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인터뷰] 무대 즐기는 강홍석, 아무도 막을 수 없다
기사입력 2014-12-15 14:46:49 | 최종수정 2014-12-16 10:4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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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스타 김진선 기자]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知者)라는 말은 아마 강홍석을 가리키는 말일 것이다. 강홍석은 박진감 넘치는 140분 공연을 마치고 이루어진 인터뷰에서도 힘든 내색은커녕 “더 놀 수 있는데”라고 말하며, 짓궂게 웃어보였다.
뮤지컬 ‘킹키부츠’로 관객을 찾은 강홍석은 대극장 무대가 처음이다. 하지만 그는 ‘처음 대극장에 오른 설렘’이 아닌, ‘자신이 하고 싶은 작품을 만난’ 물 만난 고기 같았다. 무대 위 진한 메이크업을 다 지우지도 못한 채 인터뷰 장소로 다다른, 강홍석 왼쪽 눈가에 남은 반짝이가 멋있게 느껴지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강홍석은 인터뷰 내내 ‘감사하다’ ‘즐겁다’ ‘행복하다’ 등의 말로, 꿈같은 현실을, 꿈처럼 걷고 있었다.
“롤라 役, 이중세안에 수분크림은 필수”
강홍석이 맡은 롤라는, 여자도 도전하기 힘든 아찔하게 높은 힐을 신고 당당하게 무대를 활보하며, 쉽게 입을 수 없는 원 오프 숄더 원피스를 입고도 여유를 부릴 줄 아는 패셔너블한 드랙퀸(drag queen)이다.
강홍석은 “평생 화장을 한 적 없다. 롤라 역할을 하면서 짙은 화장을 하게 됐고, 덕분에 클렌징 오일, 클렌징 로션으로 이중세안도 하고, 수분크림도 챙겨 바르게 됐다”고 말하며, 얼굴을 만지작거렸다.
이어, 그는 “하이힐 신는 것보다 상하는 피부가 더 힘들다”고 털어놓다가도, “그래도 정말 행복하다”고 덧붙이며 지그시 웃어 보였다. 작품 스토리 상 진한 화장을 허겁지겁 지우고, 그 위에 화장을 덧칠해야 했기 때문에 피부가 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대에서 펄펄 뛰며 관객과 쉴 새 없이 호흡하는 강홍석과 달리, 그의 피부는 마음 편히 숨을 쉴 수 없어 보였다.
“기적 같은 스타 예고? 그저 ‘작품’이 하고 싶어서”
강홍석은 영화 ‘영화는 영화다’, 연극 ‘광해 왕이 된 남자’, 뮤지컬 ‘하이스툴뮤지컬’ ‘전국노래자랑’ 등의 무대에 올랐지만, ‘킹키부츠’처럼 대극장에서 비중 큰 역할을 맡은 것은 처음이다. 조금은 의기양양할 만도 하다. 하지만 그는 “사실 처음에는 부담이 됐다. 나는 대극장, 중극장, 소극장이든 상관없다. 역할 비중에도 관심 없다”고 말했다. 그에게 ‘킹키부츠’의 롤라란, 그저 ‘하고 싶고, 맡고 싶은’ 작품과 역할이었을 뿐이었다.
그의 ‘킹키부츠’ 출연은 지인들의 관심을 끌기에도 충분했다고 했다. 그는 “뮤지컬 하는 선후배나 제작사 분들도 응원을 해준다. 첫 공연 오전에는 응원 문자도 많이 보내주더라”라고 말했다.
강홍석은 “공연을 하는 동생들이 나더러 ‘형을 보면서 꿈을 꿀 수 있게 됐다’고 하더라. 나 같이 본 적도 없는 사람이 롤라 역할을 꿰찼다는 것에 다들 놀라워하는 눈치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치지 말고 잘 해 달라’ 등의 지인들 응원을 잠들기 전에 보며, 마음을 다잡는다고 했다. 그들의 응원이 자신의 원동력이 된다고 말이다.
“뮤지컬은 잘 생긴 사람만 하는 줄 알았죠”
강홍석은 “난 복이 많다. 인복(人福)이 진짜 많은 편이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고 자랑을 하더니, “인문계 고등하고 다니다가 친구 제안에 계원예고에 편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뮤지컬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은 정원영 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뮤지컬은 잘생긴 사람만 하는 줄 알았다. 근데 원영이 형이 세 번이나 나에게 제안했다. 감독과 안산 학교를 찾아올 정도”라고 당시를 회상하며 웃어보였다. 그의 강한 열정을 정원영의 안목이 감지한 듯했다.
인복을 뽐내던 강홍석은 ‘킹키부츠’ 출연진들을 언급하며 ‘드림팀’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창석이나, 오만석, 김무열이 무대와 스크린, 브라운관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모습은 정말 멋지다”라는 말부터, 가창력, 춤, 연기, 외모를 갖춘 정선아를 언급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또, 술친구라고 밝힌 윤소호에 대해 “소탈하고 진한 친구”라고 극찬하는데 이어, 오만석의 작품을 보라고 강력한 제안을 건네며 자신감을 내비쳐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여장까지 하면서 오디션 본 작품 ‘킹키부츠’
‘킹키부츠’ 오디션 당시 여장을 하고 등장한 강홍석의 일화는 그의 ‘열정’과 작품에 대한 ‘절실함’을 입증한다. 강홍석은 “웃기고 싶지 않았다. 의상부터 헤어, 메이크업까지 완벽하게 하고 오디션을 봤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롤라에 빙의한 강홍석의 모습에 해외 스태프들은 그의 노래를 듣기 전부터 그를 롤라 역으로 염두해 뒀다. 하지만, 빌리포터 목소리 버금가는 그의 소울 넘치는 보이스에 스태프들은 혀를 내두르며 ‘롤라의 실존인물’이 한국에 있다고 놀라워했다고 전해진다.
많은 사람들의 극찬과 응원의 중심에 서있는 배우 강홍석은 그럼에도 끊임없이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어떻게 하면 더 아름다워 질까. 어떻게 하면 더 고급스럽게 말할 수 있을까, 고민 한다”며 작품에 몰입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그는 말투에 대해 설명하며 “내 목소리를 버리고 조금 더 아름답게 표현하려고 한다”며 마지막 장면을 몸소 읊어 보여 입을 다물 수 없게 했다.
“섹시하다는 말, 아찔해”
“찰리를 변화시키는 롤라가 주인공이 아닐까”라고 묻는 기자에게 강홍석은 “내 생각에는 찰리가 주인공”이라며 “롤라가 너무 튀고 화려해서 주인공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아버지를 잃고 성장하는 찰리에게 조언을 해주는 게 롤라”라고 확고한 자신의 생각을 내비쳤다.
강홍석은 이미 롤라였다. 그는 “멋있다는 말도 멋지지만, 섹시하다는 말이 아찔하다”며 화통하게 웃어 보였다. 하지만 그의 모습은 확실히 섹시했다. 짙은 화장을 해서도, 하이힐을 신어서도 아니다. 강홍석을 만나는 동안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있는 것은 없다’라는 말이 절감(切感)됐다. 무대를 진정으로 ‘즐기’며 수백 명의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그의 ‘섹시함’은 이미 뇌 속까지 퍼져있었기 때문이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 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 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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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킹키부츠’로 관객을 찾은 강홍석은 대극장 무대가 처음이다. 하지만 그는 ‘처음 대극장에 오른 설렘’이 아닌, ‘자신이 하고 싶은 작품을 만난’ 물 만난 고기 같았다. 무대 위 진한 메이크업을 다 지우지도 못한 채 인터뷰 장소로 다다른, 강홍석 왼쪽 눈가에 남은 반짝이가 멋있게 느껴지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강홍석은 인터뷰 내내 ‘감사하다’ ‘즐겁다’ ‘행복하다’ 등의 말로, 꿈같은 현실을, 꿈처럼 걷고 있었다.
“롤라 役, 이중세안에 수분크림은 필수”
강홍석이 맡은 롤라는, 여자도 도전하기 힘든 아찔하게 높은 힐을 신고 당당하게 무대를 활보하며, 쉽게 입을 수 없는 원 오프 숄더 원피스를 입고도 여유를 부릴 줄 아는 패셔너블한 드랙퀸(drag queen)이다.
강홍석은 “평생 화장을 한 적 없다. 롤라 역할을 하면서 짙은 화장을 하게 됐고, 덕분에 클렌징 오일, 클렌징 로션으로 이중세안도 하고, 수분크림도 챙겨 바르게 됐다”고 말하며, 얼굴을 만지작거렸다.
이어, 그는 “하이힐 신는 것보다 상하는 피부가 더 힘들다”고 털어놓다가도, “그래도 정말 행복하다”고 덧붙이며 지그시 웃어 보였다. 작품 스토리 상 진한 화장을 허겁지겁 지우고, 그 위에 화장을 덧칠해야 했기 때문에 피부가 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대에서 펄펄 뛰며 관객과 쉴 새 없이 호흡하는 강홍석과 달리, 그의 피부는 마음 편히 숨을 쉴 수 없어 보였다.
“기적 같은 스타 예고? 그저 ‘작품’이 하고 싶어서”
강홍석은 영화 ‘영화는 영화다’, 연극 ‘광해 왕이 된 남자’, 뮤지컬 ‘하이스툴뮤지컬’ ‘전국노래자랑’ 등의 무대에 올랐지만, ‘킹키부츠’처럼 대극장에서 비중 큰 역할을 맡은 것은 처음이다. 조금은 의기양양할 만도 하다. 하지만 그는 “사실 처음에는 부담이 됐다. 나는 대극장, 중극장, 소극장이든 상관없다. 역할 비중에도 관심 없다”고 말했다. 그에게 ‘킹키부츠’의 롤라란, 그저 ‘하고 싶고, 맡고 싶은’ 작품과 역할이었을 뿐이었다.
그의 ‘킹키부츠’ 출연은 지인들의 관심을 끌기에도 충분했다고 했다. 그는 “뮤지컬 하는 선후배나 제작사 분들도 응원을 해준다. 첫 공연 오전에는 응원 문자도 많이 보내주더라”라고 말했다.
강홍석은 “공연을 하는 동생들이 나더러 ‘형을 보면서 꿈을 꿀 수 있게 됐다’고 하더라. 나 같이 본 적도 없는 사람이 롤라 역할을 꿰찼다는 것에 다들 놀라워하는 눈치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치지 말고 잘 해 달라’ 등의 지인들 응원을 잠들기 전에 보며, 마음을 다잡는다고 했다. 그들의 응원이 자신의 원동력이 된다고 말이다.
“뮤지컬은 잘 생긴 사람만 하는 줄 알았죠”
강홍석은 “난 복이 많다. 인복(人福)이 진짜 많은 편이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고 자랑을 하더니, “인문계 고등하고 다니다가 친구 제안에 계원예고에 편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뮤지컬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은 정원영 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뮤지컬은 잘생긴 사람만 하는 줄 알았다. 근데 원영이 형이 세 번이나 나에게 제안했다. 감독과 안산 학교를 찾아올 정도”라고 당시를 회상하며 웃어보였다. 그의 강한 열정을 정원영의 안목이 감지한 듯했다.
인복을 뽐내던 강홍석은 ‘킹키부츠’ 출연진들을 언급하며 ‘드림팀’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창석이나, 오만석, 김무열이 무대와 스크린, 브라운관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모습은 정말 멋지다”라는 말부터, 가창력, 춤, 연기, 외모를 갖춘 정선아를 언급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또, 술친구라고 밝힌 윤소호에 대해 “소탈하고 진한 친구”라고 극찬하는데 이어, 오만석의 작품을 보라고 강력한 제안을 건네며 자신감을 내비쳐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여장까지 하면서 오디션 본 작품 ‘킹키부츠’

사진= 이현지 기자
많은 사람들의 극찬과 응원의 중심에 서있는 배우 강홍석은 그럼에도 끊임없이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어떻게 하면 더 아름다워 질까. 어떻게 하면 더 고급스럽게 말할 수 있을까, 고민 한다”며 작품에 몰입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그는 말투에 대해 설명하며 “내 목소리를 버리고 조금 더 아름답게 표현하려고 한다”며 마지막 장면을 몸소 읊어 보여 입을 다물 수 없게 했다.
“섹시하다는 말, 아찔해”
“찰리를 변화시키는 롤라가 주인공이 아닐까”라고 묻는 기자에게 강홍석은 “내 생각에는 찰리가 주인공”이라며 “롤라가 너무 튀고 화려해서 주인공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아버지를 잃고 성장하는 찰리에게 조언을 해주는 게 롤라”라고 확고한 자신의 생각을 내비쳤다.
강홍석은 이미 롤라였다. 그는 “멋있다는 말도 멋지지만, 섹시하다는 말이 아찔하다”며 화통하게 웃어 보였다. 하지만 그의 모습은 확실히 섹시했다. 짙은 화장을 해서도, 하이힐을 신어서도 아니다. 강홍석을 만나는 동안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있는 것은 없다’라는 말이 절감(切感)됐다. 무대를 진정으로 ‘즐기’며 수백 명의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그의 ‘섹시함’은 이미 뇌 속까지 퍼져있었기 때문이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 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 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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