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中연예] 문와쳐 윤창업 대표 “韓中합작, 더 좋은 콘텐츠를 발견하고 만들 수 있는 힘”
기사입력 2016-05-17 09:25:24 | 최종수정 2016-05-17 23: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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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K-POP), 드라마, 영화 등 수출시대를 넘어, ‘포맷’과 ‘사람’이 중국으로 건너가고 있다. 중국에서는 단순히 한류를 접하는 것이 아닌, 함께 손을 잡으며, 그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이 같은 한류열풍을 불러일으킨 데는 한류배우와 감독, 스태프들까지의 노고가 있다. 중국에서 한류열풍을 직접 느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편집자 주>
[MBN스타 김진선 기자] “합작이란 저에게 ‘창작자로서 국경을 넓히는 과정’이자 ‘더 좋은 콘텐츠를 발견하고, 만들 수 있는 힘’이죠.”
문와쳐 윤창업 대표는 한중합작에 대해 이같이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나는 증인이다’라는 작품으로 중국에서 흥행기록을 세운 윤 대표. 그는 한중합작이 늘어나는 추세가 아닌, 차근차근 중국 산업에 다가가, 중국인의 구미를 당기는 작품성을 갖춘 영화로 성공한 것이었다.
특히 윤 대표는 접근 하는 사고방식이 달랐다. 한중합작이라는 것에 불안함을 느끼는 관계자도 늘어나지만, 윤 대표는 오히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 한국과 중국이라는 나라간의 관계는 중요하지 않다”라고 콘텐츠와 사람 간의 관계를 중요시했다. 스릴러라는, 중국에서는 입증되지 않은 장르로 중국인들의 마음을 움직인 데는 윤 대표의 남다른 마인드가 큰 힘을 발휘한 셈이다.
윤 대표는 ‘문와쳐’라는 회사 이름에 대해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라는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데 이어 “달을 보는 사람이라는 뜻인데, 극 중 유인원에 의해 창조가 시작되는 것처럼, 창작자로서 다가가고 싶었다. 의미나 상징이 잘 맞았다”라고 의미를 전했다. 그는 2001년 영화 전문 투자사 아이엠픽처스에서 영화 ‘엽기적인 그녀’ 마케팅과 해외세일즈 일을 시작하면서, ‘한류’의 촉을 키울 수 있었다.
“당시 ‘엽기적인 그녀’는 아시아에서 한류를 일으킨 작품이다. 그 당시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 시켜줘’와 ‘조폭마누라’도 한류 바람을 일었다. 그렇게 한류와 중국 뿐 아니라 해외시장에 알게 됐다.”
제작사 화인웍스에서 영화 ‘마음이...’를 통해 프로듀서로도 활동한 윤 대표는 2008년 문와쳐를 창립하고, ‘블라인드’를 통해 다시 관객들을 만났다. 뿐만 아니라 중국으로 가는 발판도 디딘 해다.
“2008년, 처음 한국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에서 하는 한중 코비즈 사업이 열렸다. 한중합작 영화가 1년에 한국에서 5편 중국에서 5편, 엄선한 10편을 서로 피칭(Pitching)했다. 양국에서 멘토 두 명 씩 있었다. 당시 ‘짜이찌엔 아니’로 그 자리에 가게 됐고, 처음으로 중국 영화인들이 모인 상태에서 한중합작에 대한 선언을 한 셈이다.”
그 뿐만이 아니라, 2009년 상해 영화제에서 ‘짜이찌엔 아니’가 출품 작품으로 꼽혔고, 폐막식에서 중외합작영화 부문, 투자자들이 꼽은 최고 유망프로젝트 부문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
“한국 영화의 확장과 발전하기 위한 기조 중 하나가 영토의 확장이라고 생각했다. 창작하는 사람으로서 더 많은, 다양한 관객을 만나고 싶었다.”

꾸준히 영화 작업을 하면서, 윤 대표는 합작에 대한 계획을 세웠고, ‘나는 증인이다’로 강한 한방을 날렸다. 비수기임에도 개봉 첫 주 1억2000만 위안(한화 약 212억 원)을 기록하며 중국 박스오피스 1위, 전세계 5위를 차지했고, 개봉 12일 만에 박스오피스 2억 위안(한화 약 360억 원)을 돌파했다. 지난 2일 중국매체 천북재선은 “‘나는 증인이다’는 복잡한 인물관계, 섬세한 심리묘사, 깊은 뜻을 가진 내용으로 2억50000만 위안(한화 약 442억 원)의 박스오피스를 기록했다”라고 보도했다.
“중국 시나리오는 한국 작품에서 35% 정도 바뀌었고, 나와 안상훈 감독, 중국 작가가 함께 했고, 중국 작가가 윤색을 했다. 중국 정서를 알기 때문에 중국 북경영화제와 상해영화제 본선까지 다 올라서 초청이 되기도 했다.”
“안상훈 감독이 ‘블라인드’에 이어 메가폰을 잡게 된 것은 호흡이 맞을 것 같아서였다. 중국에서도 한국 감독이 하길 바랐다. 스릴러를 표현하기에 더 잘 맞다고 했기 때문이다.”
윤 대표는 중국에 대해 “스펙트럼이 넓은 나라”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심의가 까다롭기는 하지만, 카테고리가 많고 다양하고 좋은 소재가 많고 재밌는 것도 많다. 해볼 것이 많은 곳이라는 것이다. 한국은 장르도 획일화 돼있고, 투자배급이 좋아하는 쪽으로 방향이 기울고 있는데, 중국은 장르 뿐 아니라, 제약이 없어, 앞으로 더 발전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특히나, 문화나 사람들의 성향을 알지 못하면 쉽게 덤빌 수 없는 나라다. 심의도 워낙 까다롭지만, 한국과는 다른 감성과 문화차이 때문에, 같은 작품이라도, 한국에서 개봉한 작품과 조금은 다른 구성으로 개봉하기도 한다.
“기획하는 부분에서 문화와 역사, 비즈니스 문화도 잘 알아야 한다. 나 역시 2년 정도 시행착오가 있었다. 그 시간 동안 공부한다고 생각하고, 이것저것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많은 얘기도 들으면서 다시 하나하나 시작하고 있다.”
“중국에 간 가장 큰 이유는 2002년에 유영호(현재 화책유니온픽처스 대표)대표가 당시의 한류에 대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면서 ‘우리 기술력으로 중국에 만드는 것이 한류’라고 말했는데 굉장히 인상 깊었다. 중국에 관심을 갖고 차근차근 준비를 했다.”
한중합작 작품 중 박스오피스 기록을 세운 ‘나는 증인이다’는 스릴러 작품이라는 신선함으로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윤 대표는 ‘나는 증인이다’의 인기 요인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우선 양미와 루한이라는 스타 캐스팅이다. 여배우가 주인공에 20대 젊은 남자배우가 주인공으로 나온다는 설정이 장점이다. 그리고 중국 파트너가 좋았다. 회사 대표 치지는 오기환 감독의 ‘이별계약’을 프로듀서 한 분이기도 한데, 한국영화 산업에 대해 잘 알고 있어, 호흡을 맞추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덕분에 시너지가 날 수 있었다. 또, 스릴러라는 장르 덕분이다. 중국에서는 심의가 까다로워서, 시장을 개척하는 데 비전을 가지고 있다. 어떻게 잘 만드느냐에 대한 고민과 공유하는 과정에서 좋은 기획력이 발휘됐다.”
최근 영화감독이나 피디가 중국으로 향하는 점에 대해 ‘인력이 유출된다’라는 시각도 적잖다. 중국 제작진들과 꾸준한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윤 대표의 관점은 어떨까.
“물론, 그런 관점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더 정확히 말하면, 우리나라에서 만든다고, 무조건 ‘우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음 하는 지점은 있다. 좋은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부분이 중요한데, 그 과정에서 좋은 제작자와 감독, 배우 등은 빠질 수 없지 않나. 그런 관점이다”
“‘좋은 사람과 함께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지’라는 점보다 ‘중국 시장이 크고 자본을 대주니까’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다가가는 것이 안타깝다는 것이다, 한국과 중국이라는 관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좋은 사람들과 인류를 번영시키는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프레임을 맞췄으면 하는 바람이다. 좋은 소재와 영감을 받고 함께 교류할 수 있는 것이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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