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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 쉽지 않았던 ‘생일’ 할 수밖에 없던 이유 [M+인터뷰①]

기사입력 2019-04-16 06:33:01 | 최종수정 2019-04-16 16:5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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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아픔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그 아픔을 느끼는 누군가가 다수라면 그 아픔은 더욱 크다. ‘생일’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전도연은 출연하기 전까지 고심했고, 어려운 결심을 했다.

영화 ‘생일’(감독 이종언)은 2014년 4월 16일 세상을 떠난 아들의 생일날, 남겨진 이들이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를 담았다.

전도연은 ‘생일’에서 아들 수호(윤찬영 분)를 잃은 엄마 순남으로 분했다. 세월호 유가족의 감정을 전부 다 헤아릴 수도 없고, 그 아픔을 표현한다는 것도 어려운 작업이다. 그렇기에 전도연은 한 차례 ‘생일’ 섭외를 거절했다. 앞서 그는 영화 ‘밀양’을 통해 아이 잃은 엄마 역을 한 차례 맡은 바 있기에, 그것을 그리는 과정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고 있었고, 세월호 참사가 주는 아픔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다. 그러나 그가 이 무거운 고통을 짊어지려고 ‘생일’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밀양’의 신애가 아이 잃은 엄마 역할이다. 이후 안하겠다고 마음을 굳게 먹었다. ‘밀양’의 신애로 제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보여줬다고 생각했다. 그 이상의 엄마의 마음을 생각하지 못했다. 거절했던 이유는 ‘밀양’과 세월호 소재의 부담감이 있었다. (이종언) 감독님은 ‘밀양’ 연출을 했었어서 친분이 있었기 때문에 거절을 하고 나서도 만났다. 감독님은 제가 읽은 순남에 대해 궁금해 하셨다.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표면적으로 거절했지만 마음으로 마음 한켠에 뒀던 것 같다. (‘생일’은) 제가 용기를 내야 했고, 도전을 해야 하는 작품이었다. 세월호 이야기라서 더 다른 부분으로 용기를 냈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가 났던 것은 앞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내서 인간의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 선택했다.”

‘생일’은 휴지 없이는 볼 수 없을 만큼 많은 장면에서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가슴 아픈 일로, 전도연의 마음은 더욱 무거웠을 터다. 그는 더러 두려웠던 순간도 있었지만 순남의 감정에 집중했다.

“시나리오 읽고 나서는 이런 감정을 쏟아낸 감정을 쏟아낼 수 있을까 싶었는데, 오히려 연기할 때는 않았던 것 같다. 시나리오 읽고 이해하고 공감했기에 눈물도 났지만 그 인물로 가까이 접근했을 때는 집중했다. 도망가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 혼자서 오열하는 신인데 아파트 떠내려가라 울라고 하더라. 겁이 났고 무서웠다. 아파트가 떠내려가라 우는 마음이 어떨지, 내가 구현해낼 수 있을지 두려움과 겁이 컸다. 또 아무것도 아닌 신이라고 생각했는데, 대사 한마디가 어려웠던 신이 있다. 정일(설경구 분)에게 이혼서류를 건네 장면이다. 아무 신도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 대사를 뱉기까지가 힘들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서류가 주는 의미, 그를 밀어내는 부담감 무게감이 더 컸던 것 같다.”

이외에도 전도연은 순남이 감정을 쏟아내는 생일 모임신, 핸드폰을 보고 더 이상 확인 되지 않는 메시지를 보는 장면 등에서도 울컥했다고. 실제 자녀를 두고 있는 상황에서 자식을 잃은 엄마의 연기를 한 것에 대해서 그는 “그렇기 때문에 (순남을) 한발자국 물러서서 보려고 했다. 생각을 하게 되지 않나. 슬픔에 앞서 갈까봐 온몸을 던져서 발버둥 쳤던 캐릭터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기사의 2번째 이미지

배우 전도연이 영화 ‘생일’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사진=매니지먼트 숲


그리고 개봉 전 실제 세월호 유가족들과의 만났을 때를 회상하며 ‘생일’ 속 어떤 촬영들 보다 더 힘들고 제일 겁났던 순간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그들과의 만남을 통해 진심을 나눌 수 있었고, 오히려 위로를 받았다며, 가슴 따뜻했던 그날을 언급했다.

“제일 겁이 났던 순간이었다. 극장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게. 울고 계신 분들도 계셨고, 너무 무거워서 겁이 났다. 그분들 앞에 섰을 때 똑바로 못 쳐다보겠더라. 유가족들 앞에 섰을 때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 감독님과 간단한 인사말을 하고, 유가족들이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야기 하던) 중간에 유가족 어머님 한 분이 (유가족) 어머니들이 손수 수를 놓은 지갑을 주셨다. 꽃이 수놓아져 있는데 노란 리본을 묶여 있었다. 감사하다고 손에 쥐어주시는 데 또 죄송했다. 여기 오기까지 어려워하고 불편하고, 힘들어했는데 내가 왜 그랬을까 싶은 거다. 지갑을 받고 눈물이 터졌고, 유가족들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제가 위안 받은 느낌이 들었다. 감사했다.”

MBN스타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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