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호’, CG+스토리+배우 완벽…韓 최초 고퀄리티 우주SF영화 [M+Moview]

‘승리호’ 리뷰 출연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사진=넷플릭스

사람 냄새 난다고 자신했던 영화 ‘승리호’(감독 조성희)가 그 기대를 충족시켰다. 한국 최초 우주SF 영화에는 인간미가 제대로 묻어나며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영화다.

도입부터 배경을 설명해주는 친절한 스토리, 우주쓰레기를 두고 경쟁을 벌이는 승리호를 비롯한 여러 청소선들의 대결 등으로 ‘승리호’는 흥미진진하게 문을 열었다. 우주의 광할하고 신비로운 모습과 우주선들이 싸우면서 펼쳐지는 CG 등은 어색함 없어 보는 재미를 더했다.

조성희 감독의 상상 속 우주는 승리호 선원들과 우주 청소부들의 일상으로 더욱 인간미가 느껴졌다. 특히 송중기는 극 중 맡은 태호 역으로 허름하면서도 털털한 매력을 보여줬다. 제작보고회 당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옷을 주워입고, 구멍이 난 양말을 신고, 비닐봉지를 발에 두르는 등의 모습들이 포착되며 ‘송중기가 이렇게까지?’라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사람 냄새를 풍겼다.

그만큼 조성희 감독이 직접 이야기한 것처럼 ‘승리호’의 가장 큰 개성과 차별점은 ‘인간미’라는 포인트가 맞았다. 한국의 서민들이 우주선을 타고 날아다니는 것, 우리의 일상과 다를 바 없는 것, 이들 역시 자신들의 삶에 치열하게 고군분투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 그런 부분에서 태호(송중기 분), 장선장(김태리 분), 타이거 박(진선규 분), 업동이(유해진 분)의 4인 4색의 매력, 어울리지 않는 듯 찰떡같은 케미가 극의 흥미를 돋궜다.

도로시(박예린 분)를 만나며 드러나는 이들이 가진 각자 만의 사연이 자칫하면 억지 감동일 수도 있겠다 느껴지지만, 여느 인간들과 다름없음을 보여주며 ‘승리호’의 스토리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었다. 이건 로봇 업동이의 사연도 마찬가지였다. 반전의 매력으로 ‘로봇이 아닌 인간인가?’ 할 생각이 들정도였다. 그 덕분에 ‘승리호’는 웃음과 감동도 적절히 갖춘 영화로 완성됐다.

특히 스토리가 전개될수록 풀리는 검은 여우와 도로시의 관계성은 중반부부터 휘몰아치며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초반 러닝타임 136분이 길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본격적인 스토리가 풀리면서부터 이 생각마저 완전히 지워져버렸다. 그 속에서 승리호 선원들의 티키타카와 찰진 대사로 전하는 말맛, 어색함 없는 CG, 설리반(리차드 아미티지 분)과의 대립이 팽팽하게 어우러지며 ‘승리호’가 스토리는 물론 한국판 SF 영화에 강한 임팩트를 남길 것임도 예상케 했다.

다만 ‘승리호’가 극장에서 큰 스크린을 통해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고퀄리티의 우주SF영화를 더욱 크게 볼 수 없다는 것이 ‘승리호’의 재미 부분에서 조금은 아쉽게 작용했다. 그럼에도 웅장한 CG와 화려한 액션, 흥미진진한 스토리, 이를 완벽히 소화해낸 배우들의 연기까지 넷플릭스의 화면만으로도 충분히 전달은 된 상태. 이제는 이를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색다른 매력을 보여준 송중기, 김태리, 유해진, 진선규의 모습이 또 어떻게 다가갈지 궁금하게 만든다. 2월 5일 넷플릭스 공개.

MBN스타 대중문화부 이남경 기자 mkculture@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