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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여성들의 로망 이룬 홍현영 “발레리나 호칭 감개무량하다”

기사입력 2013-06-07 10:09:05 | 최종수정 2013-08-05 09: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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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현영. 이름이 낯설다. 그도 그럴 것이 대중들이 아직은 쉽게 접하기 어려운 발레계에서만 익숙한 이름이기 때문이다. 발레와 함께 20년이라는 긴 시간을 보내온 그녀가 대중과의 친밀도를 높이고 있다. 이미 널리 알려진 무언극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에서 여주인공 소연 역으로 무대에 오르기 때문이다.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는 이미 수많은 발레계 스타들을 대중들에게 선보인 작품. 이를 통해 홍현영 역시 ‘발레리나’에서 조금은 다른 인생의 홍현영으로 방향을 틀었다.
“제가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에서 맡은 소역 역은 첫 눈에 반한 비보이 석윤으로 인해 발레를 포기하고 비걸로 새로운 변신을 시작하는 발레리나다.”
홍현영이 발레를 하게 된 계기는 초등학교 2학년 때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우연히 무용반에 들어가면서부터 시작됐다. 무용대회에 나가 많은 상을 받게 되면서 점점 욕심이 생기고 자신 안에서의 목표로 인해 발레와의 깊은 인연을 지금까지 지속해왔다.

“발레는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순간 아름다운 선을 보여줄 수 있다. 나는 끊임없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맛봤고, 그 과정에서 희열을 느꼈기에 발레의 매력에 빠진 것 같다.”
모든 것에는 좋은 점이 있으면 나쁜 점도 있기 마련이다. 조금씩 발레에 매료된 그녀에게도 우아해보였던 발레동작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다.

“사람들은 발레동작에 대해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볼지 몰라도 당사자들은 그 동작이 얼마나 불안정한지 알고있다. 마치 물 위에서는 우아해 보이는 백조가 물 밑에서는 악착같이 발버둥 치듯, 나 역시 동작을 선보일 때 항상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 점이 가장 힘들다.”
무대 위에서 가장 빛나는 발레리나의 고충을 듣다보니 내심 홍현영의 발 모양이 궁금해졌다. 발을 보여달라는 말에 당황한 그녀는 어쩔 줄 몰라하지만 이내 예쁘지 않다고 발을 내밀었다. 다른 여성들의 발에 비해 굳은살도 많고 상처투성이였음에도 세상 어느 발보다 아름다웠다.
발을 보니 가녀린 몸과 물이 고일 것 같은 쇄골이 눈에 띄었다. 발레리나에 꼬리표처럼 항상 따라붙는 체중관리 비법. 마른 그녀도 다이어트를 할까.

“나는 먹는 것을 정말 좋아하고 또 많이 먹는다. (웃음) 워낙 연습량도 많기 때문에 살이 찔 수가 없어 다이어트를 많이 하지는 않는다.”
마땅히 다이어트를 하지 않는다는 말은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고, 마른체형의 그녀가 많이 먹음에도 살이 안찌는 것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연습에 소비하는지를 짐작케 해 안쓰러웠다.
원래 국립발레단에 몸담은 채 클래식 발레의 세계를 걷고있던 홍현영은 발레에 대한 깊이있는 공부를 위해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고 발레단을 나왔다.

“모두가 발레리나라고 칭하는 것은 국립발레단에서 발레를 하는 것인데, 나는 그곳을 나왔으니 더 이상 발레리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공허한 느낌을 받아 잠시 슬럼프를 겪었다. 후련할 줄 알았는데 허탈해서 정말 힘들었다.”
어딘가에 소속돼 있다는 것 자체가 큰 힘을 발휘하고 얼마나 큰 자신감을 주는지 홍현영의 진심으로 인해 다시 한 번 알게됐다. 슬럼프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러나 이를 어떤 방식으로 슬기롭게 푸는지에 따라 행복의 시작이냐, 불행의 연속이냐가 결정된다. 그러나 슬럼프의 극복은 항상 우연한 계기로, 그리고 뜻밖에 찾아온다.

“나는 솔직히 늘 발레의 세상에만 있었고 그 이외에는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덕분에 내가 몰랐던 세상을 알게 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즐거움을 느껴 자연스럽게 극복했다.”
슬럼프에 빠진 그녀를 구해준 수호천사 격인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어떤 계기로 이 무언극에 캐스팅돼 수많은 관객들과 소통하게 됐을까.

“국립발레단에 있던 한 친구가 캐스팅제의를 받았었다. 그녀가 나에게 함께 가보자고 제안해 별 기대없이 가게됐다. 나는 그냥 따라간 것이나 마찬가지였는데 다행스럽게 관계자 측의 눈에 띄어 둘 다 캐스팅이 됐다. 그러나 친구는 발레단 스케줄 때문에 못하게 돼 결국 나만 하게 된 것이다. 대학원 공부와 공연을 병행했는데 정말 힘들었다.”
발레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에 캐스팅된 계기 모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우연으로 이뤄진 것. 어찌 보면 홍현영은 발레리나의 숙명을 타고 난 사람이 아닐까? 발레와 기막힌 인연을 맺은 그녀의 인생에 있어 발레란 어떤 존재일까.

“아직도 발레리나라는 말이 쑥스럽다. (웃음) 정말 감개무량하고 부끄럽다. 목표를 이뤘음에도 이루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여전히 든다.”
앞으로의 비전도 있고 이미 발레계에 어느 정도 입지를 굳힌 홍현영의 겸손한 말투가 오늘날의 그녀를 있게 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국립발레단을 나온 후 더 이상 발레리나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한 그녀의 말처럼, 발레의 현재는 그리 밝지만은 않다. 이미 최고의 발레단에 소속됐던 경험이 있는 그녀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볼까.

“발레하는 사람들은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을 최고로 생각한다. 따지고 보면 발레를 할 수 있는 곳은 다양하고 많은데, 그들의 인식자체가 메이저가 아니면 발레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최고에 오르지 못하면 그 꿈을 너무 쉽게 접기도 하는 것 같다. 너무 좁게만 보지말고 어느 곳에서든 발레만 할 수 있다는 마음만 충분하다면 길은 있다.”
새로운 것, 혹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도전은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의 소연과 얼핏 닮아있다. 소연 역시 첫눈에 반한 석윤으로 인해 오랫동안 해온 발레를 포기하며 비걸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 때문에 그동안에 이뤘던 것을 포기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한 소연처럼 홍현영도 이런 경험이 있었을까.

“정통발레를 할 것인가? 공연을 할 것인가를 두고 나 역시 소연처럼 고민했다. 그러나 내가 소연이었다면 극단적인 선택대신 발레와 비보잉을 같이 병행했을 것 같다. 나 또한 지금 여러 가지의 길에서 고민 중이다. 그러나 되도록 포기없이 모두 선택하는 길을 택할 것이다.”
기사의 2번째 이미지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처음 발레를 접하게 된 홍현영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맛본 희열로 인해 발레를 계속이어왔다고 전했다. 사진=MBN스타 이선화 기자

지성미를 두루 겸비한 욕심쟁이 그녀. 일에서도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모습을 가진 그녀의 10년 뒤 모습은 어떨까.

“요즘 내가 찾는 게 무엇이 나를 기쁘게 하고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것일 까이다. 어릴 적 발레를 할 때 이 같은 감정을 느꼈기에 지금까지 해온 거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발레를 계속할 수 없기 때문에 그것을 대체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찾아야 된다. 현재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누군가를 가르칠 때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 같다. 그래서 어쩌면 10년 뒤에는 지도자가 돼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나의 미래에 대해 고민 중이다.”
[MBN스타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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