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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오늘 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늘보’ 전성우

기사입력 2015-07-26 15: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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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스타 금빛나 기자] “늘보의 뜻이요? ‘늘 보고싶다’의 줄임말 아닐까요?”

늘보라는 별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잠시 머뭇거리던 전성우는 늘보의 뜻을 설명한 뒤 민망한 듯 웃음을 터뜨렸다. 말투나 외모가 나무늘보를 닮아서 늘보라는 별명이 붙었다는 건 이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능청스럽게 말하는 전성우로 인해 그 순간만큼은 ‘늘보’를 정말로 ‘늘 보고 싶다’의 뜻으로 납득하고 말았다. 실제 인터뷰를 통해 느낀 전성우는 ‘늘 보고싶은’의 수준은 아니더라도 ‘계속 지켜보고 싶은’ 배우였으니 말이다.

무대 위 고운 미성과 여리여리한 꽃미모로 현 ‘뮤지컬계의 프린스’로 불리고 있는 배우 전성우는 여린 미모와는 달리 의외로 다부지고 단단한 스물아홉의 청년이었다. 본인은 “왜 저와 대화를 하는 사람마다 진지하다고 하는 걸까요?”라며 한숨 아닌 한숨을 내쉬었지만, 전성우 특유의 느리지만 힘이 담긴 말투는 듣는 이들에게 신뢰를 주기 충분했다.


현재 전성우는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에서 보수적인 가톨릭 기숙학교에서 외모, 성적, 운동실력까지 완벽한 최고의 킹카 제이슨으로 분해 열연 중이다. 킹카가 된 소감이 어떠하냐 물어봤더니 “그냥 누릴 수 있을 때 많이 누리려 하고 있다”고 내심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캐릭터 설명만 놓고 보면 제이슨은 완벽한 남자에요. 저는 킹카가 아니라서.(웃음) 캐릭터 설명에 포커스를 두고, 킹카로 보이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하기 보다는 극을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제이슨의 생각이나 상황, 고민, 갈등 등을 보여주기 위해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어요. 제가 바라본 제이슨은 외강내유 스타일이에요. 겉으로 봤을 때는 뭐든지 잘 할 것 같은 아이인데. 그 내면에는 주위의 기대에 대한 부담감과 잘 해야 한다는 심리적인 압박이 클 것이라고 봤거든요. 충분히 외부적으로나 내부적으로 충돌이 일어날 수 있는 인물로 봤죠.”

동성애, 마약, 혼전임신 등 다소 자극적인 소재를 그려낸 ‘베어 더 뮤지컬’은 보수적인 카톨릭계 고등학교에서 비밀리에 교제 중인 피터와 제이슨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베어’라는 작품 자체가 가벼운 내용은 아니에요. 분명 아이들 개개인 마다 100% 이해를 못 할 수 있어요. 우리는 어른이기 때문에. 그 아이들의 입장에서 봐라봐 주신다면 좋은 작품임에는 분명해요.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도 있고. 단순한 거부감이나 색안경이 아닌 있는 그대로 봐 주시면 후회 없는 공연이 되실 것 같아요.”

스물아홉의 나이에서 10년이 어려져 열아홉 살의 킹카가 된 전성우에게 그렇다면 실제 고등학교 시절 ‘19살의 전성우’에 대해 물어보았다. 과연 킹카 제이슨처럼 그 역시 고등학교 시절 인기가 많았는지 말이다. 질문을 마치자 전성우는 마치 큰 일 날 소리를 한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

“겸손한 척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조용한 성격의 남학생이었어요. 원래 말이 정말 없었거든요. 이 일을 하면서 많이 바뀐 편이에요. 아무래도 사람들 앞에 서야 하는 일을 하다 보니, 그런 부분(조용한 성격)을 바꿔야하겠다 생각했고, 실제 바꾸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많아요. 안 그래 보인다고요?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많이 좋아진 거예요. 하하.”

낮고 조근조근한 말투에 차분한 성격은 듣는 이들의 마음을 한결 차분케 했다. 한 마디를 하더라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모범적인 답변을 하는 전성우였지만 그가 선택한 작품을 살펴보면 ‘모범적’이라기보다는 ‘파격’에 가까웠다. 10대 임신, 낙태, 동성애 등을 다룬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부터 ‘쓰릴미’ ‘베어 더 뮤지컬’ 연극 ‘엠.버터플라이’(M.Butterfly) 등의 작품이 주를 이룬 것이다. 물론 연극 ‘밀당의 탄생’이나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를 통해 발랄함을 뽐내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출연작들은 묵직한 무게가 있었다.

“어떤 특별한 기준을 놓고 작품을 하는 건 아니에요. 다만 ‘왜 해야 하는가’ ‘나는 이 작품을 통해 뭘 말하고 싶은가’에 대해 생각하고 작품을 선정했을 뿐인데, 뒤 돌아 보니 소재가 세거나 메시지가 강하거나 그런 것이 많더라고요. ‘베어 더 뮤지컬’을 선택한 이유는, 이 작품을 보고 아픔을 겪고 성장하면서 어른이 돼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느꼈기 때문이에요. 극중 인물들을 보면 모두 각자의 이유로 후회를 하지만, 또 후회를 극복하고 한 단계 더 성장하게 되죠. 제가 연기한 제이슨은 어른이 되지 못한 채 죽었지만, 그의 죽음은 다른 곳에서 성숙을 이룰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굉장히 입체적인 인물이라는 생각도 했죠.”


극중 피터는 당당한 커밍아웃을 원하지만, 모두의 신망과 사랑을 받고 있는 제이슨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잃을까 이를 거부한다. 졸업식에서 학생 대표로 나서게 된 제이슨은 졸업을 앞둔 시점에서 자신의 모든 비밀과 치부가 사람들 앞에 공개되고, 의지할 곳 없이 방황을 하다가 결국 독약을 마시고 생을 마감한다.

“처음 작품을 봤을 때 솔직히 제이슨이 이해되지 않았어요. 세상 살다보면 이보다 힘든 일이 얼마나 많은데…이성적으로 판단을 하니 해답이 나오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이성적인 판단을 배제하고 오로지 제이슨의 마음으로 이해하고자 노력했어요. 물론 여전히 100%는 아지만 이제 조금 이해가 되는 것은 19살, 아직 미숙한 나이잖아요. 제이슨만 놓고 보자면 비록 죽음이라는 선택은 해서는 안 되는 잘못된 선택이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 같아요. 사람들은 동성애라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고, 동반자이자 친구인 피터 또한 자신을 외면했어요. 마지막으로 찾아간 신부님 또한 해답을 주지 않았고 그로 인해 정말 힘들었을 것 같아요. 고민의 기로에서 제이슨이 마지막으로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죽음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요. 요즘은”

모든 선택에 있어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전성우는 2015년 하반기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바로 10월 방송예정인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로 첫 안방극장 신고식을 치르게 된 것이다. 대학로에서는 ‘뮤지컬계 아이돌’이라 불릴 만큼 탄탄한 팬층을 자랑하는 전성우지만, 드라마로는 첫 발을 내딛게 됐다.

“얼떨떨해요. 제가 드라마를 하기 위해 연기를 시작 했던 건 아니었거든요. 다양한 것을 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연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원했던 것 뿐 이었어요. 좋은 작품에 좋은 사람들과 만나서 할 수 있다는 것은 무척 행복하지만 계속 걱정이 돼요. 어떻게 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무대랑은 많이 다르니 보이는 이미지도 생각해야하고 너무 어려워요. 무대 위에서는 두 시간동안 통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다가 중간 중간 나와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제게는 숙제로 남아있어요. 결과가 어떻게 돌아올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카메라 앞이 낯선 전성우는 자신이 극복해야 할 가장 큰 과제로 자신감을 꼽았다.

기사의 3번째 이미지

“화면 속에 있는 제 모습을 보는 것이 너무 힘들더라고요. 제가 맞나 싶었어요. 정말 잘나고 예쁜 사람들은 많은데 그 틈에서 할 수 있을까 생각도 들지만, 어찌됐든 내가 좀 더 고민하고 치중해서 해야 할 것은 외형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어요. 사실 공연을 막 시작했을 때 배우를 직업이 돼 있을 줄은 몰랐어요. 그저 막연하게 미래에 대해 상상했을 뿐이죠. 지금도 마찬가지인 거 같아요. 저는 끝까지 배우이고 싶어요. 어느 한 순간 반짝이고 마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연기를 하는. 지금은 아직 미약하지만 현재에 충실하고 최선을 다 하면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끝까지 배우이기를 바라는 전성우에게 혹시 롤모델이 있느냐고 물어보았다. 최근 바뀐 롤모델은 바로 양조위였다.

“최근에 어떤 계기로 이내 양조위의 작품을 보게 됐는데, 작품을 보면서 왜 사람들이 ‘양조위 양조위’ 하는지 알았어요. 그는 뭘 하지 않아요. 역동적으로 뭔가를 하지 않는데 눈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어요. 눈만으로도 느껴지는 힘은 정말 굉장했어요. 사람은 눈이 정말 중요하다고 하잖아요. 보면서 나도 그런 눈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다고 느꼈어요. 양조위 말고도 좋은 배우들이 정말 많아요. 잘 하는 배우들도 많고 좋아하는 배우도 많은데 좋은 것만 쏙쏙 빼서 성장하고 싶어요. 하하. 너무 욕심을 부렸나?”

눈으로 많은 것을 담고 싶다고 말하는 전성우이지만 이미 그의 눈에는 강단과 의지와 생각 등 여러 가지를 엿볼 수 있었다. 아직은 전성우가 그의 눈에 무엇을 더 담을 지는 지켜봐야 하는 것이지만, 지금까지 그가 걸어온 길이나 말을 보면 충분히 그 미래를 기대해 봐도 좋을 듯했다.

“그냥 끝까지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힘든 시간이 있는 것처럼 저 역시 항상 좋았던 것만은 아니고, 지금도 물론 100% 좋다가 아니에요. 끝까지 제가 성장해 나가는 과정들을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전성우라는 사람이 앞으로 어떻게 변해 갈지 장담은 못하겠는데 항상 발전되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할 테니 좋게 지켜봐 주세요.”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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