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기사 > 기사

기사목록 인쇄 |  글자크기 + -

[M+개그人] 이봉원, ‘곰팽이’와 ‘시커먼스’ 넘고 이젠 ‘사극 도전’

기사입력 2016-05-08 12:42:01

기사 나도 한마디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우리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이들을 만나봅니다. ‘멋있음’ 대신 ‘웃음’을 택한 용기 있는 자들이 꿈꾸는 코미디는 어떤 모습일까요? 웃음 뒤에 가려진 이들의 열정과 고통, 비전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입니다. <편집자 주>


[MBN스타 유지혜 기자] 코미디언 이봉원, 그는 ‘박미선 남편’이 아닌 콩트형 개그의 ‘원조’였다.

최근 이봉원은 TV보다는 라디오에서 더 많이 활동하고 있다. 그런 이봉원을 TV에서 본 것 같단 느낌이 드는 건 바로 방송인 박미선의 남편이기 때문. 그는 박미선의 ‘철없는 남편’으로 끊임없이 토크의 화두에 오른다. 하지만 그는 군사정권 시절 병영개그를 무대에 올린 사람이었고, 쓴 소리를 아끼지 않는 개그계 ‘큰 선배’였다. 그런 이봉원이 이젠 ‘사극 연기’에 도전한다.



◇ ‘동작그만’의 ‘곰팽이’를 기억하시나요

1984년 KBS 개그콘테스트 2기로 데뷔한 이봉원은 1991년 KBS ‘유머1번지’의 ‘동작그만’에서 ‘곰팽이’ 캐릭터로 많은 인기를 누렸다. ‘곰팽이’는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이를 제대로 말 하지 못하고, 늘 선임들의 구박을 받았던 인물이다. 단순하고 극적인 바보 캐릭터가 유행하던 당시 코미디 무대에서는 눈에 띄는 캐릭터였다.

‘곰팽이’라는 캐릭터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 사람’을 표방하는 캐릭터로, 공감을 일으켜 많은 인기를 누렸다. 15분이란 긴 호흡에도 3년간 장수하면서 이봉원이란 인물을 대중에 제대로 각인시킨 계기가 됐다.

2010년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이봉원은 잘 나가던 ‘동작그만’이 인기 있었던 이유에 대해 “당시 ‘동작 그만’이 방송되던 때가 군사정권 때였는데 군사정권임에도 불구하고 군인을 다뤘다”며 일종의 금기사항을 다뤄 60만의 군인을 고정 팬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군인과 예비역들이 ‘공감’을 할 수 있는 현실 기반 개그였던 것.

이봉원은 2015년 3월 코미디 콘서트 형식의 연극으로 ‘동작그만’을 재탄생시켰다. 이상운과 ‘메기’, ‘곰팽이’ 시절로 돌아간 이봉원은 80년대 콩트개그를 그리워하는 팬들에 향수를 선물하기도 했다.



◇ 시커먼스, 시커먼스, 시커먼시커먼 시커먼스~

그는 1987년 KBS2 ‘쇼 비디오 자키’의 ‘시커먼스’에서 장두석과 함께 콤비를 이뤄 또 다시 전성기를 누렸다. 시꺼먼 피부색에 한껏 부풀린 파마 머리를 하고 ‘시커먼스 시커먼스’를 외치던 이봉원의 유행어는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이봉원은 ‘시커먼스’를 회상하며 “랩 개그의 시초”라고 말하기도 했다.

‘시커먼스’는 원래 특집방송에서 ‘블랙 이글스’라는 이름으로 선보였으나 인기를 얻고 곧바로 정규 코너로 넘어가게 됐다. 폭발적인 인기에 이봉원은 “아이들이 따라할 때 얼굴에 검은 칠을 할 게 없어서 연탄 판매가 늘어날 정도”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는 1988년 서울 올림픽 직전 ‘흑인 비하’라는 이유로 갑작스럽게 폐지되는 ‘비운’을 겪었다.

이봉원이 전성기를 누렸던 1980년대 중반은 콩트형 개그의 전성기이기도 했다. 당시 ‘쇼 비디오 자키’에서만 해도 임하룡, 양종철, 오재미 등이 활약한 ‘도시의 천사들’, 김미화 김한국의 ‘쓰리랑 부부’, 최양락, 임미숙, 엄용수 등의 ‘네로25시’ 등의 코너가 있었다. 이들 모두 지금까지 회자될 정도로 유명세를 탔던 코너들. 이봉원은 이런 ‘개그 붐’에 힘입어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이봉원은 1989년 ‘쇼 비디오 자키’에서 장두석과 ‘니캉내캉’이라는 음악 개그 2탄을 탄생시키기도 하고, 1991년 ‘유머 1번지’의 ‘밤이면 밤마다’ 코너를 통해 김미화와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이런 활약 덕분에 그는 1987년 제1회 KBS 코미디 연기 대상 남자 신인상, 1990년 제4회 KBS 코미디 대상 남자 조연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 실과 바늘, 이봉원과 박미선

한창 잘 나가던 이봉원은 1999년 3월 코미디 연출을 공부하기 위해 홀연히 일본으로 건너갔다. 1993년 후배 개그우먼인 박미선과 결혼을 하고 이미 가정을 꾸린 상태에서 결정한 일본 유학이었다. 그는 1년간 일본어학교에서 일본어를 배우고 나서 2년제 전문학교인 도쿄비주얼아트 연구과에 입학했다.

남편의 유학 생활을 뒷바라지하고, 그가 돌아와 프로덕션을 차리는 등 각종 사업에 도전할 때도 박미선은 그를 묵묵히 응원했다. 훗날 박미선은 ‘줌마테이너’ 열풍에 각종 방송 MC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토크의 중심은 역시 ‘철없는 남편’ 이봉원. 이봉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그런 박미선의 토크에 “별로 기분 나쁘지 않다”고 말하며 “(박)미선이가 고생을 많이 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한때 이런 토크 때문에 이봉원은 ‘가장으로서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박미선은 ‘2009 MBC 방송연예대상’ 등 자신이 수상을 할 때 마다 “나의 남편 이봉원”을 앞세워 진한 고마움을 전하며 그런 비판을 일축했다. 이봉원 또한 2010년 ‘SBS 연예대상’에서 “SBS와 20년 연을 맺었지만 건진 게 하나 있다면 박미선”이라고 말하며 ‘코미디전망대’에서 만나 결혼에 골인한 아내 박미선을 언급해 부부간의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 개그계의 ‘미스터 쓴 소리’ 이봉원

이봉원은 개그계의 ‘큰선배’가 되면서 쓴 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4050 세대가 공감할 만한 콩트형 개그가 사라지고 2030 세대 관객이 중심이 되는 개그 프로그램에 “과거 ‘유머1번지’ 등은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보면서 웃었고 세대차이는 없었다. 그만큼 ‘대중적’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대중적’이란 의미를 다시 새겨보기를 바란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기사의 3번째 이미지



또한 점점 빨라지는 웃음 코드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 인터뷰에서 이봉원은 ‘개그콘서트’와 ‘웃찾사’를 다 챙겨본다고 말하며 “웃음 코드가 점점 빨라지는데 모든 세대가 함께 TV 앞에 앉아 웃을 수 있는 ‘다른 방식’을 찾아봤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 이봉원을 향해 전문가들은 ‘핍박 받으며 거기에 대응하는 진솔한 연기’의 대가로 평가하기도 했다. 지금의 ‘말’ 위주의 개그 코드가 아닌 표정과 연기에서 슬픔의 정서를 표현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이봉원의 코미디가 4050 아날로그 세대들이 원하는 코미디상이라는 것. 그런 이봉원은 각종 특집 방송에서 1980년대 당시 개그맨들과 함께 과거 코너를 재현하는 특집을 진행해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 도전을 멈추지 않는 그의 ‘또 다른 도전’

이봉원은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바로 첫 사극 연기. 그는 MBC 새 주말드라마 ‘옥중화’에서 포도대장 역을 맡아 이병훈 PD와 작업을 하게 됐다. 그의 인생 최초의 사극 연기라 더욱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게다가 ‘사극의 거장’ 이병훈 PD가 그의 ‘콩트 연기’를 높게 평가해 웃음 코드로 ‘간택’한 인물이 바로 이봉원이다.

과연 이봉원은 또 다른 도전인 ‘사극’이란 장르에도 빛을 발할 수 있을까. 그의 끝없는 도전에 많은 시청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이봉원은 누구?

1963년 8월 5일생의 이봉원은 1984년 KBS 개그콘테스트 2기로 데뷔했다. ‘시커먼스’ ‘동작그만’ 등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개그우먼 박미선과 부부다. 한참 활동할 무렵 1999년 3월 코미디 연출을 공부하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갔다. 귀국 후에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프로덕션을 설립해 직접 연출도 하고 코미디언이 되겠다는 후배들의 연기를 지도하기도 했다. 2000년대 후반부터는 라디오에서 DJ로 왕성한 활약을 보였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벤트

가장 많이 본 뉴스

MBN 스타

  1. 이이경, 추가 폭로 나왔다 “가슴이 부끄...
  2. 박나래, 합의 하자고 부른 前 매니저에 ...
  3. ‘모범택시3’ 이명로, 승부조작 강요 벗...
  4. ‘BTS 정국과 열애설’ 에스파 윈터, ...
  5. 정재형, 박나래 ‘주사 이모’ 의혹 불똥...
  6. 박나래 ‘오해’ 푼 거 아니었나…매니저 ...
  7. ‘전현무계획3’ 가비, “걸그룹 최고의 ...
  8. 성시경 소속사, 미등록 운영 혐의로 檢 ...
  9. ‘조폭연루설’ 조세호, ‘유퀴즈’ ‘1박...
  10. 임영웅, 전 지역 전 회차 전석 매진…‘...

전체

  1. '세금반칙왕' 공개…권혁 3938억 '체...
  2. 육해공 총출동 피란민 50만 명…전면전 ...
  3. "저희 나라 가장 듣기 싫어" 이 대통령...
  4. 이재명 대통령 연일 쿠팡 겨냥 "회사 망...
  5. '외벌이' 남편에 12억 복권 당첨 숨기...
  6. 재판서 발 뺀 윤영호 "세간 회자되는 진...
  7. '압구정 115억' 신고가…41세가 현금...
  8. 하루 "엄마, 저 왕 됐습니다"…트로트계...
  9. 국내 대학 입학에 장교 입대, 아이돌 가...
  10. "크리스마스 조롱" 비난에 맥도날드 AI...

정치

  1. "그래서 '죄명'이라 쓰지 않나"…이 대...
  2. "조민 '무혐의' 기사는 왜 하나도 없나...
  3. 이준석 "이 대통령 환단고기를 믿나, 대...
  4. "저희 나라 가장 듣기 싫어" 이 대통령...
  5. 김혜경 여사 "국민 마음 하나로 모으길"...
  6. 나경원 "이 대통령 '책갈피 달러 밀반출...
  7. 필리버스터 도중 큰절 송석준 "비상계엄 ...
  8. 한동훈 "특검 수사 정보, 민주당에 줬는...
  9. 박수현 "정청래, 친명·친청 갈라치기 막...
  10. 쿠팡, 최근 2년간 정부·국회 퇴직 공직...

경제

  1. '세금반칙왕' 공개…권혁 3938억 '체...
  2. 5만원도 버거운데…결혼식 축의금 '10만...
  3. 이재명 대통령 연일 쿠팡 겨냥 "회사 망...
  4. 삼성 두 번 접는 스마트폰 '갤럭시 Z ...
  5. '압구정 115억' 신고가…41세가 현금...
  6. 국내 대학 입학에 장교 입대, 아이돌 가...
  7. 고시 붙고도 3분의 1 백수…알바 전전하...
  8. 2025 대한민국 신성장경영대상 시상식…...
  9. 너도나도 "제철 방어 먹자"…공급 줄어 ...
  10. 알짜 서리풀 '2차 공청회'도 무산…정부...

사회

  1. "엄마·남친만 4대 보험 가입"…폭로 또...
  2.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매몰자 전원 수습...
  3. "모친-전 남친만 4대보험 가입" 또 폭...
  4. '밤새 눈이 얼까' 밤샘 제설작업…'습설...
  5. [날씨] 밤까지 중부 폭설…내일 서쪽 다...
  6. 경찰, 광주 도서관 붕괴 압수수색…시공사...
  7. 수도권 밤사이 눈 최대 7cm…이 시각 ...
  8. 롯데백화점 "노조 조끼 입은 손님 제지,...
  9. 광주 공공도서관 붕괴사고 매몰자 전원 수...
  10. "날 무시해?"…지인 흉기로 살해한 50...

가장 많이 본 뉴스

국제

  1. 육해공 총출동 피란민 50만 명…전면전 ...
  2. 미 워싱턴주 홍수로 수만 명 대피 "비상...
  3. BBC "한국 수능 영어 미쳤다, 고대 ...
  4. '한일령' K팝에 불똥…일본 멤버 아이돌...
  5. 여성 6명과 나란히 선 트럼프…'성착취범...
  6. 가스차단 10분 만에 '펑'…미국 캘리포...
  7. 4일 만에 또 지진…'대지진 올까' 일본...
  8. 트럼프 "태국·캄보디아, 교전 중단·평화...
  9. "크리스마스 조롱" 비난에 맥도날드 AI...
  10. "챗GPT와 대화하다 망상에 빠져 모친 ...

문화

  1. 팝핀현준, 수업 중 욕설·성적 수치심 발...
  2. 너희들이 두부전 맛을 알아?…'최악의 음...
  3. '60~70년대 톱배우' 김지미, 미국서...
  4. '60~70년대 톱배우' 김지미, 미국서...
  5. 국내 최장수 교양지 '샘터' 무기한 휴간...
  6. 신예 가수 하루, KBS1 아침마당 왕중...
  7. 황준호 작가, 중앙갤러리와 함께 2025...
  8. 서울남부교도소에 '송림 갤러리' 개관
  9. 초이락, 국내 최초 '호빵맨' IP 종합...
  10. 19세기 클래식계를 달군 '러브스토리'…...

연예

  1. 이채연, 비투비와 한식구 됐다…DOD와 ...
  2. ‘믿고 듣는 배우’ 박은빈, 신곡 ‘눈의...
  3. 김세정, 신보 ‘태양계’ 콘셉트 포토 공...
  4. 솔라, 오늘(13일) 뮤지컬 ‘슈가’ 출...
  5. ‘이강달’ 강태오, 김세정 진짜 정체 알...
  6. ‘스파이크 워’ 송민준, “올라운더 플레...
  7. 온앤오프, 제복스타일 단체 포스터 공개…...
  8. 윤민수, 母 김경자와 헤어스타일 논쟁 발...
  9. ‘모범택시3’ 이명로, 승부조작 강요 벗...
  10. ‘전현무계획3’ 가비, “걸그룹 최고의 ...

스포츠

  1. 김연경 "은퇴 후 찾은 일상의 행복…여성...
  2. '수고했다 손부장'…토트넘 레전드 손흥민...
  3. '배구여제' 김연경, 제14회 MBN 여...
  4. 'MBN 여성스포츠대상 챌린지상' 신현진...
  5. '여신'으로 변신한 선수들…'여왕'은 배...
  6. 한국 조별리그 세 경기 '최소 86만 원...
  7. [오늘의 장면] 17살이 챔스에서 3경기...
  8. '여신'으로 변신한 선수들…'여왕'은 배...
  9. 국민체육진흥공단 "2025년 튼튼머니, ...
  10. '타격왕' 양의지, 10번째 황금장갑 수...

생활 · 건강

  1. 한화 하주석, 치어리더 김연정과 6일 결...
  2. LG 트윈스, 2025 한국시리즈 우승…...
  3. 주말에 눈 '펑펑' 온다…수도권 등 중부...
  4. 성인 남성 21.4% "용변 후 손 안 ...
  5. '2025 MBN 서울마라톤' 개최…주요...
  6. 원로배우 윤일봉 별세…윤혜진 부친상·엄태...
  7. "반려견과 힐링하세요"…'고독(GO DO...
  8. [인디북 리포트]기획으로 찾는 독립출판의...
  9. [인디북 리포트] 책을 읽지 않는 시대,...
  10. "오늘 눈 많이 내려요"…서울 등 중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