이병희는 누구?] 1976년생으로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1998년 SBS 7기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이후 SBS ‘뉴스퍼레이드’ ‘생방송 투데이’ ‘모닝와이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맡아 안정된 진행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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