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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①] 박성호 감독이 9년의 여름 내내 ‘매미’를 찾은 이유

기사입력 2016-07-20 10:11:36 | 최종수정 2016-07-20 14:2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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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스타 유지혜 기자] 박성호 감독이 여름 내내 매미를 들여다본 9년이란 시간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긴 영화 ‘매미, 여름 내내 무슨 일이 있었을까’가 개봉한다.

영화 ‘매미, 여름 내내 무슨 일이 있었을까’는 90분 상영시간 안에 우화, 생존, 번식 등 배일에 쌓여있던 매미의 모든 생태가 담겨있는 작품으로, KT올레TV, SK BTV, LG유플러스TV와 디지털케이블 VOD에서 개봉했다.

박성호 감독은 9년 동안 반포 지역에서 활동하는 ‘반포 매미’들을 관찰하고 이를 카메라에 담았다. 박 감독은 “매미에 대해 잘못 알려진 게 정말 많다. 파브르처럼 책 속의 지식에 의존하지 않고 눈으로 본 것을 차곡차곡 기록했더니 매미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됐다”고 회상했다.



“곤충들은 지역에 적응하기 위해 같은 종이라도 다른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매미가 그렇다. 매미는 보통 땅속에서 7년 동안 산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가 실험을 해보니 애매미는 3년, 참매미는 4년, 말매미는 5년 만에 땅 밖으로 나타났다. 추론과 실험을 거듭하며 꾸준히 관찰해 알아냈다. 비슷한 것처럼 매미의 울음소리, 수액 경쟁, 도심 소리 공해 등 매미에 대해 오해하고 있던 것들을 바로잡을 수 있는 사실들이 카메라에 담겼다.”

박 감독은 특히 매미들에 ‘도심 공해 주범’이란 오명이 붙은 것에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박 감독은 “자동차와 소리 경쟁을 하기 위해 매미들이 울음을 크게 한다는 건 추론이 잘못된 것”이라며 “따뜻한 곳에서 사는 남방계 말매미가 북상하면서 도심에 들어서게 됐고, 한 마리가 울면 전부 따라 우는 말매미 특성이 마치 무언가와 경쟁하는 것처럼 보였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다큐멘터리는 매미의 탄생부터 죽음까지에 관련된 일반적인 상식과 인식을 점검할 수 있게 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한 노인께서 ‘서울에서 다른 동물 다 못 사는데, 그나마 매미가 살아남았다는 게 얼마나 다행이지 않냐’고 말했는데, 그게 참 와 닿았다. 인간의 녹지사업 때문에 매미들이 많아진 것인데 이를 ‘소음공해’라고 칭하는 것이나, 인간에 이롭지 않다고 일정 곤충을 ‘해충’ 취급하는 우리를 돌아볼 수 있게 한다. 자연은 인간이 독점하는 것이 아니지 않나.”

박성호 감독은 베일에 쌓인 매미의 일생을 다루기 위해 9년을 끈질기게 따라 붙었다. 일반 TV 다큐멘터리와는 확연하게 다른 포맷이다. 긴 시간 동안 한 주제를 파헤치고, 별다른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의 매미를 담았다. 박 감독은 이에 대해 “인간사를 메타포로 투영한 다큐멘터리와는 다른 면모가 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해외 자연 다큐를 보면 우리나라처럼 스토리를 따라 만드는 형식만 있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영화 ‘매미, 여름 내내 무슨 일이 있었을까’는 상식으로 풀지 못하는 매미의 비밀을 실험관찰을 통해 확인하고, ‘틀린 지식’을 발견하는 과정을 중점적으로 담았다. 또한 도심에서 사는 ‘도심 매미’의 변화를 다룬 것도 의미 있다. 한 종이라도 지역 마다, 시간 마다 다른 특성을 지닌다. 아마 ‘도심 매미’를 30년 뒤 관찰한다면 이 영화와 다른 점들이 분명 많을 거다.”

기사의 2번째 이미지



그렇다면 그 많고 많은 곤충 중 왜 하필 ‘매미’일까. 박성호 감독은 “출발은 아파트 단지 앞에서 보게 된 매미 껍질 때문이었다”고 회상했다. 상경 후 오랜 세월이 지났건만, 그 사이에 매미를 직접 본 적이 없다는 걸 매미 껍질을 보며 비로소 깨달았다고 한다. 박 감독은 ‘매미를 한 번 보고 싶다’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매미를 찾아다녔고, 본업인 PD 정신을 발휘해 카메라를 들고 다니기 시작했다.

“단순한 생각으로 매미를 찾아보기 시작했는데 PD니까 카메라를 들고 다니게 됐다. 그래서 계속 찍다보니 다큐멘터리가 됐다. 동료들도 ‘한 번 그 영상들을 편집해보라’고 조언을 해줬다. 그렇게 3개월 동안 매미를 찾아 돌아다니니 이젠 소리만 들어도 매미가 어딨는지 알겠더라. 그렇게 매미를 알아가며 ‘이번엔 짝짓기를 못 찍었네’와 같은 아쉬움이 남았고, 그 아쉬움을 그 다음해까지 기다려서 찍었다. 2004년부터는 이렇게 된 바에 큰 프로젝트로 진행하자 싶어 5년을 더 찍었다.”

박성호 감독은 매미가 좋았기 때문에 카메라를 들고, 반포 일대를 돌며 영상을 찍었다. 촬영 기간이 길어지니 그 누구도 담을 수 없는 매미의 ‘리얼한 생태’를 담아낼 수 있었다. ‘하고 싶은 대로’ 촬영을 하니 더 자유로운 형식으로, 담고 싶은 ‘진짜 생태’가 카메라에 담겨졌다. 결말을 두지 않은 채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뒀고, 그렇게 9년이 흘러 지금의 90분짜리 근사한 영화가 탄생했다.

PD라는 본업이 있고, 늘 바쁘게 사는 현대인 중 한 명이었지만 박성호 감독은 한 해에 3개월이란 짧은 시간 밖에 만날 수 없는 매미의 매력에 푹 빠져 9년을 매미를 쫓았다. 그러면서 매미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매미를 사랑하는 ‘매미 박사’가 됐다. 박 감독은 “아직 찍고싶은 이야기가 더 남았다. 소리도 더 따야 하고”라며 웃음을 터뜨린다. 그의 ‘여름’같은 ‘열정’이 고스란히 담긴 ‘매미, 여름 내내 무슨 일이 있었을까’를 완성해낸 원동력이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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