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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①] ‘그것만이’ 박정민 “과제 많았던 작품, 연습하다 울기도 해”

기사입력 2018-01-17 09:41:55 | 최종수정 2018-01-17 17:2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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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스타 김솔지 기자] 배우 박정민이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을 통해 쉽지 않은 도전에 나섰다. 박정민이 맡은 오진태 역은 서번트증후군을 앓고 있는 인물로, 의사소통이 서툴고 사회성도 부족하지만 그 안에 숨겨진 천재적 재능과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가졌다.

“작품을 선택하는 것까지는 쉬웠다. 이미 이병헌 선배님이 한다고 결정 났고, 시나리오 자체도 재밌었다. 진태가 가지고 있는 매력도 시나리오에 잘 묻어있어서 이건 안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바로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시켜달라고 졸랐다. 그리고 운 좋게 하게 됐다. 이후 분석에 들어간 순간부터 멘붕이 왔다. 쉽게 선택할만한 시나리오가 아니구나. 굉장히 조심스럽고, 민감하기도 하고, 해야 할 것도 많은 역할이라는 것을 그제야 깨달았다. 부랴부랴 열심히 준비했다.”

‘그것만이 내 세상’은 주먹만 믿고 살아온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이병헌 분)와 엄마만 믿고 살아온 서번트증후군 동생 진태(박정민 분), 살아온 곳도, 잘하는 것도 다른 두 형제가 난생처음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박정민은 서번트증후군 진태를 연기하기 위해 말투, 손동작, 걸음걸이, 시선처리 등 하나부터 열까지 섬세함을 기해 캐릭터의 현실성을 높였다. 특히 박정민은 실제 서번트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 피해가 가지 않기 위해 더욱 철저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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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그분들의 마음을 이해 해보자로 시작했다. 책도 보고, 다큐멘터리도 보면서 점점 알아갔는데 몇 십 년을 연구해도 아직도 뭔가 마땅한 결론이 나오지 않은 부분인데 내가 몇 개월 준비해서 이 사람들의 마음을 알고자 한다는 게 무례하고 건방지고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옛날에 서번트증후군을 가진 한 일본인 작가가 쓴 글을 봤는데, ‘왜 사람들은 나에게 치매에 걸린 70대 할머니에게 말하듯이 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알아들을 수 있는데’라고 적혀 있었다. 그 글을 보고 내가 지금 이 사람들의 세상을 존중하고 있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때 제 연기를 보고 그 분들이 불쾌하지 않도록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심스러운 출발이었지만, 박정민의 연기 설계는 매우 철저하고 뚜렷했다. 서번트증후군의 피아노 천재 진태를 연기하기 위해 이중으로 부담을 안고 가야했던 박정민은 극중 고난도의 피아노 연기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악보조차 볼 줄 몰랐고, 피아노와는 거리가 멀었던 그는 영화 촬영 몇 개월 전부터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 대역, CG없이 피아노를 연주했다.

“피아노는 연습을 많이 하는 수밖에 없었다. 전 피아노를 칠 줄 모르고, 악보도 볼 줄 모른다. 그래서 연습 말고는 답이 없었다. 시간 투자를 많이 했다. 감독님과 첫 미팅 때 제가 미끼를 물어버렸다. ‘직접 다했으면 좋겠다’는 감독님 말에 의욕이 앞서서 ‘당연하죠’라고 했다. 한 달 후 감독님께 ‘영화를 위해서 CG를 해야 되지 않을까요?’라고 다시 말했었다. 그때 감독님이 ‘CG로 대역을 쓰면 테크닉적으로는 깔끔할 수 있는데 관객들이 느끼는 에너지는 감소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또 결정적으로 피아노 연주 첫 촬영이 한지민 누나랑 함께 한 장면인데, 그 곡을 너무 그럴싸하게 해버렸다. 그 후로 대역도 없고, CG도 없이 했다.”

쉽지 않은 두 가지 연기를 모두 소화해야 했던 박정민의 고민과 노력이 영화 속에 가득 묻어났다. 관객들에 영화의 감동을 오롯이 전하기 위해 직접 연주하는 방법을 따랐던 그는 연습과정을 털어놓으며 힘들지만 보람찼던 그 때를 떠올렸다.

“이번 영화는 과제가 너무 많았다. 계속 피아노를 치다 보면 눈이 아프고, 하얀 건반 검은 건반의 경계가 안 보이는 정도가 되더라. 그때는 다시 일어나서 진태를 연습했다. 그러다 또 앉아서 피아노 치고, 그러다 막히면 ‘안되겠다 CG로 해야 겠다’면서 술 먹고, 힘들어서 많이 울었다. 연기도 더 안 되는 것 같고, 피아노도 해야 하는데, 내 옆에 아무도 없는 것 같고, 외로웠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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