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인터뷰] 우리가 기다리던 그 신예, 배우 박강현
기사입력 2016-07-13 11:49:25
기사 | 나도 한마디 |


[MBN스타 김진선 기자] 첫 인터뷰가 맞나 싶을 정도로 입담이 좋고, 재치가 넘친다. 무대 위의 카리스마와 당당함은 온데간데없고 옆집 동생 같이 정감가고, 또래 친구같이 짓궂다. 표현 하나도 허투루 하지 않는다. 손끝에도 힘이 들어가고, 표정에도 진심이 묻어난다. 배시시 웃다가도 뮤지컬 얘기에는 이보다 더 진지할 수 없는 표정으로, 또 엉뚱함으로 빠져나올 수 없는 매력을 드러낸다. ‘베어 더 뮤지컬’로 본격적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박강현은, 그토록 모두가 기다리던 실력, 입담, 비주얼, 마인드까지 모두 갖춘 신예였다.
박강현은 작년에 ‘라이어 타임’으로 관객들을 만났고, 오디션을 통해 ‘베어 더 뮤지컬’(이하 ‘베어’)로 본격적으로 무대에 섰다. ‘베어’는 보수적인 카톨릭계 고등학교인 성 세실리아 기숙학교에서 벌어지는 청소년들의 말하지 못 했던 성장의 아픔을 다룬 작품으로, 박강현은 극 중 학교에서 인기가 많은 제이슨과 비밀리에 교제 중인 피터 역을 맡았다.
넘버도 넘버지만, 성소수자로, 감정표현이 쉽지 않은 인물이 바로 피터다. 세심한 감정표현으로, 쉽지 않은 관계에 대한 공감이 절실하다. ‘베어’가 본격적인 첫 무대일 뿐 아니라, 대학로에서 입지를 탄탄히 한 정원영, 손승원과 같은 배역이라고 해도, 박강현이라는 이름에는 더 큰 힘이 실리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신인 같지 않은 배짱과 실력으로 무대를 채우기 때문이다.
“연극이나 뮤지컬 쪽에서 이미 입지를 굳히고, 실력파로 인정받은 베테랑 배우들 사이에서, 함께 한다는 것에 매우 감사한 마음이에요. 부모님 반응이요? 인터넷에 사진 올라온 것 보시고 기뻐하시더라고요(웃음).”
대구가 고향인 박강현의 어렸을 때 꿈은 과학자, 우주왕복선 엔지니지어였다. 그런 그는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의 이나영을 보고 막연히 ‘배우가 될까’라고 꿈을 꾸기 시작했고, 그 꿈은 연기학원으로 발길을 돌리게 만들었다.
“나사(NASA) 과학자가 꿈인 학생이었어요. 우주왕복선 엔지니어요. 그런데 고등학교 1학년 때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를 보고 이나영을 보고 ‘어떻게 하면 만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배우가 되면 만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가 고 3때 연기학원을 다니게 됐는데 진짜 재밌더라고요. 제가 소심하고 남들 앞에 서는 것을 부끄러워했는데 연기를 하면서 바뀌어가는 제 모습이 좋더라고요.”
남들 앞에 서는 것을 어려워했지만, 박강현은 록을 좋아해 고등학교 때부터 밴드부에서 보컬로 활동하기도 했다. “연기하는 것은 전혀 그렇지 않은데 연설이나 발표를 할 때는 너무 떨린다”는 박강현의 가창력은 이미 오랜 시간 다져진 실력인 셈이다.
“영화를 좋아하고 많이 봐서 영화 출연이 하고 싶었어요. 연기는 입시할 때 처음 접했는데, 밴드 보컬이 장점이 되기도 해서 뮤지컬에 관심이 갔어요. 재밌더라고요.”
박강현은 서울경찰청 홍보단 호루라기 연극단 출신이다. 조승우, 류수영, 한지상, 서경수 등의 뒤를 잇는 셈이다. ‘베어’ 초연의 이상이가 박강현의 후임이었다고.
“한지상은 학교 선배라서 만난 적 있고, 서경수와는 친한 관계에요. ‘베어’ 초연 때 오디션을 봤는데, 아쉽게 안 됐어요. 서경수의 조언도 들었는데 말이죠(웃음). 하지만 이상이가 되어서 기분이 좋았어요. 제 후임이었거든요.”

올해 나이 스물여덟. 이십대 초반에도 무대에 오르는 배우들이 많은 뮤지컬 쪽에서 이른 편이 아닌 데뷔. 이에 대해 박강현은 ‘수학의 정석 같다’라고 표현했다. 게다가 ‘장학금’까지 받은 엘리트.
“수학의 정석같이 군대도 제대하고, 학교도 졸업하고 무대에 오른 것이에요(웃음). 장학금은 진짜 열심히 공부했어요. 학비는 제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호언장담 했는데 만만치 않더라고요. 공부에 매진했죠.”
특히 박강현은 ‘매력’이 다분하다. 얼굴과 표정, 분위기에서 다양한 느낌이 묻어나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박건형, 이재균, 시완의 얼굴이 겹쳐진다. 이마를 드러내니 조승우도 보인다. 나이 역시 믿기지 않을 정도로 동안이다. 그의 학창시절은 피터, 제이슨, 어떤 인물에 더 가까웠을까.
“음, 전 오디션 볼 때도 피터로 봤어요. 이유요? 피터를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전 이성애자지만, 혼자 느껴야 하는 외로움이나, 아픔 같은 섬세한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사실 제이슨을 ‘남자’ ‘동성’이라고 생각안하고 ‘내가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 봤어요. 눈을 바라보면서 하죠. 사랑에 빠진다는 감정보다 사랑하려는 마음이죠. 완벽하진 않지만. 최대한의 사랑을 주면 또 상대방에게 오니까, 그때 희열을 느껴요. 연기라는 게 교감, 핑퐁같은 거 같거든요. 대사보다도 눈으로 감정 전달하는 것이 제일 확실한 것 같아요.”
‘베어’를 통해 관객들을 만나고, 또 마니아층을 형성할 정도로 관객들의 열렬한 관심을 받고 있는 박강현. 최근에 관심을 두는 분야는 무엇일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른 거 신경 쓸 겨를이 아직은 없어요. ‘베어’와 피터 역에 푹 빠져 있어요. 얘(피터)가 어떤 생각을 하고 ‘왜 그랬을까’ ‘여기서는 왜?’ ‘혹시 다른 마음으로 하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디테일 찾고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고민 중이에요.”
이제 막 무대에 올랐지만, 예사롭지 않다. 박강현은 섬세한 연기 뿐 아니라 안정적인 가창력으로 조금씩 자신의 입지를 다지는 중이다. 박강현은 무대에 오르는 것에 가장 중요한 것으로 ‘경험’과 ‘공감’을 꼽았다.
“전 다른 사람 해본 것도 해보고 싶고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게 많아요. 못해본 것들에 대한 궁금증도 많고 욕심이 커요. 무대에 올라서는 공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정말 맞다고 생각하는데 관객이 못 느끼면 소용없는 것 같아서요. 그러려면 경험이 필요하겠죠?”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강현은 작년에 ‘라이어 타임’으로 관객들을 만났고, 오디션을 통해 ‘베어 더 뮤지컬’(이하 ‘베어’)로 본격적으로 무대에 섰다. ‘베어’는 보수적인 카톨릭계 고등학교인 성 세실리아 기숙학교에서 벌어지는 청소년들의 말하지 못 했던 성장의 아픔을 다룬 작품으로, 박강현은 극 중 학교에서 인기가 많은 제이슨과 비밀리에 교제 중인 피터 역을 맡았다.
넘버도 넘버지만, 성소수자로, 감정표현이 쉽지 않은 인물이 바로 피터다. 세심한 감정표현으로, 쉽지 않은 관계에 대한 공감이 절실하다. ‘베어’가 본격적인 첫 무대일 뿐 아니라, 대학로에서 입지를 탄탄히 한 정원영, 손승원과 같은 배역이라고 해도, 박강현이라는 이름에는 더 큰 힘이 실리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신인 같지 않은 배짱과 실력으로 무대를 채우기 때문이다.
“연극이나 뮤지컬 쪽에서 이미 입지를 굳히고, 실력파로 인정받은 베테랑 배우들 사이에서, 함께 한다는 것에 매우 감사한 마음이에요. 부모님 반응이요? 인터넷에 사진 올라온 것 보시고 기뻐하시더라고요(웃음).”
대구가 고향인 박강현의 어렸을 때 꿈은 과학자, 우주왕복선 엔지니지어였다. 그런 그는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의 이나영을 보고 막연히 ‘배우가 될까’라고 꿈을 꾸기 시작했고, 그 꿈은 연기학원으로 발길을 돌리게 만들었다.
“나사(NASA) 과학자가 꿈인 학생이었어요. 우주왕복선 엔지니어요. 그런데 고등학교 1학년 때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를 보고 이나영을 보고 ‘어떻게 하면 만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배우가 되면 만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가 고 3때 연기학원을 다니게 됐는데 진짜 재밌더라고요. 제가 소심하고 남들 앞에 서는 것을 부끄러워했는데 연기를 하면서 바뀌어가는 제 모습이 좋더라고요.”
남들 앞에 서는 것을 어려워했지만, 박강현은 록을 좋아해 고등학교 때부터 밴드부에서 보컬로 활동하기도 했다. “연기하는 것은 전혀 그렇지 않은데 연설이나 발표를 할 때는 너무 떨린다”는 박강현의 가창력은 이미 오랜 시간 다져진 실력인 셈이다.
“영화를 좋아하고 많이 봐서 영화 출연이 하고 싶었어요. 연기는 입시할 때 처음 접했는데, 밴드 보컬이 장점이 되기도 해서 뮤지컬에 관심이 갔어요. 재밌더라고요.”
박강현은 서울경찰청 홍보단 호루라기 연극단 출신이다. 조승우, 류수영, 한지상, 서경수 등의 뒤를 잇는 셈이다. ‘베어’ 초연의 이상이가 박강현의 후임이었다고.
“한지상은 학교 선배라서 만난 적 있고, 서경수와는 친한 관계에요. ‘베어’ 초연 때 오디션을 봤는데, 아쉽게 안 됐어요. 서경수의 조언도 들었는데 말이죠(웃음). 하지만 이상이가 되어서 기분이 좋았어요. 제 후임이었거든요.”

올해 나이 스물여덟. 이십대 초반에도 무대에 오르는 배우들이 많은 뮤지컬 쪽에서 이른 편이 아닌 데뷔. 이에 대해 박강현은 ‘수학의 정석 같다’라고 표현했다. 게다가 ‘장학금’까지 받은 엘리트.
“수학의 정석같이 군대도 제대하고, 학교도 졸업하고 무대에 오른 것이에요(웃음). 장학금은 진짜 열심히 공부했어요. 학비는 제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호언장담 했는데 만만치 않더라고요. 공부에 매진했죠.”
특히 박강현은 ‘매력’이 다분하다. 얼굴과 표정, 분위기에서 다양한 느낌이 묻어나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박건형, 이재균, 시완의 얼굴이 겹쳐진다. 이마를 드러내니 조승우도 보인다. 나이 역시 믿기지 않을 정도로 동안이다. 그의 학창시절은 피터, 제이슨, 어떤 인물에 더 가까웠을까.
“음, 전 오디션 볼 때도 피터로 봤어요. 이유요? 피터를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전 이성애자지만, 혼자 느껴야 하는 외로움이나, 아픔 같은 섬세한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사실 제이슨을 ‘남자’ ‘동성’이라고 생각안하고 ‘내가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 봤어요. 눈을 바라보면서 하죠. 사랑에 빠진다는 감정보다 사랑하려는 마음이죠. 완벽하진 않지만. 최대한의 사랑을 주면 또 상대방에게 오니까, 그때 희열을 느껴요. 연기라는 게 교감, 핑퐁같은 거 같거든요. 대사보다도 눈으로 감정 전달하는 것이 제일 확실한 것 같아요.”
‘베어’를 통해 관객들을 만나고, 또 마니아층을 형성할 정도로 관객들의 열렬한 관심을 받고 있는 박강현. 최근에 관심을 두는 분야는 무엇일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른 거 신경 쓸 겨를이 아직은 없어요. ‘베어’와 피터 역에 푹 빠져 있어요. 얘(피터)가 어떤 생각을 하고 ‘왜 그랬을까’ ‘여기서는 왜?’ ‘혹시 다른 마음으로 하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디테일 찾고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고민 중이에요.”
이제 막 무대에 올랐지만, 예사롭지 않다. 박강현은 섬세한 연기 뿐 아니라 안정적인 가창력으로 조금씩 자신의 입지를 다지는 중이다. 박강현은 무대에 오르는 것에 가장 중요한 것으로 ‘경험’과 ‘공감’을 꼽았다.
“전 다른 사람 해본 것도 해보고 싶고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게 많아요. 못해본 것들에 대한 궁금증도 많고 욕심이 커요. 무대에 올라서는 공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정말 맞다고 생각하는데 관객이 못 느끼면 소용없는 것 같아서요. 그러려면 경험이 필요하겠죠?”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