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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루저’의 반란③] ‘루저’들이여, 우리는 모두 가치 있다

기사입력 2015-06-02 13:05:10 | 최종수정 2015-06-02 13: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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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스타 유지혜 기자] ‘루저’들이 중심이 되는 대중문화 작품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저 ‘패배’가 아닌 ‘나만의 가치’를 발견하는 일의 중요성이다.

tvN 금요드라마 ‘초인시대’는 ‘루저’들을 전면에 내세워 20대들의 현실과 아픔을 그린 드라마다. 주인공 병재(유병재 분), 창환(김창환 분), 이경(이이경 분)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은 꿈이 없어 고민하거나 꿈이 있어도 현실 때문에 이를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극본과 주인공을 맡은 유병재의 말을 빌리자면, 드라마에 나오는 인물들은 키도 작고, 못생기고, 세련되지도 않고, 허세도 많은 ‘루저’들이다.

‘초인시대’에 ‘루저’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것처럼 다양한 대중문화 작품 속에서 ‘루저’가 각광을 받으면서 인기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빅뱅의 신곡 ‘루저’가 그렇고, tvN 드라마 ‘호구의 사랑’ ‘미생’, 웹툰 ‘찌질의 역사’ 등이 그렇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루저’에 열광하고 꾸준히 대중문화 안에서는 ‘루저’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만들어지는 것일까.



이에 대해 ‘초인시대’ 뿐만 아니라 tvN ‘SNL코리아’ 시리즈의 ‘극한직업’ 코너를 통해 항상 당하는 ‘을’(乙)을 대변했던 유병재는 “요즘 청춘들을 슬프다고 단정 짓기도 어렵지만, 대접을 잘 못 받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미디 장르가 이런 ‘루저’들의 감성을 가장 잘 대변해줄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유병재는 “사회적인 문제들을 풍자를 하고 해학적으로 접근하는 게 코미디다. 개인적으로는 ‘자학코드’를 가지고 있는데,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그걸 웃음으로 승화해 좋은 에너지로 발산하는 것이 조항 보인다. 소재가 슬프지만 그걸 슬픔으로 안 끝내고 웃음으로 비트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루저’를 등장시키는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그는 “자조적이지만 부끄러워하지 않는 게 ‘B급 정서’라고 생각한다.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나 루저야’라고 자랑하지도 않고, 그저 있는 나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진짜 멋있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하며 자신이 지향하는 ‘루저’의 모습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담담하게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비록 완벽하지 않지만 자신만의 가치를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유병재는 “요즘 취업도 못하고 사랑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인 젊은이들을 쓸모없는 사람처럼 치부하는 경향이 있는데, 드라마를 통해 가장 크게는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의 메시지는 지난 22일 방송된 7회에서 인력소 소장(기주봉 분)의 내레이션이 명확하게 나타났다. “비록 거절당할지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행동할 줄 알았던 병재, 남들에 인정받는 또 다른 인격을 선택하지 않고 자신의 모습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창환,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자신의 꿈을 위해 당찬 도전을 할 줄 알았던 이경은 남들의 눈에는 ‘루저’처럼 보여도 진짜 영웅”이라는 대사에서 지금의 청춘들에 ‘필요 없는 사람은 없다’는 위로를 전했다.

전문대를 졸업하고 빚 독촉에 시달려 목욕탕 때밀이(목욕관리사)로 취직한 후 새로운 ‘때밀이의 세계’에 눈을 뜬다는 내용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목욕의 신’의 작가 하일권도 유병재와 비슷한 맥락으로 ‘루저’를 소재로 선택했다. 하일권은 한 인터뷰에서 “이 세상 누구나 저마다의 가치를 가지고 있고, 하찮은 것이 없다. 웹툰을 통해 그 가치를 찾았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취업난, 무한 경쟁 속에서 도태되는 이들이 ‘패배했다’고 망연자실하는 게 아닌, 또 다른 자신들의 질서와 세계를 만들어가는 웹툰 속 ‘루저’들의 모습이 그의 메시지를 대변하고 있다.

tvN 드라마 ‘호구의 사랑’ 속 남자 주인공 강호구도 별 볼 일 없는 능력과 외모를 가진 남자다. 그런 강호구는 ‘수영 여신’이었으나 미혼모가 된 도도희(유이 분)를 위해 잡초 정신으로 모든 것을 버텨내고 결국 도도희의 사랑도 얻는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을 맡았던 배우 최우식은 ‘루저’와 일맥상통하는 ‘호구’라는 단어에 대해 “찌질하고 조금은 부족하지만 착하다는 의미로 해석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호구의 사랑’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게 바로 강호구 자체로도 충분히 멋있고, 그렇기 때문에 ‘호구’라는 단어 자체가 긍정적인 의미로 와 닿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기사의 2번째 이미지

사진=MBN스타 DB



지난 24일 SBS ‘인기가요’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음악 순위 프로그램 10관왕을 달성하는 기록을 세운 빅뱅의 신곡은 제목부터 ‘루저’다. 노래 ‘루저’는 빅뱅이 활동하는 한 달 동안 내내 각 온라인 음원 차트에서 10위권을 유지하기도 했다. 큰 인기를 끈 ‘루저’를 통해 빅뱅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다름 아닌 ‘공감’이었다.

리더 지드래곤은 인터뷰에서 “우리는 나이 치고 성공을 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면에 공허함과 외로움이 있다. 이 노래를 통해 대중들은 ‘쟤들도 같은 생각을 하고 아픔도 있구나’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20대를 조금이나마 대변해서 부른 곡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루저’는 20대인 빅뱅 본인들의 이야기를 녹여내면서 월드스타이지만 똑같이 고민이 있는 ‘사람’임을 드러내며 청중과의 거리를 좁히고 위로를 건네는 매개체인 셈이다.

한 때는 ‘루저’라는 단어는 “‘희망’을 꿈꾸는 특권조차 없는 부류”라는 의미와 함께 현실에 치어 방황하고 절망하는 모습으로 그려지고는 했다. 하지만 요즘의 ‘루저’들은 다르다. 무한 경쟁 시대 속에서 지치고, 최고가 아니면 ‘실패자’가 되는 세상에서 밀려나기도 하지만 끊임없이 자신의 안에서 가치를 찾는 사람들, 그래서 진짜 가치 있는 사람이 되는 이 과정이 진짜 ‘루저’들, 그리고 청춘들의 모습이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관련 기사> [M+기획…‘루저’의 반란①] ‘루저’, 트렌드가 되다"

<관련 기사> [M+기획…‘루저’의 반란②] ‘루저의 난’ 그 후…달라진 ‘루저’의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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