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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버스킹] 아진, 꽃 같은 외모 속에 감춰진 진짜 ‘반전’

기사입력 2015-02-28 13: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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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스타 남우정 기자] “제 기본 감성이 그저 밝진 않아요”

새하얀 피부에 긴 생머리, 바람이 불면 날라 갈 것 같은 여리여리한 몸매, 해맑은 웃음까지 순정 만화 속 여주인공 같은 외모의 소유자인 아진(Azin)에게서 나온 말은 의외였다. 한 마디 한 마디 할 때마다 눈이 반달로 접힐 듯 웃으며 얘기한 사람이 맞나 싶었다.

그러한 의아함은 아진의 음악에서도 나타났다. 청아한 목소리로 리스너들의 귀를 사로잡았던 아진은 자신이 직접 만든 일레트로닉 앨범을 내고 진짜 본인의 색을 드러냈다.

◇ “타이틀곡 ‘원한다면’의 원래 제목은…”

아진의 첫 EP ‘데벨로페’(Dvelopp)는 다른 뮤지션의 음반에 참여하거나 싱글을 발표한 적은 있지만 그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처음으로 만든 앨범이다. 그것도 소속사 파스텔뮤직에 들어간 지 4년만에서야 나올 수 있었다.

“첫 앨범이라서 애착이 많이 간다. 처음이니까 시행착오도 겪고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이 길어졌다. 방향을 잡고 제 앨범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 아예 다 엎기도 하면서 늦어졌지만 볼 때마다 힘들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앨범 타이틀인 ‘데벨로페’는 발레 용어로 다리를 뻗는 동작을 의미한다. 해당 동작처럼 앞으로 음악적으로 뻗어 나가고 싶다는 아진의 포부가 담겼다. 일레트로닉이라는 장르를 기반으로 한 이번 앨범의 프로듀싱을 캐스커 준오와 함께하긴 했지만 아진은 전곡을 작곡하고 뮤직비디오, 앨범 재킷까지 모든 것에 참여할 만큼 정성을 보여줬다.

“앨범 전체적으로 어두운 느낌이 있는데 기본적인 감성이 그리 밝지 않다. 보통 밝아 보이긴 하는데 가슴 속의 아픔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제 이야기를 많이 풀어냈고 몽환적이면서 연기같은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만들었다. 채도를 완전히 뺀, 무채색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타이틀곡으로 ‘원한다면’이 선정된 것도 그런 그의 성향과 연결되어 있기도 하다. 앞서 싱글로도 발매된 적이 있는 ‘소 하이’(SO HIGH)와 ‘원한다면’ 중에서 타이틀곡을 고심하던 아진은 좀 더 듣기 편한 곡인 ‘소하이’는 싱글로 발매하고 앨범 전체의 색을 보여주기 위해 ‘원한다면’을 타이틀곡으로 낙점했다. 3번이나 다시 녹음하면서 고생을 했지만 ‘원한다면’은 아진의 이번 앨범의 색을 잘 드러내는 곡이다.

“‘원한다면’은 곡을 쓸 때 한 번에 나왔다. 자연스럽게 흘러서 듣기 좋더라. 그래서 타이틀곡으로 해보고 싶었다. 녹음할 때 이전에 했던 스타일과 달리 힘있게 부르느라 3번이나 녹음을 다시 했다. 원래 제목은 ‘딜리트’(DELETE)였는데 가수는 노래 제목 따라간다고 해서 급하게 ‘원한다면’으로 바꿨다.(웃음)”

◇ “어쿠스틱 음악 기대하는 분들 많겠지만…”

이제야 첫 EP를 발매하는 신인인 아진이지만 그의 이름을 낯설지 않다. 에피톤프로젝트, 캐스커 준오, 알레그로의 앨범에서 객원보컬로 참여했고 파스텔뮤직에서 발매하는 프로젝트 앨범인 ‘사랑의 단상’엔 자신의 곡을 넣기로 했다.

여러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한 아진에게 가장 잘 맞았던 사람과 힘들었던 사람을 꼽아달라고 하자 난감한 웃음을 지었다. 최근 작업한 알레그로와의 호흡이 좋았고 캐스커 준오는 개인적인 선호 음악 스타일이라고 꼽았지만 어려웠던 파트너에 대해선 “보컬 비중이 클 때 힘들다”고 즉답을 피했다.

콕 찝어서 아진의 이름을 가장 널리 알리게 해준 에피톤프로젝트과의 작업기를 물어보자 “아무래도 발라드가 많다 보니 녹음하면서 어려움을 있다. 에피톤프로젝트의 곡은 보컬 비중이 크니까 숨소리 하나까지 잡아내더라. ‘플레어’를 부를 땐 ‘어질어질한 느낌으로 불러라’고 해서 힘들었는데 음원이 나와보니 그 느낌을 알겠더라. 후 보정을 하고 나니 에피톤프로젝트가 주문한 느낌이 살아났다”며 난감한 웃음을 지었다.

사실 이번 앨범은 아진의 목소리를 좋아하던 이들에겐 아쉬울 수도 있다. 일레트로닉이라는 장르에만 집중했고 연주곡만 담긴 트랙 등을 통해 보컬보다는 사운드의 색을 더 살렸기 때문이다.

“의도한 바도 있었다. 제가 발라드를 부를 때랑 일레트로닉 음악을 할 때랑 보컬의 비중이 다르다. 좋은 사운드를 들려주기 위한 방안이었다. 처음 내는 앨범이기 때문에 나만의 사운드를 보여주겠다는 욕심이기 보단 찾아가는 과정이다.”

에피톤프로젝트의 ‘플레어’, 캐스커 준오의 ‘거절’, 알레그로 ‘여전히 그대라는 걸’ 등의 곡들을 부르는 아진에게 대중들이 기대했던 것은 그의 보이스를 살린 듣기 편하면서도 말랑말랑한 발라드였을 것이다. 하지만 완전히 예상은 빗나갔다. ‘같은 사람이 맞나’라는 느낌을 줄 정도로 달라졌다.

“다들 저에게 기대하는 게 어쿠스틱한 음악이었을 것 같다. 근데 완전 다른 방향으로 나와서 ‘어떡하지’라는 걱정도 있다. 앨범을 내면서도 기대반 걱정반이다. 너무 다른 모습이라 괜찮을까 걱정도 있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이런 음악이라는 걸 보여주는 게 목표였다.”

기사의 2번째 이미지

◇ “언젠가 무용음악 만들고 싶다”

아진은 원래 무용학도였다. 대학에서도 현대 무용을 전공했고 약 10여년의 시간을 무용 한 길만 파고 살아왔다. 물론 무용을 하면서 다양한 음악을 접하고 폭넓게 들었다. 단순히 음악을 만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으로 취미로 배우는 정도였다. 하지만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 음악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음악을 하겠다는 동기부여를 해준 것은 바로 일렉트로닉이라는 장르다. 무용을 하면서 어렸을 때부터 전자음악을 접했던 아진은 실험적인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래서 무용을 그만두고 기기들을 통해 연주곡을 만드는 것에 재미를 느꼈고 파스텔뮤직 공개 오디션에 응모하면서 음악인으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음악이 좋아서 주위에 물어가면서 배우던 단계였는데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배우게 됐다. 곡을 만들어서 친구들에게 들려주곤 했는데 음악하는 분들 사이에서 경험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원래 무용수의 꿈이 컸고 해외에서 나가서 한국을 알리고 싶었다. 근데 부상을 당하면서 막연하게 좋아하는 것을 시작할 용기를 준 것 같다. 부상이 계기가 됐다.”

아진의 일렉트로닉 사랑은 대단했다. 자신의 음악색을 표현할 땐 진지하고 명확하게 의사를 밝혔고 보컬로서의 가능성을 열어두긴 했지만 그는 아직까진 음악을 만드는 게 더 재미있다며 웃었다. 맑은 목소리를 타고난 보컬인 줄만 알았더니 뼛속까지 뮤지션이었다. 깨끗하고 예쁘지만 쉽게 다루기 힘든 유리처럼 아진의 내면을 담긴 음악은 더 깊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한다.

“전자음악에 욕심이 있다 보니 더 잘하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하고 싶다. 더 노하우가 쌓이면 언젠가 무용음악을 만들고 싶기도 하다. 모든 것을 꺼내낼 순 없지만 제 생각이나 감성을 음악으로 보여주고 공유하고 싶다.”

남우정 기자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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