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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엄정화 “내 나이? 누군가의 희망될 수 있는 최전방”

기사입력 2014-02-13 09:24:47 | 최종수정 2014-02-13 09:3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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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TV 예능국 PD이자 성공한 골드미스 신혜(엄정화분)에게는 남편에게 당당하게 관계를 원하는 친구 미연(문소리 분)과 딸 몰래 연애하는 싱글맘 해영(조민수 분)이 있다. 40대인 세 친구는 진솔하게 성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며 하루하루 친목을 쌓는다. 행복도 잠시 오랜 연인의 결혼소식을 접한 신혜는 분노로 가득차지만 늘 쿨한 척하며 혼자 분노를 참는다. 그러던 찰나 우연스럽게 연하남 현승(이재윤 분)과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현승의 어린나이와 이별 상처가 두려워 실수로 넘어가려는 신혜와 어떻게든 연인사이로 발전하고 싶은 현승. 집요하게 유혹하고 집요하게 밀어내지만 신혜는 달콤한 현승의 유혹을 쉽게 뿌리치지 못한다. / ‘관능의 법칙’


[MBN스타 여수정 기자] 세련된 외모와 철저한 자기관리 때문에 배우 겸 가수 엄정화에게는 범접하기 어려운 포스가 느껴진다. 때문에 주로 ‘세다’ ‘섹시하다’ ‘카리스마 넘친다’ 등으로 그녀를 표현할 수 있지만, 엄정화는 그 누구보다 소녀감성이 충만하다 못해 넘치는 여배우다. 똑 부러지면서도 애교 담긴 말투는 소녀다움을 강조하며 다소곳하게 앉아 경청하고 수줍게 웃는 모습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여성스러움까지 느끼게 돕는다.

1993년 영화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로 데뷔한 엄정화는 그 후 ‘눈동자’로 가요계까지 영역을 넓힌다. 독특하고 기발한 콘셉트로 가요계에 또 다른 역사를 새로 쓴 그녀는 2002년 ‘결혼은 미친짓이다’를 시작으로 스크린과 안방극장에 다시금 등장했다. 로맨스, 스릴러, 코미디, 드라마, 멜로 등 장르불문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 필모그래피를 채웠다.

쌓여진 작품 수만큼 엄정화의 연기는 갈수록 물오르며 이를 칭찬받듯. 각종 영화제에서 최우수연기상, 여우주연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몽타주’로 제21회 대한민국문화연예대상에서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그녀는 1년 후 ‘관능의 법칙’으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어찌보면 꾸준히 작품에서 모습을 보였던 엄정화기에 이번 스크린 등장도 반갑고, 40대인 그녀가 들려주는 40대 여자이야기라 흥미는 배가된 상황이다. ‘관능의 법칙’에서 엄정화는 어린 남자를 만나는 성공한 골드미스 신혜 역을 맡았다. 그녀 역시 골드미스이고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느끼기에 신혜는 엄정화의 아바타 격인 셈이다.

“신혜와 나는 처한 입장이 비슷하다. 신혜도 일을 더욱 좋아하는 여자이고 일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여자다. 이 부분이 나와 닮았다. 난 나이 콤플렉스는 느끼기 때문에 나이에 민감해질 수 있지만 이는 어쩔 수 없다. 20~30대가 있었기에 지금이 있는 것이라 느껴 즐기면 된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드는 것이 좋지는 않지만, 나쁘지만은 않다. 내 나이또래가 최전방이다. 이는 무엇인가를 해나가는데 있어 우리가 앞이라는 말이다. 비록 우리 앞은 없지만 우리 뒷시대는 우리를 보고 희망을 갖거나 마음의 안도감을 가질 수 있다.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나이 콤플렉스는 있지만 그냥 지금을 즐긴다는 엄정화. 그래서인지 그녀는 실제 나이보다 ‘동안’이다. 마음을 긍정적으로 가져서인지 방송을 통해 밝힌 청주 반신욕 덕분인지 20~30대 여배우 못지않게 아름다우며 그녀들이 가지지 못한 농염함과 우아함까지 있다.

엄정화는 성숙미를 고스란히 ‘관능의 법칙’에 담아 ‘신세계’ ‘베를린’ ‘은밀하게 위대하게’ ‘배우는 배우다’ ‘친구2’ ‘창수’ ‘남자가 사랑할 때’ 등 남자영화들 속에서 돋보일 여자영화의 귀환을 알리고 있다. 여자영화의 화려한 귀환은 그저 반갑고 주로 다루지 않은 40대 여자들의 사랑과 성이야기라 더욱 호기심을 자극한다. ‘관능의 법칙’의 무엇이 그녀를 매료시켰을까.

“작품 선택에 있어 연령대를 위주로 선택하지 않는다. 주로 시나리오를 보고 선택하는데 이번작품은 명필름 제작이라는 말에 90% 호감을 가진 작품이기도 하다. 재미있는 영화라면 나 역시 보고 싶어 작품을 선택한다. ‘관능의 법칙’은 20대 여성들도 쉽게 공감할 영화이자 아마 모든 연령대가 공감 가능할 작품이다. 영화 속 주인공들의 사연이 정말 재미있었다. 처음에는 나도 웃으면서 관람하다 뒤로 갈수록 진지해지더라. (웃음) ‘싱글즈’가 있었기에 ‘관능의 법칙’을 하게 된 것 같다. ‘싱글즈’ 후 밝은 역할을 할 수 있게 돼 이번 작품은 애착이 가더라. 또한 여자들 이야기라 반갑고 ‘싱글즈’ 권칠인 감독님을 다시 만나 예전을 추억할 수 있어 감회가 남달랐다. 현재 영화계에 여성영화 시나리오가 없다. 나의 바람이 있다면 여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들이 잘돼서 많이 기획되고 많은 시나리오가 생기는 것이다. 만약 ‘관능의 법칙’에 이어 50대 여자이야기를 그린 작품이 나온다면 시나리오를 보고 마음에 들면 흔쾌히 출연을 결정할지도 모르겠다. (웃음)”

10대 소녀들의 성과 사랑이야기는 ‘몽정기2’ 20대는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 30대는 ‘싱글즈’ 40대는 ‘관능의 법칙’이다. ‘관능의 법칙’이 그동안 잠잠했던 여성영화의 개봉에 불을 지피고 있어 의미가 남다르고 여성 관객들에게는 고마운 작품이다. 이미 엄정화는 ‘싱글즈’로 30대 여자이야기를 표현한 바 있기에 이러한 연기에는 일가견이 있을 것이며, 그녀가 보일 40대 여자이야기는 기대할 만하다.

“30대 여자이야기를 그린 ‘싱글즈’는 앞으로의 일과 30대만이 느낄 수 있는 고민거리가 담긴 작품이다. 때문에 ‘관능의 법칙’은 느낌이 다르더라. 시간이 흐른 만큼 ‘싱글즈’ 때 느낀 정서와 감정들이 ‘관능의 법칙’ 때는 또 달라지더라. 영화 촬영 전에 ‘싱글즈’를 봤는데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더라. 고(故) 장진영의 모습이 정말 예쁘더라. 때문에 그저 아깝고 안타까웠다. 나에게 있어 ‘싱글즈’는 기분 좋게만 볼 수 없는 작품이다.”

‘싱글즈’ 촬영 당시를 떠올리던 엄정화는 미소도 잠시, 고(故) 장진영을 생각하는 듯 순간 정적이 흐르기도 했다. 방송에서 주로 보였던 씩씩하고 당찬 이미지는 온데간데없고 쿨한 척, 괜찮은 척하며 뒤에 숨겨진 슬픔을 내비친 셈이다. 정적도 잠시 엄정화는 영화에 대해 소개하며 화제를 전환했다.

“많은 이들이 40대 사랑과 20~30대 사랑의 차이점을 묻는데 다를 건 없다. 단지 40대의 사랑이 더 열정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관능적이라는 게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웃음) 무엇인가는 초월한 것 같은 섹시미를 관능적이라고 하는 건지. 뭐라고 말로 표현할 수는 없는 느낌이다. 극중 나를 제외한 다른 배우들의 배역에 대한 욕심은 없었고 단지 ‘싱글즈’ 동미의 10년 후 모습이 신혜, 해영, 미연 중에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또한 남자 상대 후보 중 이재윤이 가장 좋다고 생각해 추천했다. 이재윤의 얼굴에는 여자를 대할 때의 숙련됨보다 골격은 크지만 해맑고 순수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좋았다.”

엄정화가 강력 추천한 이재윤은 근육질 몸매에 해맑게 웃는 베이비페이스로 그녀는 물론 여성관객들의 마음까지 사로잡는다. 문소리, 조민수와 달리 연하남과 커플연기를 펼친 그녀는 부러움을 사며 일종의 대리만족까지 안긴다. 때문에 두 배우들 보다 격정적인 커플연기로 파격적인 노출까지 선보인다. 노출에 대해 엄정화는 “작품이 좋으면 노출장면을 찍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장면이 캡처돼 다른 방면으로 쓰일까봐 걱정되며 이 때문에 노출을 망설이기도 한다”며 노출에 대한 여배우의 걱정을 토로했다.

2014년 ‘관능의 법칙’으로 조민수, 문소리와 함께 어린 여동생들을 위한 사랑 지침서를 남긴 엄정화. 일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높은 만큼 그녀의 이번년도 계획은 어떨까.

기사의 2번째 이미지

사진=이현지 기자

“음반도 연기도 계속 도전하고 싶다. 어떨 때는 나의 앨범을 누가 기다릴까 생각하지만 나를 위해 하고 싶다. 앨범준비도 좋은 작품도 계속 만나고 싶다. 여전히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을 보면 자극을 받곤 한다. 나 역시 진짜 좋은 배우이고 싶다. 제50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는데 정말 좋고 받고 싶었던 상이다. 오래전부터 오기도 있었고 언젠가는 좋은 상을 받을 수 있는 연기를 해 수상해야지 꿈꿨는데 이루어졌다. 단순히 상을 받아서가 아니라 소망 중 하나를 이뤘기에 스스로에게 의미가 크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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