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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예능 편집’①] 예능 PD 4人이 말하는 ‘편집의 모든 것’

기사입력 2015-02-16 08:34:00 | 최종수정 2015-02-16 09:2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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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스타 손진아 기자] 편집의 힘은 대단하다. 예능프로그램의 희비(喜悲)가 엇갈리는데 편집의 힘이 크게 일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편집으로 위기에 닥친 프로그램을 살리기도 하며, 교묘한 편집으로 시청자를 낚고 출연진을 마녀사냥으로 몰고 가게 되는 상황을 만들어 대중들에게 큰 비난을 받기도 한다.

예능 PD들이 말하는 ‘편집’이란 무엇일까. tvN ‘삼시세끼’의 나영석 PD, KBS2 ‘1박2일’의 유호진 PD, MBC ‘진짜 사나이’의 김민종 PD, SBS ‘룸메이트’의 박상혁 PD에게 ‘편집’에 대한 모든 것을 물어봤다.

◇ 한 회 분량을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나영석 PD(이하 나 PD): 상상 이상의 시간이 든다. 쉽게 설명하자면 엄청 숙달된 5명의 PD가 금요일 방송을 위해 일요일 짐을 싸서 방송국에 들어온다. 그리고 금요일 오후 방송이 되고, 짐가방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 토요일 밀린 빨래를 돌리고, 일요일 다시 나온다. 토요일 하루 쉰다. 그 정도로 시간이 오래 걸리고 힘든 작업이다.

유호진 PD(이하 유 PD): 촬영 이후에 후반 작업만 보게 되면 닷새 정도 걸린다고 보면 된다.

김민종 PD(이하 김 PD): 한 회 분량 만드는데 일주일 정도 걸린다. 편집 기사들이 순서 편집이라고 해서 제일 기초적인 편집을 하는 기간까지 치면 8일 정도 걸린다.

박상혁 PD(이하 박 PD): 하루에 찍은 게 한 회가 나가는 셈이다. 지금 쓰고 있는 카메라가 한 60대 정도 된다. 같은 24시간이지만 방이 여러 개 있으니까 5개의 방 상황을 모두 체크를 할 수가 없다. 그래서 편집할 때 한 방 한 방 다 체크를 해야 되기 때문에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 편집을 나눠서 테이프를 다 보고 가편집을 하고 캐릭터나 스토리 방향을 잡고 다시 편집을 하고 시간을 줄이고 한다. 촬영을 밖에서 하는데 촬영과 상관없이 따로 구성된 편집 팀이 계속 움직이고 있다.

◇ 보통 촬영 분량이 얼마나 나오며 편집해서 추리면 얼마나 추려지나요?

나 PD: 요즘은 테이프가 아닌 메모리로 한다. 어마어마한 양의 메모리를 잡아먹는다. 장르마다 다른데 특히 관찰 예능이 그렇다. 카메라 대수도 많고 허공만 찍고 있는 카메라도 있다. 24시간을 찍어도 그 중 쓸 만 한건 몇 분 나오지 않는다. ‘삼시세끼’ 같은 경우 옥택연과 이서진 두 명이 시골에 가서 뭘 그렇게 하겠나.(웃음) 어쨌든 그 안에서 이야기를 끌어내고 스토리를 짜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속된 말로 우리끼리는 ‘붙일 게 있냐’는 용어를 쓴다. 게임을 한다거나 대결을 하면 붙일 게 있다. 예를 들어, 시작, 대결한다, 누가 1위 했다, 누가 벌칙 받는다 정도를 쭉 이으면 20분은 훅 간다. 하지만 관찰 예능은 아니다. 하루의 분량을 재밌고 즐거운 한 시간의 분량으로 압축해야 하니 어떤 부분을 선택하고, 그 살린 부분은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갈지, 어떤 음악을 깔고 어떤 자막을 사용하는지 등은 쉬운 일이 아니다. 숙달된 PD가 일주일 내내 그걸 붙들고 앉아서 해도 20분 분량의 영상을 만들기란 사실 쉽지 않다. 관찰 예능 리얼리티가 더욱 그렇다. 버리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유 PD: 저희는 테이프도 있고 메모리도 있고 디스크도 있다. 여러 종류로 쓴다. 순 녹화 시간은 24시간 정도 된다. 평균으로 치면 24시간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카메라가 평균 10대 정도 딸려있다고 보면 60분 기준으로 옛날 테이프 기준으로 300~400개 정도 나온다.

김 PD: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하루 24시간을 다 촬영하면 그게 90분 정도 방송이 나가게 된다. 24시간을 한 곳에서 찍는 게 아니라 여러 곳으로 나뉘어 찢어져서 찍고 여러 팀이 나눠서 찍고 그러기 때문에 양이 많아진다. 카메라 개수도 15대 정도씩 쓰고 거기에 담긴 내용이 다 다르니까 양은 엄청나다.

박 PD: 테라바이트(TB) 단위로 쓰는데 보통 스튜디오 프로그램들은 1TB를 안 넘는다. 보통 ‘런닝맨’ 같은 경우 50TB, 60TB 정도 쓰고 ‘룸메이트’ 같은 경우 하루 찍으면 70TB 정도 나온다. 점점 관찰 프로로 가면서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 같다. 게임을 하고 도전만 하는 거면 그 시간만 찍으면 된다. 그러면 그 부분을 갖고 찍는 사람들도 뭘 찍었는지를 알고 출연하는 사람들도 어떤 걸 찍었는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관찰예능으로 가면서 하는 사람들, 찍는 사람들도 이게 나갈지 모른다. 일단 다 찍어놓고 보는 시스템으로 가니까 일이 많아지는 거다.

◇ 예능에서 ‘편집’이란 무엇일까요?

나 PD: 옛날에 ‘1박2일’ 같은 리얼리티 예능에 대본이 있냐 없냐는 논란이 많았다. 요즘은 ‘편집’이 대본을 쓰는 일이다. 옛날에는 작가가 이런 걸 찍겠다고 결정하고 그걸 카메라로 담아내는 게 방식이었다면, 요즘은 아무거나 하세요 라고 하고 연출진은 손을 놓고 있다. 그리고 촬영이 끝나면 이 영상을 수거해서 그 때부터 대본을 쓰기 시작하는 거다.

유 PD: 옛날에 편집이라는 건 실제로 일어났던 상황 중에 굳이 시청자들이 보지 않아도 되는 지루한 부분들을 버리고 재밌는 부분만 추려내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버라이어티 프로가 자리를 잡고 나서부터는 편집이란 건 현장에서 일어난 각각의 상황과 사건들을 하나의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로 묶어내는 과정이다. 예전엔 불필요한 걸 덜어내고 단순히 재밌는 것들을 추려서 연속하는 과정이었다면 점점 편집이 중요해지면서 사람의 표정, 넘어지는 장면 등이 각각 떨어져 있을 때는 의미 없는 사건들을 시간 순서대로 연결시켜서 하나의 임의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김 PD: 예능에서 편집은 엄청 중요하다. 갈수록 편집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이고 촬영 때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도 편집으로 자막이나 CG, 음악을 입혀서 한 이야기를 만들 수도 있다. 무의미해 보이는 모습들도 다 모아 놓으면 하나의 캐릭터를 구축할 수가 있으니까 촬영만큼 중요한 부분이다.

박 PD: 요즘 같은 경우 관찰예능이 되면서 디테일하게 됐다, 작은 감춰진 것들을 발굴하는 작업인 것 같다. 또 하나는 일상적인 생활 안에서 스토리를 찾는 게 어렵고 중요한 것 같다.
기사의 3번째 이미지


◇ 각 프로그램만의 편집 스타일은?

나 PD: 예를 들어 이서진이 아이스크림을 먹고 읍내에 나가고 그랬는데 이걸 아이스크림을 먹는 장면은 재밌으니 살리고 그 뒤에 부분은 중요하지 않으니 빼자, 이런 식의 이야기를 만드는 거다. 드라마는 드라마 작가가 쓴 대본을 열심히 찍는 것이라면 리얼리티 예능은 열심히 촬영한 후 그것을 한땀 한땀 대본을 쓰는 작업인 거다. 그 작업을 일주일 안에 해내야 하니 그렇게 짐가방을 싸오고 하는 거다.

유 PD: 이 프로그램의 시청자 층이 어른들이 더 많고 오래된 분들이 많아서 일부러라도 조금 더 느리고 조금 더 이해하기 쉬운, 그리고 덜 트렌디하더라도 조금 더 친절하고 조금 더 알기 쉬운 편집을 하도록 노력하는 편이다. 또 하나는 좀 더 따뜻하고 인간적이고 자연스러운 부분이 보일 수 있는 부분을 중점으로 생각하고 있다.

김 PD: 인물의 캐릭터를 제일 잘 부각시킬 수 있도록 편집을 많이 신경 쓰는 것 같다. 그리고 ‘진짜사나이’ 같은 경우 단회성으로 가는 게 아니라 드라마처럼 연속성이 있고 스토리가 이어진다. 전회에 나왔던 스토리나 연관성을 많이 가져가려고 플래시백을 넣거나 해서 신경 쓰는 편이다.

박 PD: 기본적으로 관계를 찾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한 집에 살고 있기 때문에 ‘저 사람과 저 사람 사이에는 케미가 돋는다’ ‘두 사람은 아직 어색한 것 같다’ 등의 라인들을 찾아서 보여주는 게 되게 중요한 것 같다. 성인이고 같이 모여 사는 거기 때문에 관계를 중요시 한다. 그 안에서의 얽히고설킨 드라마 같은 관계를 찾아내는 게 관건이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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