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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차청화가 ‘배우 차청화’로 살아가는 이유

기사입력 2016-05-30 13: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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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스타 김진선 기자] “전 연기할 때 행복해요. 차청화의 가장 맑은 에너지가 나오는 것은 역시 무대인 것 같아요. 그래서 아파도 버틸 수 있죠. 무대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힘이 나요. 그런 것 보면 무대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시원시원한 화통한 웃음에 모든 것을 들어줄 것 같은 온화한 미소, 이런 이야기나 저런 얘기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들어줄 것 같은 편안함, ‘나도 그랬었지’라는 한마디에 화자(話者)의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줄 것 같은 포용력. 차청화는 그야말로 ‘왕언니’스러웠고, 따뜻했다. 상대방의 진심을 허투루 보지 않는, 진심을 품은 배우였다.

그 진심 때문인지, 연극 ‘헤비메탈 걸스’(이하 ‘헤비메탈’)에서 차청화의 모습은 많은 여성들의 심금을 울린다. 극 중 차청화는 청춘을 바치고 결혼도 못하고 토마토라면, 벌꿀 닭 가슴살 등 히트상품을 만든 연구원 정민 역을 맡았다. 직장생활 16년에 모든 것을 걸었는데, 돌아오는 것은 퇴직. 그 퇴직을 피하기 위해 한 달 동안 동기인 주영, 은주와 막내 부진과 헤비메탈을 배우지만, 결과는 바라는 바가 아니었다.

하지만 차청화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인생이 다 성공할 수 없는 것이잖아요. 실패로 인해 다른 게 보일수도 있고요. 회사는 잘렸지만 ‘나에게 이런 열정이 있었다’라는 것을 깨달을 수도 있고, ‘엄마와 분식집을 해볼까’라고 회사 다닐 때는 생각 할 수 있는 것까지 생각할 수 있는 폭이 커진 것이죠. 실패 안에서 깨달을 수 있는 점이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왕언니다운 답이었다.

“직장인인 친구들 얘기를 들으니, 회사에서 눈치 줘서 희망퇴직으로 나온 경우도 봤어요. 지인들의 얘기를 들으니 극 중 네 명이 절대로 루저로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임신한 여성을 볼 때 민폐인 것처럼 느끼는 것도 그렇고, 출산 휴가도 다 쓰지도 못하고 만삭이 될 때까지 일하다가, 3개월 쓴다고 하더라. 그래서 정민이라는 역할은 결혼 때도 놓치고 일하지만 남성에게는 뒤지고 싶지 않아하는 인물로 잡았어요.”

차청화의 말대로 ‘헤비메탈’에 등장하는 임산부, 기러기 엄마, 미혼여성 등은 흔히 볼 수 있는 사회적 약자로 느껴질 수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입증해 내 보였다. 자신을 깨고 나왔을 때 절대 ‘실패한 삶이 아니라’, ‘또 다른 행복’을 찾은 이들의 미소 덕분이다. 특히 배우들 간의 조화는 관객들에게도 와 닿을 정도로 좋았다.

“배우들마다 너무 다르고, 조합마다 다른 조합이 나와요. 하는 저도 각각의 인물이 다른 느낌이고, 서로 다른 16년 친구 같아요. 이 공연을 하는 이유 일번이 바로 같이 하는 배우들이에요. 배우들끼리 좋은 작품은 한다고 해서 제가 먼저 제작사에 하겠다고 했어요(웃음).”

여배우들이 극을 이끌어가는 극이기도 하고, 함께 하는 배우들이 워낙 친해 작품에 먼저 출연하게다고 한 차청화. 그는 “특히 제 나이 대에서 제 목소리로 할 수 있는 얘기라는 점이 좋아요”라면서, 행복감을 드러냈다.

“사실 제가 30살까지 뮤지컬, 연극, 오페라 뿐 아니라 옷장사도 해보고 회사도 다녀보고 많은 일을 했죠. 근데 안 맞더라고요.”

30살까지 다른 직종에 몸을 담아봤기 때문에 현재 배우 생활의 행복감을 더 느낄 수 있는 것일까. 차청화는 극 중 정민처럼, 회사생활을 해봤던 경험을 언급하는 데 이어, 배우를 하고 있는 현재가 얼마나 행복한지 생생하게 표현했다. 차청화는 어느 직업도 잘 할 수 있는 기량과 센스를 지닌 인재였지만, 그를 무대 위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더 감사한 일인지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배우는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잖아요. 연출과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배우를 통해 표현되는 거죠. 연출이 찾는 배우가 되는 것이 중요해요. 제가 매개체가 되는 것이잖아요. 전 연기할 때 행복해요. 물론 다른 일을 할 때도 에너지가 나오긴 했지만, 가장 맑은 에너지가 나오는 것은 역시 무대인 것 같아요.”

차청화는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영리한 배우였다. 자신이 해낼 수 있는 것과, 그것을 더 잘 나타내기 위한 방법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배우로서 앞으로가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무대에 오르기까지 먼 길을 돌아오면 돌아왔을 수도 있지만, 이는 차청화에게 무대에 오르는 시간이 값지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바탕이 되기도 했다.

“연기할 때 가장 행복해서 이제 다시는 다른 생각 안하죠. 하고 싶은 거 다해봤거든요. 예전에는 ‘뭐를 하고 살아야 하나’ ‘내 꿈이 길이 맞을까’라는 생각도 하고 혼자 갈등도 많이 했죠. 뭘 할까에 대한 생각 때문에 마음이 조급했는데, 지금은 제 자신을 믿고 확신하기 때문에 더 잘 표현하고 싶고, 다른 배우들과 더 잘 맞추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차청화의 굳은 마음 때문인지 무대 위 동작에도 여유가 느껴지고, 눈빛에서도 진심이 묻어난다. 대사나 상대 배우와의 호흡도 안정적이다.

“배우는 정말 너무 좋은 직업이고 행복한 일이죠. 그래서 아파도 버틸 수 있죠. 무대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힘이 나요. 그런 것 보면 무대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배우들이 갖고 있는 힘과 맞붙고, 또 거기에 관객들에게 에너지를 받으면 더할 나위 없죠.무대는 제가 에너지를 받는 자양분이에요.”

차청화는 극 중 정민이 마음에 더욱 와 닿는다고 털어놓았다. 어떤 면에서 그리 와 닿았을까.

“정민의 입장에서, 심각하게 ‘나는 왜 결혼을 못했지’라는 고민하는 게 아니라 ‘나는 엄마를 보내고 할 거야’라는 생각을 하는 정민에게 좀 더 애정이 갔어요. 아버지께서 병원에 계시고 어머니가 돌보고 있어서 가지고 있는 미안한 마음을 끄집어 낼 수 있었어요.”

“사실 가족들도 저를 연기하는 사람이라는 생각 말고는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는다. 처음에 어머니가 제가 작품에서 망가지는 것을 보고 펑펑 우셨고, 아빠는 독설을 아끼지 않으셨어요. 주변에서 좋은 얘기만 들었는데 그게 다가 아니라는 생각을 듣고, 더욱 잘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차청화는 작품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지만, 가족에 대한 생각도 깊었다. 가족에 대한 사랑 때문에 무대에 더욱 집중하게 됐다니 말이다.

“‘한밤 세레나데’를 보고 아빠가 제일 칭찬도 많이 해주시고 좋아하셨어요. 그런데 1주일 뒤에
병원신세를 지게 되셨죠. 작품에 몰입하고 많은 얘기를 하지만 저 역시 누군가의 딸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빠가 쓰러지고 공연을 하는데, ‘내가 극 중 인물의 감정에 내가 이렇게 눈물을 흘리나’ 싶더라고요. 현실에서 슬픈 것을 안고, 무대 위가 비현실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배역이 아닌 차청화가 무대에 나오더라고요. 지금까지 공연 중에서 가장 힘든 때였어요.”

이와 함께 차청화는 어머니와 아버지, 남동생과 제수(弟嫂)씨에 대한 마음도 전해 눈물샘을 자극했다. 차청화는 더 잘해야 했다. 자신을 믿는 가족과 관객들이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기 때문이다. 자신이 무대 위에 오르는 것이, 또 잘 해내는 것이 사랑에 대한 표현이며 진심인 것을 차청화는 잘 알고 있었고, 이를 무대 위에서 여실히 나타내고 있다. 심금을 울리는 그의 표현은 그냥 나오는 게 아니였다. 뿐만 아니라 삶의 사소함까지 연기와 무대에 모든 것이 맞춰져 있는 성실함까지 갖춘 차청화였다. 앞으로 그의 모습에도 믿음이 가는 이유다.

“좋아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어요. 그래서 즐겁고 더 잘하고 싶죠. 연극이 정말 고귀해졌어요. 연기를 평생 해야지 생각할수록 함부로 대하지 못하겠더라고요. 이런 마음이 매년 거듭되는 것 같아요. 연기에 대한 나의 태도가. 진중해지고 가슴으로 더 가게 되고, 이게 연륜인가 싶어요. 좋아하는 일이라서 더 잘하고 싶고 더 열심히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날것이라고 하기에는 이미 무대에 오른 시간이 있지만, 그래도 날것이고 싶어요. 무언가에 신선함이 유지할 때 습도나 온도 등이 유지해야하는 것처럼, 제 모든 포인트는 연기에 맞춰져 있거든요.”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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