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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①] 김남길 “‘판도라’ 속 투덜대는 캐릭터, 저와 닮았어요”

기사입력 2016-12-03 14:2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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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에 이어 원자력 폭발 사고까지 예고 없이 찾아온 초유의 재난 앞에 한반도는 일대 혼란에 휩싸이고 믿고 있던 컨트롤 타워마저 사정없이 흔들린다. 방사능 유출의 공포는 점차 극에 달하고 최악의 사태를 유발할 2차 폭발의 위험을 막기 위해 발전소 직원인 ‘재혁’(김남길 분)과 그의 동료들은 목숨 건 사투를 시작하는데…/‘판도라’


[MBN스타 최윤나 기자] 도시적인 이미지, 다가가기 쉽지 않은 차가운 분위기를 풍기는 배우 김남길이었다. 그랬던 그가 트레이닝복을 입고, 헝클어진 머리에 사투리를 쓰는 캐릭터를 맡으며 자신에게 박혀있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도전에 나섰다. 영화 ‘판도라’는 그간 그가 대중에게 풍겨온 느낌을 반전시킬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게 될까.

“촬영 때는 일부러 살을 찌웠어요. 그 전에는 도시적인 이미지나, 양조위 같은 배우들을 롤모델로 잡고 그 배우들이 나왔던 걸 찾아보고, 그런 캐릭터를 표현하려 하다 보니 위험성도 많이 있더라고요. 획일화돼 그 이미지가 구축돼서, 그 이미지가 강하게 잡힌 것 같았죠. 경상도 남자에 철없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에 대한 어색함이 있지 않을까 해서 살을 찌워서 수더분하게 보이려고 노력했어요. 평상시에 입는 옷도 입게 했죠. 촬영이 끝나고 피폭된 분장이 지우기 위해선 씻어야했는데 촬영장에는 씻고 나간 적이 없어요(웃음).”

전 작품에 비해 전혀 다른 이미지로 관객들을 만나는 터라, 그가 ‘판도라’의 출연을 결심하게 된 것에 대한 의문을 가진 사람들도 많았다. 마지막으로 관객들과 만난 작품이 ‘무뢰한’이었던 만큼, ‘판도라’ 속 그의 캐릭터와 거리감이 느껴졌을 터.



“초반에는 스토리가 재밌었어요. 한 두 장면이 욕심나서 선택하는 경우가 있는데 뒷부분에 욕심나는 게 많았죠. 또 늘 해온 게 아니라 네 모습을 보여주는 게 어떻냐고 하시는 감독님의 말에 수긍이 가기도 했어요. 안전 불감증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켜주자는 것도 있지만, 다른 나라 재난 영화에서 나오는 부분도 있더라고요. 우리나라는 지진에 대해 안전지대라고 생각을 하시잖아요. 기본적으로 다른 이야기보다 배우들이 지금 이런 시국이나 시나리오에서 보이는 것들도 있지만, 가지고 있는 역할에 대해 하고자 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도 중요했어요. 연기와 영화로 메시지를 전하는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거든요. 윗분들은 좀 고생을 했겠지만, 저희들은 잘 모르고 감독님은 배우는 그냥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만 해야 한다고 하셨죠.”

이번에는 경상도 남자로 변신을 시도했다. 경상도 남자였던 만큼 그는 생전 써본 적 없던 사투리를 사용했어야 했다. 서울에서 오랫동안 살았던 그가, 경상도 토박이 남자의 억양을 표현했어야 했던 터라 분명히 느껴졌던 어려움도 많았을 것.

“처음에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사투리가 부족했다 생각하는 건 많아요. 경상도 지역도 다 다르거든요. 스태프들도 경상도 분들이 많았는데 다 말하는 게 달랐죠. 어디에 장단을 맞출지 몰랐어요. 그래서 헷갈리기도 했죠. 연극하는 선배님 중에 사투리를 두루 잘 쓰시는 분이 있어요. 경상도 사투리를 익히면 그 지역에 가서 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봐야 빨리 는다고 했죠. 그래서 부산에 가서 택시를 타서 사투리를 쓰는데 택시 기사 아저씨가 서울에 왔다는 걸 눈치 채시더라고요(웃음). 그 이후로 그 선배와 이야기를 한 게, 그냥 포기를 하자고 했어요. 진짜 익숙하지 않고는 욕심을 버리고 정서적인 전달에 목표를 두자고 하더라고요.”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사진=NEW 제공



“완벽하게는 못하겠다는 걸 알고 나서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이야기를 두는 게 맞다 생각했어요. 악센트가 세더라도 편하게 할 수 있는 정도로 만들었죠. 이후에 억양이 붙으니까 ‘살인자의 기억법’을 찍다가 다른 선배님이 경상도 사람이냐고 물어보더라고요(웃음). 개봉을 빨리 할 거라고 후시 할 때 잡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후반작업이 많아 지다보니 다시 (서울말로) 돌아왔더라고요. 경상도 친구가 전화를 하더니 절대 완벽하게 못 한다며 연기에 대해 감안을 하고 본다고 하기도 했죠.”

‘판도라’는 아직 개봉 전이라 김남길의 필모그래피에 있어 어떤 흥행기록을 세울지 모르겠지만, 그간 ‘진짜 김남길’의 모습을 몰랐던 사람들에게는 진짜 그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작용함엔 틀림없다. 실제 인터뷰를 통해 만난 김남길은 트레이닝복을 가장 즐겨 입는다고 말하는 ‘수더분한’ 사람이었다.

“도시적이거나 퇴폐적인 느낌, 딱딱 떨어지는 이미지들을 기억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오늘도 트레이닝을 입는다고 했더니 매니저가 말렸죠. 현장에서 장난치는 걸 좋아하는데, 그런 모습 그대로의 제 모습이 있어요. ‘해적’ 때는 유쾌하고 밝은 느낌이 닮았다고 하면, ‘판도라’는 투덜거리는 모습이 닮았죠. 저는 긍정적인데 그래서 부모님은 제가 부정적이라고 생각하세요. 제가 투덜거리기 때문이죠(웃음). 일반적으로 다닐 때도 트레이닝을 좋아해요. 근데 트레이닝복도 느낌이 다 다르거든요. 저는 그런 자연스러움 안에서 멋을 내고 싶은데 주변에서는 뭐라고 해요. ‘판도라’에서 입은 트레이닝복도 실제 내 거거든요. 감독님이 실제로 제가 입은 걸 보고 그걸 입으라고 하셨어요. 또 하나에 꽂혀있으면 주구장창 그것만 입는 스타일이에요. 그 옷이 좋으면 그것만 입는 편이죠.”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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