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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리뷰] 단지 불행이 찾아온 것일 뿐, 연극 ‘소년 B가 사는 집’

기사입력 2015-04-24 14:45:00 | 최종수정 2015-04-29 17: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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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스타 김진선 기자] 연극 ‘소년 B가 사는 집’은 14살에 친구를 살해한 대환이와 그의 가족들의 모습을 담는다. 대환이의 집에는 작품의 제목대로 ‘소년B’가 산다. 소년B는 대환이의 또 다른 모습으로, 14살 이후로 성장하지 않았다. 소년B는 대환이를 힘들게 하지만 떼어낼 수 없는 또 다른 대환이일 뿐이다.

‘소년 B가 사는 집’은 살인자의 가족이 감내해야 할 심리적 고통과 사회의 날카로운 시선, 그리고 가족으로서 보듬고 견뎌야 할 아픔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자신의 내면과 팽팽한 대립을 펼치는 대환이, 대환이의 자립을 위해 꿋꿋이 기다려주는 아빠, 대환이가 ‘왜 그랬을까’에 대해 자신의 행동을 책망하는 엄마의 모습에서, 살인을 저지른 ‘죄’보다 ‘왜 살해를 했을까’라는 점에 대해 되짚게 된다.

‘소년 B가 사는 집’은 일상적인 가정의 모습을 그렸다. 때문에 이들의 모습은 더 가깝게 느껴진다. 살해가 아니더라도, 언제든 ‘가해자’가 될 수 있고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사회 모습을 상징적으로 나타냈다.

대환이네는 ‘살인자의 가족’ ‘악마가 사는 집’이라 불릴 뿐 아니라, 동네 사람들에게 기피의 대상이다. 하지만 새로 이사 온 새댁이 대환이의 집을 찾아 아무렇지 않게 일상적인 대화를 나눈다. 마트에서 ‘부모 교육’을 한다는 새댁은 엄마에게 수업을 들으러 오라고 권유하면서, 대환이가 저지른 살인 사건에 대해 얘기하며 “끔찍하다”고 표현한다. 새댁에게 일언반구 할 수 없는 엄마는 “딸밖에 없다”고 거짓말을 하고 만다.

새댁 말고 대환이네 드나드는 사람은 보호 관찰관이다. 대환이의 심리 상태나, 특별한 점이 있는지, 주기적으로 드나든다. 그의 등장에 가족들은 다시 한 번 얼굴을 붉히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다. 살인이 결코 지울 수 없는 주홍글씨라는 것을, 가족들은 보호 관찰관을 통해 다시 한 번 상기한다.

대환이는 줄곧 방 안에 처박혀 있다. 누가 오던, 방안에서 눕기도 하고 뒤돌아보기도 하며, 누구와도 소통하지 않는다. 그런 대환이를 맞는 것이 소년B이다. 소년B와 팽팽한 내적 갈등을 펼치며 ‘살인을 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를 회상하던 대환이는 결국 자신의 목을 조르고 말지만, 이는 곧 대환이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병원에서 돌아오는 길, 할머니와 ‘소통’을 하기 시작하는 대환이의 모습은, 그가 자신에게 향한 날카로운 화살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가능성을 내보였다. 자신이 살해한 지호의 가족을 만나 용서를 구하려는 대환이의 용기는, 컴컴한 집 앞에 환한 등을 밝히는 아빠의 행동처럼 ‘변화’를 예상케 한다.

살인을 한 대환이에게 동정은 가질 수는 없지만 연민을 느끼게 하는 것은 배우들의 힘도 크다. 대환이를 끝까지 믿어주는 아빠를 맡은 이호재는 담담하면서도 힘 있는 목소리로 감정을 배가시켰고, 강애심은 자신을 책망하며 울분을 토하는 엄마를 맡아 ‘어머니의 마음’을 고스란히 전했다. 이기현은 대환이의 어두운 마음과 심적 고통을 나타냈고, 강기둥은 폴짝폴짝 무대를 활보하는 데 이어, 살기등등한 분위기 까기 실감나게 표현해 극의 분위기를 전환한다.

특히 일상적이지만 힘 있는 대사도 극의 깊이를 더한다. “눈사람이 되고 싶다. 햇빛을 받으면 흔적이 없어지니까” “제가 다른 사람처럼 살 수 있을까요” “나 그래도 계속 엄마 아빠의 아들이죠”라는 대환이의 말이나, “불행이 우리를 찾아온 것” “떫었던 감도 시간이 지나면 달아져”라고 말하는 엄마의 말은 마음속에 짊어지고 있는 무거움의 무게를 경감케 했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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