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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드라마 공모전 표절’①] 끝이지 않는 ‘표절의혹 잔혹사’

기사입력 2016-06-08 13:16:07 | 최종수정 2016-06-08 18: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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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스타 금빛나 기자] 애석하게도 국내 안방극장에서 일어나는 드라마 표절 시비는 더 이상 충격적이거나 놀라운 사건이 아니게 됐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너무나 많은 드라마들이 1년이 멀다하고 표절 혹은 유사성 논란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때마다 “악의적인 흠집 내기며, 설정은 유사할지 모르나 전체적으로 봤을 때 다르다”는 제작진의 반박 또한 늘 유사하다.

2016년 안방극장 역시 표절의혹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표절 의혹이 제기됐던 작품은 KBS2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와 tvN 드라마 ‘피리부는 사나이’이다. 이중에서도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동네변호사 조들호’ 보다 ‘피리부는 사나이’의 경우가 더욱 시끄러웠다. 그도 그럴 것이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경우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모호할 수 있는 유사성 문제에 명확하게 결론을 내릴 수 있었던 반면 ‘피리부는 사나이’의 경우 제목은 물론이고, 중요 설정과 캐릭터 설정 등의 유사성이 높아 더욱 논란이 일었다.

그동안 크고 작은 표절논란 중에서도 이번 ‘피리부는 사나이’의 표절논란 사례가 더욱 비난을 받는 이유는 표절의혹을 제기한 이가 드라마 공모전에 지원했던 참가자이고, 드라마를 집필한 류용재 작가가 해당 공모전 심사위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공모전에 제출한 작품이 기성 작가의 이름으로 재창조돼 나온다는 의혹은 공모전을 준비하는 이들 사이에서 암암리에 퍼져 있었는데, 이번 ‘피리부는 사나이’가 드라마 공모전 작품을 표절했다는 의혹에 휘말리면서 이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작용을 하게 됐다.

◇ 공모전 드라마 표절 논란의 시초 ‘여름향기’


사실 드라마 공모전에 제출했던 작품을 표절했다는 의혹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공모전 드라마 표절 논란의 시초는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인 2004년 방영된 윤석호 PD이 ‘여름향기’라고 볼 수 있다. 당시 ‘여름향기’에 표절을 제기했던 시나리오 작가는 “10년 전 공모전에 제출한 자신의 작품을 도용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대본 배포금지 소송을 전개해 나갔다. 문제를 제기했던 이 시나리오 작가는 발송사인 KBS와 제작사인 (주)팬엔터테인먼트, 윤석호 PD, 작가 최호연 등을 상대로 1억 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고, 이 소송은 1년 여간 진행됐다. 결국 표절여부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해당 논란은 적절한 합의금을 지급하는 형태로 마무리됐다. 당시 재판부는 한창 물이 올랐던 한류붐이 타격을 입을까 걱정해 피고 측이 원고에게 흡족할 만한 금액을 지급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 공모전에서의 잘못된 만남 ‘청담동 앨리스’


배우 문근영, 박시후의 주연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의 경우도 표절논란으로 한바탕 곤혹을 치른 작품이다. ‘청담동 앨리스’ 또한 문제는 공모전에서 시작됐다. 소설 ‘청담동 오두리’의 이혜영 작가는 당시 드라마와 소설의 제목의 유사성을 제시하며 “CJ문화재단에서 주최하는 한 공모전에서 1차 통과 후 2차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상연 작가, 유명 감독과 화백 등 3명이 심사위원이었고, 이에 박상연 작가에게 싸인을 받으면서 내 소설내용을 이야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상연 작가는 “공모전 당시 면접장소에서 한 명당 주어진 시간은 매우 짧았다. 나 뿐만 아니라 같이 심사하고 함께 싸인해 주었던 윤제균 감독, 방학기 화백, 담당PD 모두 이혜경 작가가 ‘청담동 오두리’에 관한 이야기를 한 것을 기억하지 못했고, 얘길 했다고 하더라도 그 짧은 시간에 얼마나 할 수 있었겠냐”며 “표절시비에 대해서도, 명예훼손에 대해서도 법률적 조치를 포함하여 강력 대응할 생각”이라고 반박했다.

◇ ‘너를 기억해’ 유사한 소재와 아이디어의 우연한 일치


가장 최근에 불거진 드라마 공모전 표절사건으로는 2015년 방영된 KBS2 ‘너를 기억해’가 있다. ‘너를 기억해’ 첫 방송 이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한 통의 글이 올라왔다. 드라마 작가 지망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글쓴이는 “'너를 기억해'를 보고 소재가 너무 똑같아서 궁금증이 생겨 글을 남긴다. 제 작품의 창작연월일은 작년 3월10일과 8월21일에 저작권 등록을 했다. 2년을 준비하고 작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CJ를 비롯한 타방송사 공모전에 제출한 작품”이라며 “‘너를 기억해’와 아역 설정, 프로파일러 부모가 아이를 지하실에 가둔다는 점 등 평범한 소재가 아닌데 상당히 유사한 부분이 있다. ‘세상으로부터 널 지키고 세상을 너로부터 지켜낼거야’라는 대사 또한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너를 기억해’의 제작사는 CJ E&M이었고, 이 같은 드라마 작가 지망생의 글은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너를 기억해’의 권기영 작가 역시 시청자게시판을 통해 “저의 저작권 등록일은 2014년 7월 17일이고 작품 기획은 2013년 말부터 노상훈 감독님과 함께 시작했다”고 표절의혹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제작진 역시 “의혹을 제기한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또한 작업하면서 남긴 작성파일들과 작가와 감독이 나눈 이메일들이 표절을 주장하고 있는 작가 지망생이 작품을 CJ E&M 공모전에 제출한 날짜보다 훨씬 이전부터 있음을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표절여부와 관계없이 초반 표절시비로 발목이 잡힌 ‘너를 기억해’는 아쉬운 시청률을 기록했고, 이후 시청률 반등을 이루지 못한 채 조용히 막을 내려야 했다.

◇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황당한 표절 논란

기사의 3번째 이미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 또한 드라마 초반 드라마 공모전 표절 논란에 휩싸인바 있다. 지난해 SBS문화재단 극본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천원짜리 변호사’의 최수진 작가는 KBS와 제작사 SM C&C, 극본을 맡은 이향희 작가에게 내용증명을 보내며 “‘동네변호사 조들호’에 자신의 작품과 일치하거나 유사한 문장, 줄거리가 있다”고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동네변호사 조들호’ 측은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웹툰 작가 해츨링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인데, 표절 논란이 불거져 당황스럽다. 오히려 ‘천원짜리 변호사’가 2013년부터 연재되고 있는 웹툰 ‘동네변호사 조들호’를 표절한 것이 아닌가 하는 반문이 제기돼야 할 상황에 적반하장으로 이런 의혹을 받게 된 것에 불쾌하다”고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 ‘피리부는 사나이’ 표절논란은 현재 진행형

‘동네변호사 조들호’ 표절논란이 잠잠해지자 ‘피리부는 사나이’ 쪽에서 표절시비가 불거졌다. 웹툰작가 고동동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피리부는 사나이’는 2014년 시나리오 공모전에 응모하여 떨어졌던 나의 작품이다.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분이 1년3개월 후 ‘피리부는 사나이’라는 드라마 극본을 썼다”고 주장하면서 제목과 테러리스트라는 소재와 주요 캐릭터 설정에 대한 유사성을 제시했다.

표절논란에 ‘피리부는 사나이’의 류용재 작가는 “동화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는 수 세기동안 여러 나라에서 수많은 작가들이 재구성한 작품이며 중요 캐릭터 설정 또한 공통분모가 없다. ‘테러를 통한 사회적 복수’라는 키워드 역시 ‘더 테러 라이브’ ‘모범시민’ 등 많은 작품이 공유하고 있는 모티브”라고 밝히며 ‘표절논란’에 대해 정면으로 부인했다.

‘피리부는 사나이’의 경우 드라마는 끝났으나 표절 시비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상황이다. 이 같은 표절논란에 한국만화협회 측은 “공모전 시행시 참여하는 작품을 보호할 장치가 필요하다. 공모전 당선작의 경우 완성된 형태로 발표되기 때문에 작가의 저작권이 보호되지만, 탈락작은 악용의 여지도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아이디어를 선정해 멘토링을 통해 작품을 개발하는 ‘기획개발공모’ 형태의 공모전은 작품 보호에 취약하다. 현재 많은 공모전의 저작권 보호 장치는 심사위원 서약서 정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고동동 작가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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