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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박진성 감독, 이력도 연출도 참 ‘독특한’ 감독

기사입력 2015-12-03 10: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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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의 사고로 가족을 잃고 실의에 빠진 K는 한동안 잊고 지냈던 마지막 유산으로 물려받은 고향집을 찾아간다. 주민은 ‘매일 밤 유령이 나와 뭔가를 찾아다니는 바람에 이 집에선 아무도 살 수 없다’고 말하지만 K는 개의치 않는다. 흉흉한 소문으로 아무도 찾지 않는 폐가가 돼버린 그 곳에 살기 시작한 K에게, 소문 그대로 매일 밤 집 안에서 의문의 소리가 들리자 그 소리를 추적하다 묘령의 여인 그리고 그의 부모님을 마주하게 된다. K는 자신의 계획을 잠시 접어두고 그들의 사연에 귀를 기울이게 되면서 수상한 기운을 느끼게 된다. 그것도 모자라 그의 앞에 불현 듯 나타난 제주도 토박이 묘한 아가씨는 그의 곁을 졸졸 따라다니기 시작하며 그의 죽음을 부추기는 듯 만류하는 듯 그의 삶에 끼어들기 시작한다./‘아일랜드: 시간을 훔치는 섬’


[MBN스타 최윤나 기자] 영화 ‘아일랜드: 시간을 훔치는 섬’의 박진성 감독은 서울대학교 지질학과를 졸업, 미국에서 사진을 공부한 뒤 광고 사진작가 활동했다. 이후 다수의 영상 작품에 프로듀서 및 촬영, 편집에 참여했으며 시나리오 작가로도 활동하다가 동생 박진선과 공동작업한 ‘기담’(2007)의 시나리오 작가이며, 러시아 작가 고골의 VIY를 각색한 ‘마녀의 관’(2010)은 그의 장편 데뷔작이다. 감독치곤 다소 독특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질학과를 전공한건, 진로가 있어서라기 보단 그냥 대학교를 간 거였습니다. 졸업을 한 뒤엔 전공을 바꿔 사진을 공부했어요. 그리고 광고사진 일도 병행했는데 사진작가 중에서도 전문적인 일이라서, 벌이가 괜찮은 편이었어요. 공부하면서 진 빚도 갚았는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스튜디오 안에서 보석만 찍었거든요. 그렇다보니 마모(磨耗)가 있는 직업이라 도저히 안 되겠다 해서 한국으로 와서 영화 일을 하게 됐죠. 그건 우연이었어요.”



그야말로 자신이 원하는 꿈을 따라 살아온 그가, 이번엔 영화 ‘아일랜드: 시간을 훔치는 섬’을 통해 독특한 연출로 다시 한 번 스크린에 매력을 펼쳤다. 그는 제임스 매튜 메리의 희곡 ‘메리로즈’를 영화로 제작하고 싶었던 알프레드 히치콕의 바람을 50년 만에 실현시킨 것이다.

“이 영화를 각색한 계기는 ‘히치콕과의 대화’라는 책 때문이었어요. 책을 읽다보면 히치콕 감독이 영화를 하면서 못했던 프로젝트가 뭐였냐는 질문에 메리로즈의 희곡이라고 답을 했죠. 그렇게 히치콕은 판권을 소지한 채 돌아가셨죠. 그 판권이 지난 1984년 소멸됐고, 아마존에서 희곡을 주문한 뒤 각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독특한 방식으로 ‘아일랜드: 시간을 훔치는 섬’을 연출한 박진성 감독은 자신의 영화에 딱 어울리는 배우들을 섭외해 이야기를 완성시켰다. 오지호, 문가영, 윤지원이라는 세 인물이 어우러져 몽환적이고 독특한 소재의 이야기에 매력을 더했다.

“문가영은 과거 촬영장에서 처음 봤어요. 그때가 문가영이 중학교 3학년이었는데, 당시 저는 스틸 카메라맨으로 일하고 있었죠. 스틸 카메라맨으로 일하면, 카메라 밖의 상황도 볼 수 있어요. 근데 문가영은 어린데도 비범한 데가 있더라고요. 쉬는 시간에도 가만히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는 그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그게 기억에 남아서 이번에 캐스팅하게 됐어요. 오지호 경우엔, 당시 신혼여행 중이었는데 제가 메일로 시나리오를 보냈었어요. 시간이 지나도 읽지 않았고, 그래서 작은 영화라서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여기까지인가’ 생각하고 있는데, 어느 날 보니 메일을 읽었더라고요. 바로 연락을 해서 사무실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오지호의 이야기를 들었어요.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저랑 잘 맞아요. 기질적 면에서도 비슷한 부분이 있고요. 오지호는 목포 출신 저는 부산 출신이라서, 어려운 얘기를 늘어놓는 걸 못 견뎌하고 그런 게 있어요.”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사진=조이앤픽쳐스 제공



“윤지영은 제가 뮤지컬 ‘빨래’에서 처음 봤어요. 거기에서 주연이었는데, 무대에서 날아다니더라고요. 가장 마지막 날에 묘한 아가씨 역에 캐스팅됐는데, 윤지원은 그게 오디션 미팅인 줄 알고 제주도에 왔어요. 공항에서 바로 촬영지로 가서 찍기 시작했는데, 카메라 연기에도 테크닉이 있는데 아직 윤지원은 서툴렀죠. 근데 저는 굉장히 만족했어요. 실제 성격도 영화 속 인물과 비슷하고요(웃음).”

감독이라 하기엔 조금은 독특한 이력과, 뛰어난 상상력을 가미한 연출력을 선보인 박진성 감독은 그간 공포 장르 영화를 주로 다뤄왔다. 이처럼 자신의 색을 분명히 가지고 있는 박진성 감독이 ‘아일랜드; 시간을 훔치는 섬’ 다음으로 준비하는 영화가 무엇일지 궁금해졌다.

“다음 영화는 서스펜스 드라마가 될 예정입니다. 부산 도심의 아파트 재개발 싱크홀이 생기게 되는 상황을 그린 영화죠. 조지 고든 바이런의 소설 중에 미완의 소설이라는 짤막한 이야기가 잇습니다. 이 짤막한 이야기가 저의 흥미를 끌어서 영화로 제작하려고 합니다. 이것들도 보나마나 험난할 것 같습니다(웃음).”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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