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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이정은 “화제의 인터폰 신, 귀염상이라 안 무서울 줄”[M+인터뷰①]

기사입력 2019-06-18 12:45:01 | 최종수정 2019-06-18 16:5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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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인터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든 작품 속 배역을 자신만의 연기로 재해석하는 배우 이정은에게는 규정 못할 매력이 가득하다. 늘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이정은이 영화 ‘기생충’을 만나 전에 없던 강렬함을 선사했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 사장네(이선균 분)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다.

이정은은 극 중 박 사장네 오랜 집사 역할을 톡톡히 하는 입주 가사도우미 문광 역을 맡았다. 이정은이 처음 영화 예고편에 등장할 때만 하더라도 이토록 비중 있는 역할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이정은의 존재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중반부까지 이어진 인텔리 분위기는 온데간데없고 처절한 모습으로 변신, 서스펜스의 한 축을 담당했다.

“문광이 남편 근세(박명훈 분)를 위해 다시 박 사장네 집을 찾는 인터폰 신이 공포감을 주리라고는 전혀 예상 못했다. 사실 문광이라는 인물 자체가 무서워 보이리라는 생각은 못했다. 저는 사실 좀 귀여운 편이라서 걱정이 컸다. 완성된 영화를 보고 저도 제 얼굴에 깜짝 놀랐다.(웃음) 봉준호 감독님이 워낙 재미있는 영화를 찍는 분이지 않나. ‘기생충’ 제안하실 때도 ‘이상한 영화 해보자’고 하시더라. 시나리오를 읽어보니까 문광이라는 역할도 특이하고 사회학적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해 참여했다.”


‘기생충’은 이정은 특유의 엇박 연기가 더욱 빛을 발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정은의 목소리나 대사 톤, 전달력은 ‘대체불가’라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로 묘한 뉘앙스를 캐치한다. 바로 이 미묘한 뉘앙스가 보는 이로 하여금 어딘가 기묘한 감정에 사로잡히게 하는 데 일조해 극의 설득력을 높인다. 여기에는 이정은의 타고난 재능도 있지만 남들은 모를 피나는 노력도 수반됐다.

“제가 평소 말이 굉장히 빠른 편이고 판단도 빨리 내리는 편이다.(웃음) 기본적으로 산만해서 그런 것 같다. 한 선배가 저를 보고 ‘행동이 마치 코미디처럼 비껴 간다’는 표현을 썼는데, 저만의 독특한 속도가 있는 모양이다. ‘기생충’에서는 전형적인 방식을 코미디로 활용했다. 예를 들어, 문광은 교양 있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 하지 않나. 그때 교양 있게 말하고 싶어 하는 전형성을 희화화시키기도 했다. 목소리의 경우는 연습하는 수밖에 없다. 천재는 없다. 좋은 자료를 얻은 후에는 오직 연습뿐이다. 살 빼는 거랑 비슷하다.”

흠 잡을 데 없는 연기를 펼친 이정은이지만 모니터를 할 때면 부족한 점이 수도 없이 보인단다. 이정은은 자신이 출연한 드라마나 영화의 모니터를 빼놓지 않으며 아쉬운 부분, 의외로 괜찮은 부분을 잘 짚어둔다. 한계가 없는 그의 연기는 바로 이 성실함의 시간들이 쌓여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제가 출연한 작품을 볼 때마다 연기를 못하는 게 보인다. 아쉬운 점이 많다. 어떨 땐 ‘찍을 때는 몰랐는데 효과적으로 나왔네’ 싶을 때도 있다. 부족한 부분이 많아도 모니터는 꼭 한다. 특히 드라마의 경우 흐름 연결을 놓치면 연기가 미궁에 빠진다. 아무리 바빠도 전체적인 모니터를 빼놓지 않으려 노력한다. ‘기생충’은 벌써 네 번이나 관람했다. 여전히 아쉬운 부분도 많지만, 결국은 제가 찍은 작품들 모두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기본으로 깔려있다.”

기사의 2번째 이미지

영화 ‘기생충’ 스틸컷 사진=CJ엔터테인먼트


이정은에게 ‘기생충’은 여러모로 값진 작품이다. 10년도 훨씬 전에 연극 ‘라이어’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박명훈과 영화 속 ‘반전 부부’로 활약할 줄은 꿈에도 몰랐으니 말이다. 이정은은 스포일러 방지 차원에서 한동안 존재를 감춰야 했던 박명훈을 떠올릴 때마다 고마움과 미안함이 교차하는 미소를 지었다.

“박명훈과 2005년도에 연극을 함께 했기 때문에 친하다. 한동안 연락을 못했지만 여전히 참 좋은 사람이더라. 성품이 정말 좋다. 봉준호 감독님이 촬영을 하면서도 ‘박명훈은 찰나 장동건’이라고 하셨는데, 자꾸 보니까 진짜 장동건 같더라. 나는 결혼에 성공한 사람이다.(웃음) 박명훈은 어떤 배역을 맡아도 진가를 발휘할 줄 아는 멋진 배우다. 함께 연기할 수 있어 행복했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김노을 기자 sunset@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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