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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무대에서 살아있음을 느낀다” 뮤지컬 배우 김성철

기사입력 2015-04-16 14: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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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스타 김진선 기자] 김성철은 그야말로 대학로의 ‘핫’한 배우다. 뮤지컬 ‘사춘기’를 통해 대중들을 만났고, 두 번 째 작품 ‘마이 버킷 리스트’를 통해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두 번째 작품에서부터 2인극 주연을 맡은 것은 단순히 김성철의 노래와 연기 실력이 좋아서만은 아니었다. 김성철은 무대에서 일어나는 돌발 상황도 자연스럽게 승화시킬 줄 아는 재치, 자신만의 해기를 표현하는 색을 지닌 배우였다. 그는 이미 준비가 다 돼 있었고, 그의 발동은 이미 제어가 풀린 상태였다.

작품을 본 뒤 이루어진 인터뷰에서, 김성철을 피곤한 기색이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공연장에서 인터뷰 장소까지 이동하는 사이에도, 흥얼흥얼 노래하더니 “즐겁다”고 터놓고 말했다. 목에 헤드셋을 두른 채 이마에는 머리띠를 찬 김성철에게는 막냇동생 같은 짓궂은 구석이 영락없이 묻어났다.

하지만 자리에 앉자 그는 사뭇 진지했다. 김성철은 ‘마이버킷’을 하게 된 점에 대해 “‘사춘기’가 끝나고 운 좋게 오디션을 보게 됐고, ‘마이 버킷’을 하게 됐다”며 “두 번째 작품이고, 2인극이라는 생각보다, 채워야 할 부분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결과적으로 밀도 싸움인데, 주민진과 많은 얘기를 하며 해기에 빠져들었다”고 조근 조근 말했다.

김성철은 “형은 초연에 이어 ‘마이 버킷’ 두 번째 무대 아닌가. 해기에 훨씬 많이 안다고 생각해서, 내가 본 해기와 형이 바라봤을 때 캐릭터가 어긋나거나, 해기스럽지 않은 부분에 대해 얘기를 많이 나눴다”고 덧붙였다.

김성철이 표현하는 ‘마이버킷’의 해기

뮤지컬 ‘마이 버킷 리스트’(이하 ‘마이 버킷’)은 시한부 생을 사는 해기와, 삶의 의미를 모르고 살던 강구의 이야기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장례식’이라는 주제로, 해기와 강구가 함께 여는 콘서트가 극의 시작이다.

극 중 해기를 맡은 김성철은 찢어진 수첩을 보고도 주민진과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이어나가고, 커피 잔으로 토끼를 흉내 내는 장난을 치는 등, 극에서 자유롭게 표현을 펼친다. 뿐만 아니라, 애잔한 눈빛으로 강구를 바라보거나, 입을 삐죽거리기도 하고, 요상한 표정을 지어 관객들의 배꼽을 잡는다.

김성철은 시한부 생을 사는 해기를 너무 안타깝지 않게, 능청과 짓궂은 행동으로 닫혀있던 강구의 마음 뿐 아니라, 관객들의 마음도 활짝 열게 만든다. 이에 대해 그는 “난 굉장히 긍정적인 성격”이라며 “내가 긍정적이고, 자유로운 영혼이라 극도 그렇게 살리고 싶었다. 해기는 소심하고 억압된 친구였지만, 시한부 판정을 받고 어떤 면으로 좀 더 자유로워지지 않았을까”라고 꼭꼭 눌러 말했다.

극 중 티 없이 밝지만, 사실 해기의 마음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김성철의 생각이다.

김성철은 “해기가 병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말하면서 웃지 않느냐. 하지만 아무렇지도 아닌 게 아닐 것이다. 괜찮다고 웃지만 결코 그렇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하며 손으로 한 쪽 가슴을 쓸어내렸다.

“‘마이버킷’에서 좋아하는 대사는...”

‘마이버킷’에서 김성철은 연극적인 묘미를 한껏 살렸다. 대사 뿐 아니라 표정과 동작 역시 자신이 채워가는 부분이 많은 느낌이다. 이에 대해 김성철은 “대본이라는 텍스트에서 크게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다. 내가 애드리브를 할 때 더해지는 분명 재미는 있을지 몰라도, 역할에 이입되지 않은 채 개그욕심을 부리는 것은 터무니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무대 경험이 많지도, 않고 내 즉각적인 행동에 상대 배우가 어떻게 반응할 지도 모르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혼자만 무대에서 띄는 것이 아닌, 함께 극을 자연스럽게 이어나가는 것을 생각하는 김성철에게서 작품에 대한 애정과 작품에 대한 욕심이 묻어났다.

김성철은 ‘마이 버킷’에서 좋아하는 넘버를 묻는 말에 “프레스콜 때 얘기 했는데”라고 답했다. 그는 앞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강구의 노래를 꼽으며 “‘마이버킷’의 클라이맥스라 생각한다. 콘서트를 진행하는데, 가장 큰 드라마가 표현된다고 생각한다. 곡의 멜로디도 좋고 드라마도 좋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극 중 좋아하는 대사에도 강구의 말을 꼽았다. 김성철은 “해기가 강구에게 ‘아무도 안 울었으면 좋겠어. 안 울었으면’이라고 말하는데, 강구가 ‘콘서트 열면 누가 너를 기억하겠어. 나만 쳐다보지’라고 답한다”며 “강구만의 표현 아닌가. 그의 따뜻함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근데 관객들이 그 장면에서 웃는다. 왜 웃을까”라고 털어놓으며 고개를 갸우뚱댔다.

“연기를 한다는 것, 축복 아닌가”

기사의 2번째 이미지

김성철은 “연기하는 게 좋다. 그 자체로 좋다”고 말하며 짓궂은 표정을 지었다. 그는 돌연 기자에게 “그림 그리는 것 좋아하느냐”고 묻더니 “연기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주관적이기 때문에”라고 말했다. 그는 “모두를 만족 시키는 거보다 한 사람이라도 만족을 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자신의 생각을 내보였다.

김성철의 연기관은 또렷했다. 작품이나, 연기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눈빛이 바뀌었고, 말투에도 확신이 묻어났다. 자유로운 영혼인 듯, 타인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 듯 작은 동작에도 여유를 풍기는 동시에 형용할 수 없는 광기가 느껴졌다. 이에 대해 김성철은 “광기가 있는 말은 인정한다. 학교 다닐 때도 그런 말을 종종 들었다”고 답하며 하하 웃어 보였다.

특히 김성철 “연기를 할 때 살아있다는 것을 느낀다.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내가 열심히,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는 것 같다. 난 ‘연기를 하는 사람’ 아닌가. 연기를 한다는 것이 열심히 살게 해주는 시간”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김성철은 그는 “하고 싶은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인 것 같다. 언제나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요새 자유분방함이 좀 사라진 것 같다. 상념을 지우고, 다시 하늘을 바라봐야 겠다. 새롭게, 김성철만이 할 수 있는 것을 다시 생각해야 겠다”고 덧붙였다.

연기를 할 때 살아있다는 것을 느낀다는 김성철의 말대로, 무대에서 김성철의 팔딱거림이 전해졌다. 그의 팔딱거림이 잔향으로 남을 수 있는 이유는 김성철만이 표현할 수 있는 광기 때문이 아닐까. 진한 듯 여릿하지만, 극의 방향을 정확하게 캐치하고 표현하는 김성철. 이는 그가 극에서 튀지 않지만, 김성철 자체로 빛을 발할 수 있는 이유이자 ‘핫’하다는 표현만으로 가둘 수 없는 까닭이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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