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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무비로그] 국민이 응답한 ‘귀향’, 어떻게 ‘필람 무비’가 됐을까

기사입력 2016-03-01 09:58:36 | 최종수정 2016-03-01 17:4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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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스타 손진아 기자] 위안부를 소재로 한 영화. 우리의 아픈 역사를 되짚어 보기 위해 극장으로 달려가는 관객도 있지만 반대로 너무 불편하지는 않을까, 너무 잔혹해 마음 아프진 않을까라는 생각에 발걸음 옮기기를 머뭇거리는 관객도 있다. 그러나 그 불편함을 딛고 나면 분명한 얻음이 존재한다. 이제는 ‘필람(필수 관람) 무비’로 자리 잡은 영화 ‘귀향’은 그만큼 봐야만 하는 이유가 다양하다.

‘귀향’은 각본과 연출, 제작을 맡은 조정래 감독이 지난 2002년 나눔의 집(생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후원시설) 봉사활동을 통해 만나게 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강일출 할머니의 실화를 배경으로 써 내려 간 이야기이다.

1943년, 영문도 모른 채 일본군 손에 이끌려 가족의 품을 떠난 열네 살 정민(강하나 분)과 소녀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그린 ‘귀향’은 절대 쉽게 완성되지 않았다. 14년 만에 빛을 본 이 영화는 수 년 동안 여러 차례의 투자 거절로 오랜 기간 빛을 보지 못하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자유로운 후원을 받는 크라우드 펀딩 방식을 도입해 7만5270명의 시민의 후원으로 완성되게 됐다.

나눔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조정래 감독은 심리치료 중 그린 강일출 할머니의 작품 ‘태워지는 처녀들’을 보고 충격을 받은 뒤 시나리오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어린 무녀를 통해서 먼저 타향에서 돌아가신 분들이 영화를 상영할 때마다 한 분의 영혼이 돌아온다는 뜻을 담아 ‘돌아올 귀’(歸)가 아닌 ‘귀신 귀’(鬼)를 제목에 사용한 ‘귀향’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한 편의 영화로 탄생됐다.

특히 이 영화는 피해자의 넋을 모시는 귀향 굿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위안부 피해자들의 당시 어두운 세상과 그 안에서 느낀 두려움, 고통 등을 생생히 그려나간다. 잦은 성적 학대와 폭행을 당하는 소녀들, 그리고 그런 악행을 일상으로 여기는 일본군의 모습이 담긴 장면들은 분노를 끓어오르게 하면서 다소의 불편함을 주기도 한다.

사실 영화 속 이야기는 위안부 증언집에 비하면 강도가 10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그만큼 위안부에 관한 기록물에는 입에 담기 힘들 정도로 잔인무도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조 감독은 할머니들의 넋을 기리고 비록 영으로나마 고향에서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수위 조절에도 집중했다. 그는 “사실 이 영화는 증언집의 강도에 100분의 1도 안 된다. 실제로 증언집을 보면 몇 페이지 넘기지 못한다. 너무너무 끔찍한 기록이다. 그대로 영화화하면 아무도 못 본다“고 밝혔다.

‘귀향’은 많은 이들이 뭉쳐 만들어낸 영화이기도 하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시민의 도움을 받은 것은 물론, 몇몇 배우들과 스태프는 노개런티로 합류해 힘을 모았다. 김구의 외증손자인 임성철은 일본군 악역 역할을 맡아 연기했고, 개인 자산을 영화의 제작비로도 기부했다. 기적적으로 만들어진 ‘귀향’은 개봉 후에도 기적에 기적을 낳았다. 개봉 첫날 512개로 시작한 스크린 수는 781개(2월29일 기준)까지 늘어났고, 스크린 점유율은 10.8%에서 14.0%까지 올랐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움직임과 폭발적인 관심도 관람 열풍을 이끄는데 큰 효과를 낳았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전쟁에 혈안 돼있던 일본군의 잔인함을 여지없이 증언하며 소녀들의 참혹한 삶을 다룬 ‘귀향’은 아픈 우리의 역사를 새삼 깨닫게 해준다. 귀향 굿을 통해 원한과 상처로 둘러싸여 있던 넋들은 나비가 되어 그토록 그리워하던 고국 땅을 밟는다. 이때 스크린에 가득 채워지는 나비떼가 훨훨 날아오르는 장면은 시대의 아픔을 공감한 관객이라면 눈물 없이 볼 수 없다. 이렇듯 필람 무비로 자리잡은 ‘귀향’은 국민의 응답으로 또 다른 기적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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