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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청소년 드라마’①] 90년대 장악했던 청소년물의 흥망성쇠

기사입력 2014-07-28 13:20:04 | 최종수정 2014-07-28 18:3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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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스타 남우정 기자] “그 많던 청소년 드라마들은 어디로 갔을까”

한 때 특정 시간이 되면 청소년들이 TV 앞으로 모이던 때가 있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TV 속 학생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공감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청소년 드라마를 보기 힘들어졌다. 부흥기 당시엔 시즌제로, 지상파 3사가 꾸준히 내놓았던 청소년 드라마는 이제 연례 행사가 됐다. 청소년들을 울렸던 과거 청소년 드라마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 청소년 드라마의 부흥 시작 ‘사춘기’

정준이 주연을 맡았던 MBC ‘사춘기’는 1993년 첫 방송돼 시즌 2까지 나오며 1996년까지 방송됐다. 기존의 교훈적인 메시지를 담았던 드라마들과는 다르게 실제 중고등학생의 일상과 고민을 유쾌하게 표현했다. 정준은 이 드라마를 통해 일약 스타에 등극했으며 시즌2에선 서재경으로 주인공이 교체됐다.

시즌1에 비하면 시즌2의 영향력이 작아지긴 했지만 ‘사춘기’는 변함없이 인기 작품이었다. 뿐만 아니라 시즌1의 ‘육체미 소동’ 에피소드는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 ‘사춘기’의 대항마 ‘공룡선생’-‘사랑이 꽃피는 교실’-‘어른들은 몰라요’

‘사춘기’의 폭발적인 성공은 타 방송사들을 자극했고 채널을 대표하는 청소년 드라마를 제작하게 됐다. SBS는 ‘공룡선생’ 은 매주 금요일마다 청소년들의 단막 에피소드를 전했다. ‘사춘기’와 함께 청소년 드라마 부흥기를 이끌었으며 ‘공룡선생’에 출연했던 배우들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주목받는 스타가 됐다. 신드롬의 주인공인 김희선, 이정재, 가수 박지윤도 ‘공룡선생’을 통해 데뷔했으며 배우 김소연은 중2라는 나이에 ‘공룡선생’에서 고등학생 역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후발 주자인 ‘사랑이 꽃피는 교실’은 신인 연기자를 대거 등장시켜 청소년들의 꿈과 고민에 대해 다뤘다. 지금은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없는 손종욱, 장혜윤, 이오비 등이 출연했으며 아역배우 이민우와 지금은 세상을 떠난 故 박용하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신세대 보고서-어른들은 몰라요’(이하 ‘어른들은 몰라요’)는 학교 시리즈의 원조 격인 작품으로 매회 각기 다른 에피소드와 출연진으로 깨알같이 보는 재미를 선사했다. 대학 진학 문제를 비롯해 선후배간의 군기, 인문계 학생이 아닌 예체능계 학생들의 문제까지 다뤘으며 학생과 기성세대들이 이 문제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까지 가졌다. 최강희, 양동근, 김수근, 하지원, 최민용, 송혜교 등이 출연했으며 매 에피소드마다 출연진이 달랐기 때문에 수많은 연예인들의 등용문으로 작용했다.

<관련 기사> [M+기획…‘청소년드라마’②] 지상파 유일 청소년물 ‘하이스쿨’을 말하다

◇ 또 다른 센세이션 ‘나’

고등학교 방송부를 배경으로 한 ‘나’는 ‘사춘기’와는 또 다른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사춘기’가 학생들의 꿈과 고민을 중심적으로 다뤘다면 ‘나’는 고등학생들 사이의 미묘한 러브라인을 다뤄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드라마 인기로 OST ‘이상기우’, 이예린이 부른 ‘나’까지도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20대였지만 교복이 잘 어울렸던 최강희는 또 다시 고등학생으로 분했고 김정욱, 허영란, 송은영 등이 인기를 모았으며 2기에선 김래원과 안재모가 등장했다. 특히 가수이자 배우인 김수근은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이지훈과 묘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지만 ‘나’를 통해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 제 2의 부흥기 ‘학교’ 시리즈

‘사춘기’가 청소년 드라마를 밖으로 내보이는 데 일조를 했다면 ‘학교’ 시리즈는 신인 배우들의 등용문과 콘텐츠 승부로 시리즈 물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사랑이 꽃피는 계절’(KBS) ‘성장느낌 18세’(SBS) ‘스타트’(KBS) ‘우리는 와이틴’(EBS) ‘감성시대’(EBS) 등의 드라마들이 꾸준히 선보이긴 했지만 ‘학교’만큼의 인기를 얻진 못했다.

1999년 시작한 ‘학교’ 시리즈는 두발 자유화, 일진 문제, 교사들의 체벌, 가출 청소년 등 좀 더 사회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었다. 그 덕분에 시즌2에 등장했던 에피소드 ‘어느날 심장이 말했다’는 교과서에도 실릴 정도였다.

‘학교’ 시리즈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내로라 하는 스타들을 탄생시킨 곳이었고 지금은 스타가 된 작가들의 초년 당시 글을 볼 수 있다. 시즌1의 장혁, 배두나, 김민선, 최강희, 양동근, 시즌2에선 김래원, 김민희, 하지원, 심지호, 이요원, 이동욱, 김흥수, 시즌3의 조인성, 이인혜, 박광현, 시즌4의 공유, 임수정, 이유리 등이 출연했다. ‘해를 품은 달’의 진수완 작가, ‘부활’ ‘상어’의 김지우 작가, ‘베토벤 바이러스’의 홍자람 작가 등도 ‘학교’ 출신이다. 현재 드라마판을 돌리는 인물들이 ‘학교’ 출신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울만 하다.

◇ 청소년 드라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 ‘EBS’

교육방송인 EBS는 꾸준히 청소년 드라마를 탄생시켰다. 중학생 주인공들을 통해 사춘기의 꿈을 그려냈던 ‘우리는 와이틴’은 6개월 만에 종영했고 그 뒤는 ‘우리는 와이틴 감성세대’가 이었다. EBS의 어린이 드라마였던 ‘언제나 푸른마음’의 주인공들이 중학생으로 돌아온 설정이 시청자들과의 유대감을 끈끈하게 했다.

외국어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내일’, 고등학교 연극부원들의 이야기를 그린 ‘네꿈을 펼쳐라’, 학교에서 직접 일어난 사건들을 다큐드라마 식으로 만들어낸 ‘학교 이야기’까지 쭉 명맥을 이어왔지만 2003년 EBS의 청소녀 드라마는 자취를 감췄다.

이후 3년이 지나서야 ‘비밀의 교정’이 등장했다. 매회 에피소드를 엮어갔던 기존 방식과 달리 ‘비밀의 교정’은 24회로 마무리되며 총 6개의 주제로 이어졌다. 만년 1등만 하던 친구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그에 대한 비밀들이 밝혀지는 미스터리 장르 청소년 드라마라 신선함을 선사했다.

특히 EBS 드라마들에서 많은 스타들의 어린 시절을 볼 수 있다. 신화 김동완, 이효리가 짧게 출연했고 ‘네꿈을 펼쳐라’에선 주상욱의 풋풋했던 모습을 볼 수 있다. ‘비밀의 교정’은 이민호, 박보영의 데뷔작으로 이들은 SBS ‘달려라 고등어’에도 또 다시 함께 출연한다. EBS 드라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는 김진이라는 배우다. 어린이 드라마 ‘언제나 푸른마음’을 시작으로 ‘우리는 와이틴 감성시대’ ‘내일’ ‘네꿈을 펼쳐라’ 까지 연달아 출연했다.

◇ 달라진 21C 드라마 ‘반올림’-‘드림하이’-‘정글피쉬’

여중생 옥림의 시선으로 보는 세상 이야기를 그려낸 ‘반올림’은 기존 청소년 드라마들이 학교 문제와 꿈에 대해서만 집중했다면 중학생들의 로맨스까지 그려내 청소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옥림이가 고등학생이 되면서 ‘반올림2’로 바뀌었고 시즌3는 문제아 반의 이야기를 그렸다. 옥림 역의 고아라를 비롯해 유아인, 김시후, 오연서, 이은성, 김정민, 김기범, 김희철, 서준영 등의 스타들의 탄생을 알리기도 했다.

사실 ‘드림하이’는 연작으로 이어가던 청소년 드라마들과는 달리 미니시리즈로 등장해 청소년 드라마 같지 않은, 오히려 뮤직 드라마의 느낌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갔다. 선생님, 의사 등 청소년들이 원하는 직업 순위가 연예인으로 바뀐 현 시대에 맞게 연예 예술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삼았다.

그렇기 때문에 다수의 아이돌들이 출연했고 심지어 박진영까지 연기에 도전해 우려를 낳았다. 주인공이었던 미쓰에이 수지는 초반 발연기 논란을 일으켰지만 점차 안정적으로 변해갔고 그간 조연과 아역들을 전전했던 김수현은 아이돌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연기력을 보여줘 ‘드림하이’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시즌1의 인기로 시즌2까지 제작됐지만 유치한 설정과 에피소드들은 청소년들까지 채널을 돌리게 만들었다.

2008년 제작된 KBS‘정글피쉬’는 학교의 시험지 유출 사건을 소재로 한 단편 드라마였다. 김수현, 박보영, 황찬성 등이 출연했으며 단편 드라마답게 큰 화제를 모으지 못했다. 하지만 ‘정글피쉬’는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성적지상주의 속에 갇혀 고민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리얼하게 그려냈고 문제 의식을 제기해 호평을 받았다.

리얼리티를 강화하기 위해 다큐멘터리 방식을 사용해했고 실제 청소년들의 인터뷰까지 삽입했다. 그 결과 ‘정글피쉬’는 방송계의 퓰리쳐상으로 불리는 피버디상을 비롯해 ABU상 TV청소년 부문 최우수상, 일본 동아시아 PD포럼 우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어 스핀오프작인 ‘정글피쉬2’는 8화 드라마로 제작되었으면 극장판으로까지 탄생됐지만 시청률은 끝내 잡지 못했다.

기사의 2번째 이미지






◇ 3색 매력 2013년 형 청소년 드라마 ‘학교2013’-‘몬스타’-‘사춘기메들리’

2002년 중단됐던 ‘학교’가 2013년 부활한다고 했을땐 우려가 많았다. 연작 드라마였던 ‘학교’가 미니시리즈로, 그것도 피터지는 전쟁이 일어나는 평일 10시대에 안착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와 함께 전작보다 나은 후속작들으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에 많은 기대를 모으지 못했다.

하지만 ‘학교2013’는 아이돌이 아닌 신인 배우들을 대거 기용하고 학생들의 이야기만 다뤘던 기존 청소년 드라마와는 달리 장나라, 최다니엘를 통해서 선생님들의 직업 터전이기도 한 학교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그 결과 초반 입소문을 타고 15%대의 시청률을 기록해냈다. 이 작품으로 이종석과 김우빈은 대세 스타가 됐고 아역 이미지가 강했던 곽정욱은 연기력을 인정받게 됐다.

케이블 채널이 출범하긴 했지만 청소년 드라마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에 tvN은 본인들의 채널색에 맞는 뮤직 드라마 형식의 청소년물 ‘몬스타’를 탄생시켰다. 아이돌 스타가 일반고에 진학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로맨스에, 음악을 통한 아이들의 성장기를 그려냈다.

비스트 용준형이 첫 연기에 도전했고 신예 하연수와 강하늘이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매회 이들이 불렀던 OST도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KBS 단막극의 명맥을 잇고 있는 ‘드라마스페셜’의 연작시리즈였던 ‘사춘기 메들리’는 시골의 한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고등학생들의 풋풋한 로맨스를 그려냈다. 10대들의 고민을 그렸던 청소년 드라마와 달리 러브라인을 강조했다. 곽동연, 곽정욱, 이세영, 최태준, 박정민 등이 자신과 딱 맞는 옷을 입고 완벽한 케미스트리를 발산했다.

무엇보다 사전에 제작된 작품으로 완벽한 퀄리티를 자랑했고 시골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영상미와 불독맨션 이한철이 음악감독을 맡으면서 영상미와 어우러진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비록 심야 시간대에 방송돼 시청률은 낮았지만 ‘드라마스페셜’이기에 가능한 시도로 호평을 받았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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